전기차 배터리 3사, 유럽서 실력 다진다
전기차 배터리 3사, 유럽서 실력 다진다
  • 조강희 기자
  • 승인 2017.06.01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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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 석권 위해 중국 사업은 일단 ‘보류’

[한국에너지신문] 전기차 배터리 3사가 유럽에서 실력을 다지며 ‘숨고르기’를 하는 것으로 경영의 방향성을 잡았다. 

유럽은 유럽연합과 각국 정부의 친환경 정책에 힘입어 글로벌 전기차 시장 가운데 최근 가장 주목받는 지역이다. 전기차 시장 성장에 힘입어 핵심부품인 배터리 시장도 크게 확대되고 있다.

유럽 쪽으로 가장 먼저 선회한 것은 삼성SDI다. 삼성SDI는 헝가리 괴드에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공장을 지난달 말 준공했다. 헝가리 공장에서는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고출력, 고효율 배터리가 내년 2분기부터 양산될 것으로 보인다.

괴드는 헝가리 부다페스트 북쪽으로 30km 떨어진 곳에 있는 도시다. 삼성SDI는 울산과 중국 시안에 이어 글로벌 공급 트라이앵글을 완성하는 동시에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하는 국내 회사 중 최초로 유럽 공급을 위한 기지를 확보하게 됐다.

삼성SDI 헝가리 공장은 약 33만㎡(10만 평) 규모로 약 5만대 분량의 전기차용 배터리 공급 라인을 갖췄다. 이 공장은 과거 PDP를 생산했던 곳에 배터리생산 설비를 설치해 준공했다. 삼성SDI는 유럽 고객에게 근접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게 됐다. 이제까지 삼성SDI가 공급한 유럽 물량의 대부분은 중국 시안에서 제조된 제품이었다.

LG화학은 지난해부터 폴란드 브로츠와프 인근 코비에르지체에 위치한 LG클러스터 안에 4만 1300㎡ 규모의 공장을 짓고 있다. 유럽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4000억원을 투자한 유럽의 첫 번째 대규모 자동차 배터리 생산기지로 준공은 내년 말로 예정돼 있다.

LG화학은 폴란드 공장에 배터리 전극·셀·모듈·팩까지 한꺼번에 생산할 수 있는 일관 체제를 적용한다. 한 번 충전으로 320km를 주행할 수 있는 고성능 전기차 배터리가 생산된다. 1년 생산량은 전기차 10만대 분량이다. LG화학도 폴란드 공장이 유럽 내 수주물량 확대로 이어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유럽 완성차 업체와 가까이 위치해 물류 비용이 줄어들 것도 내다보고 있다. 폴란드 공장이 완공되면 LG화학은 한국의 오창, 미국의 홀랜드, 중국의 난징까지 전세계 4각 생산체제를 완성한다.

SK이노베이션도 최근 유럽 공장에 대한 계획을 짜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그림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헝가리나 체코 등 동유럽 지역 한 국가에 올해 안에 신규 공장을 기공해 1년 내에 완공하고 내년 중에는 가동을 시작하기로 했다.

유럽에 전기차 배터리 회사가 공장을 증설하는 이유는 현지 수요가 실제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물론 중국 시장이 음으로 양으로 자국기업 우선 정책을 고수하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우회’의 목적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유럽 시장도 놓치기 아까운 무대인 것만은 분명하다. 

배터리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은 유럽과 북미와 더불어 전기차 시장의 주력 중 한 곳”이라며 “우후죽순 격으로 생겨난 현지업체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싸워야 하는 중국보다는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유럽이 우리나라 업체에게는 더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들은 예로부터 생산라인과 가까운 곳에 핵심부품 공장이 있는 것을 선호한다”며 “각국 정부의 보조금 정책을 맞추기 위해서라도 현지 공장을 보유한 업체에 부품을 주문하는 경향이 있어, 국내 3사의 이러한 전략은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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