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믹스의 변화,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에너지 믹스의 변화,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 한국에너지
  • 승인 2017.05.29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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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현재와 미래 위한 투자 될 것

[한국에너지신문] 변화는 어떤 것은 강제적이고, 어떤 것은 자율적이다. 에너지 산업계의 변화는 강제와 자율 사이 그 어디엔가 있다. 가장 돋보이는 변화는 에너지 믹스의 변화다.

이것은 기후변화라는 인위적이고 강제적인 변화의 결과다. 하지만 에너지 믹스의 변화 그 자체는 강제적이지 않다. 미세먼지, 초미세먼지가 나오건 말건 휘발유와 경유를 넣고 도로에서 비산먼지를 날리는 것도, 돈이 아까워 갖춰 놓은 환경설비를 틀지도 않은 채 공장과 유연탄화력발전을 돌리는 것도 사실은 선택의 문제이다.

에너지 믹스 변화의 두 번째 원인은 지진이다. 우리나라도 결코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다. 사실 원전만이 아닌, 석유기지나 가스기지, 발전소, 기타 종류의 에너지시설과 모든 도시 기반시설이 지진에서 자유롭지 않다.

하지만, 그 파괴력의 강도가 다른 것보다 월등하기 때문에 원전 주변의 지진은 특별히 더 까다롭게 관리되어야 하고 비중을 계속 늘려 나가기 어렵다. 더구나 우리나라의 원전은 과거에 지어진 것일수록 도시와 인접한 곳에 위치해, 노후원전의 위험성에 대한 의구심을 완전히 지워버리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위와 같은 이유로 우리나라의 에너지 믹스에 변화를 주어야 한다면, 그것은 당연하고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 오히려 변화의 요구를 받아들이고, 자연스럽게 그 변화를 이끌어나가면 된다.

업계 종사자 입장에서는 변화가 두려울 수 있다. 심지어 자기에게 이익이 되는 변화임에도 두려워할 수도 있다. 마치 어린아이가 약이 ‘쓰고 구역질이 난다’는 이유만으로 두려워하는 것과 같다.

환경 설비를 설치하고 가동하는 것은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두렵지만, 그것을 켜지 않으면 공장이나 발전소의 직원들, 주변 지역의 주민들에게 어마어마한 피해로 돌아온다. 값싼 경유를 사용하다가 연료를 바꾸거나 다른 차로 교체하는 것 역시 비용이 발생한다. 하지만 바꾸면 장기적으로는 후회할 일이 그만큼 줄어드는 것이다. 

원전에서 생산된 전기값은 싸지만, 부산물과 폐기물을 처리하는 비용, 그리고 발전소 폐기 비용은 그리 싸지 않다. 지진으로 갑자기 파괴되면 그 파장은 감당조차 하기 힘들다.

최근 들어서는 태양광 셀의 폐기 비용과 재생에너지 활용으로 인한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논의가 나오는 것을 보면, 결국 완벽하게 친환경적이거나 경제적인 에너지원은 없다. ‘절약’과 ‘효율화’가 그나마 에너지와 환경 문제에 대한 가장 확실하고 분명한 구호다.

그런 뜻에서 최근에 에너지 분야에 불고 있는 변화의 바람은 시민의 입장에서 볼 필요가 있다. 시민의 시각으로는 기꺼이 에너지 믹스의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다. 전기의 가격은 더 면밀히 검토하고 지혜롭게 처리할 필요가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우리나라의 현재와 미래를 위한 투자가 될 것이 분명하다.

우리는 공장과 발전소의 건설, 각종 내연기관차의 대량 생산 등을 일궈냈다. 그 결과 전기와 온갖 다양한 물품을 풍족하게 사용하면서, 이 세상 그 어디나 부담 없이 오고 갈 수 있게 됐다.

반면 이제껏 풍족하게 누릴 수 있었던 공기를 마음껏 들이키지 못하게 되면서, 방진 마스크를 쓰고다니는 모습이 더 이상 이상하지 않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온도와 습도, 눈과 비, 해안가에 부는 바람이 전부였던 일기예보에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오존 농도와 지진 관련 속보까지 파악해야 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피로감이 만성화돼 생명을 앗아가는 위험을 조금이라도 줄여보려는 노력은 계속되어야 한다. 그래서 에너지원 중에서도 비교적 환경에 영향이 덜한 에너지원을 사용하는 것은 권장되어야 한다.

아무리 환경에 영향을 적게 끼치는 에너지원이라도, 나쁜 파급력이 없는 것은 아니니 절약과 효율화를 자동화해야 한다. 비용을 줄일 방법은 찾을 수 있고, 이미 우리는 차근차근 찾아 나가고 있다.

우리는 어쩌면 5년, 10년, 30년쯤이 지나서 지금과는 다른 에너지 믹스를 주장하게 될지도 모른다. 지금은 환경에 손상을 덜 주는 에너지원이, 더 친환경적인 에너지원의 등장으로 ‘악의 축’의 자리를 차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 그런 시대는 오지 않았다. 우리는 단지 현재의 시점에서 최선을 택해야 한다. 

재생에너지든, 청정도가 약간이라도 더 높은 화석에너지든, 완전히 새로운 것은 없고 모두 이미 있던 것이다. 현재의 시점에서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비율을 바꾸고 효율화해야 한다. 우리는 현세대도 안전하고 이후 세대도 안전한 세상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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