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성고무 타이어 개발, 결정적 계기는? 1차 세계대전!
합성고무 타이어 개발, 결정적 계기는? 1차 세계대전!
  • 조강희 기자
  • 승인 2017.03.27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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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 블록장난감·전화기·자동차 대시보드 등 용도도 다양

[한국에너지신문] 전화기, 자동차 대시보드, 타이어, ‘레고’로 대표되는 블록장난감, 공통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을 것 같은 이 물건들은 사실 모두 같은 원료에서 나왔다. 사람으로 치면 아버지가 같은 물건들인데, 공통 원료는 바로 ‘부타디엔’이다.

부타디엔은 합성고무의 주원료다. 다른 석유화학원료와 마찬가지로 나프타를 분해해 얻는다. 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ABS)이라는 긴 이름의 원료 물질은 알록달록한 전화기나 블록장난감, 주로 회색빛이 나는 자동차 대쉬보드, 무광의 깊은 검은색이 도는 타이어까지 다양한 형태로 변신한다.

특히 합성고무는 다른 석유화학제품과 마찬가지로 자동차 산업과 관련이 깊다. 타이어를 합성고무로 만들기 시작한 것도 바로 1차 세계대전이다. 1차 대전에서 독일은 전차와 비행기의 엔진을 연구해 개발하면서 엔진 기술을 비약적으로 발전시켰고, 엔진 기술의 향상은 자동차산업 발전의 전환점이 된다. 자동차 강국 독일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들은 이 때 대부분 탄생했다고 봐도 과언은 아니다.

그런데 독일에서 전차와 비행기, 자동차에 사용되는 타이어 수요가 늘어나자 천연고무 타이어가 ‘귀하신 몸’이 됐다. 고무나무에서 추출하는 천연고무로 모든 타이어 수요를 충족하기에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고무나무는 원래 남미 아마존 유역에서 자생했고, 현재 전세계 천연고무 생산량의 90% 이상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생산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독일은 1차 대전 중 연합군에 의해 해상봉쇄를 당했다. 해상봉쇄는 다양한 분야에 사용되는 천연고무 공급부족의 중요한 원인이었다. 패전한 독일은 천연고무를 대체할 원료개발에 박차를 가했고, 석유화학 단지에서 나오는 다양한 원료를 연구하다가 드디어 부타디엔을 활용해 합성고무를 개발하게 되면서 독일의 자동차와 항공기 등 제조업 발전에 큰 도움을 줬다.

1차 대전이 끝난 후 100년이 다 돼가는 지금, 합성고무 타이어는 우리나라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세계 랭킹 20위까지의 타이어 업체 중 세 개는 한국 업체가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 연간 생산되는 타이어는 1억여 개로, 한국은 세계 5위권의 타이어 생산국”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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