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 재생에너지원 비중 너무 크면 경쟁력 없다
非 재생에너지원 비중 너무 크면 경쟁력 없다
  • 한국에너지
  • 승인 2017.03.27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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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판매 기업·국가가 재생에너지에 주목하는 현실 직시해야

[한국에너지신문] 파리협정에 의한 신기후체제는 이제 재생에너지가 아니면 안 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얼마 전 노르웨이의 국부펀드가 한전을 투자대상 기업에서 제외했다는 소식이 들려 왔다. 향후 투자금지도 그렇지만 이미 투자된 금액도 회수할 예정인 것이 문제다.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회수할 투자액은 한전의 주식과 채권을 합쳐 1500억 원이 넘는다.

한전은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얻어진 전기를 팔아서 챙기는 매출액이 전체의 30~40%에 달한다.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한전을 제외한 이유는 이것이다. 노르웨이 재무부가 지난해 2월 매출액과 기업활동의 30% 이상이 석탄으로부터 나오는 전력회사와 탄광회사는 국부펀드 투자를 금지하도록 결정하면서 노르웨이 중앙투자위원회도 한전에 대한 투자철회를 시사했다. 하지만 한전과 발전자회사들은 계획된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8기는 예정대로 지어서 운영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국부펀드인 노르웨이 국부펀드의 자산규모는 8700억 달러로 우리 돈 1044조 원에 달한다. 한국에는 우리 돈으로 18조원의 투자를 하고 있다. 1990년에 설립된 이 펀드는 원유를수출하면서 얻은 수입이 주된 재원이다.

이러한 펀드가 석탄화력 기반 기업에 대한 투자를 철회하겠다고 하는 것은 얼핏 이해가 되지 않지만, 원유 수출로 벌어들인 돈을 투자할 만한 곳이 결국 재생에너지라는 점을 강조하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상황과 맞물려 석유개발과 판매를 주업으로 하는 회사들까지 재생에너지 투자를 강화한다. 매출이 2600억 달러에 달하는 석유회사 로얄더치셸은 청정에너지 투자를 늘리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2020년까지 10억 달러의 돈을 들여 재생에너지 투자를 한다는 것이다. 매출이 4780억 달러에 달하는 석유회사 사우디아람코도 마찬가지다. 재생에너지 전문업체 인수 등으로 관련분야 투자를 50억 달러 규모로 강화한다는 것이다. 로얄더치셸보다 통이 컸으면 컸지 작지 않다. 이들을 포함한 세계 10대 석유회사는 탄소배출 저감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10억 달러 규모의 투자 펀드를 만들었다.

미국은 화석에너지의 진흥을 부르짖고 있지만, 신재생에너지 진흥과 이에 대한 지원은 연방 정부보다는 주 정부가 더 주도권을 쥘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만 보고 비관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얘기다. 오히려 대통령은 그렇게 이야기하고 주정부 차원에서는 지원을 오히려 늘려가면서 풍력과 태양광 관련 산업을 육성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유럽의 방향은 분명하다. 독일과 덴마크, 네덜란드 3국은 풍력에너지 생산을 위한 허브를 마련하기 위해 영국 근방의 북해에 1조 6000억원을 들여 여의도 두 배 크기의 인공섬을 건설하는 수준에까지 나아가고 있다. 계획이 아직 확실하게 선 것은 아니지만 7000여개의 풍력발전장치를 설치해 7만㎿에서 10만㎿의 전력을 생산한다. 독일 전체 인구 정도인 약 8000만 명이 사용하는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한 국가 차원이었다면 단순히 영토를 늘리기 위한다거나, 해양자원을 확보한다는 정도로 그쳤겠지만,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하기 위한 협업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수준이다.

한국은 국제사회에 공언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이루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또 투자를 철회하겠다는 투자자들의 움직임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스스로 돌아보아야 한다.

과거의 에너지원, 그리고 2차 에너지의 생산 방식과 지금 당장 완전히 등을 돌릴 수는 없을 것이다. 그 에너지원이 문제만 일으켰다고 말하는 건 곤란하다. 우리의 산업과 경제를 발전시키는 데에 큰 기여를 하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은 더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 계속해서 개발되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 지열과 같은 자연유래 에너지의 효율을 높이는 다양한 기술이 이제 현실에서 선을 보이고 있다. 재생 에너지의 안전성과 친환경성은 그러한 기술의 도움을 받아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이제 비 재생에너지원의 비중이 너무 큰 나라와 기업, 가정과 개인은 경쟁력이 없다. 환경의 문제도 경제의 문제도 모두 다 생존의 문제다. 그 생존의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는 길이 열렸고, 이제 그 길을 걷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 길을 여전히 두드려 보고 있다.

두드리는 것 자체는 좋은 일이지만, 다른 이들이 그 길로 걸어나가고 뛰어나가는 것을 보면서도 계속 두드리고만 있으면 곤란하다. 빨리 발을 내딛어야 그 다음 걸음도 걸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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