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숙하다고 다그치면 될 일도 안 된다
미숙하다고 다그치면 될 일도 안 된다
  • 한국에너지
  • 승인 2017.03.20 10: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에너지 관련 행사, 규모 떠나 내실 다져야

[한국에너지신문] 최근 각 지방 도처에서 크고 작은 에너지 관련 콘퍼런스와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와 각 기관의 필요에 따라 생긴 행사이니만큼 규모를 떠나 있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운영이나 여러 가지 면에서 어려움은 있을 수 있다. 비슷한 주제와 규모와 형태로 많은 행사가 난립하는 데 대한 불만도 있다. 중요한 것은 작은 행사에서도 배울 것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행사에 대해서든 너무 비판적인 시각을 보일 필요는 없다.

최근에 열린 전기자동차 관련 콘퍼런스와 전시회 행사에 대해 일부 매체는 지나치게 다그치기도 했다. 언론의 비판을 받기에는 역사가 짧은 행사에, 심지어 개막도 하기 전 시점에서 비신사적이었다. 최근에 안 좋은 일이 많은 우리나라의 상황에 비춰도 너무하다.

이미 올해만 해도 많은 행사가 지나갔다. 에너지 업계의 전시회와 다양한 콘퍼런스, 세미나, 토론회 등이 열리고 있고, 열릴 예정이다. 세미나와 토론회, 콘퍼런스에서 나오는 논의는 대개 강연하는 연사가 누구냐에 따라 성공여부가 좌우된다. 전시회 역시 가장 큰 회사가 어디가 나오느냐가 성공의 관건이다.

하지만 큰 회사나 유력 인사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시각을 바꿔 보자.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을 위해 많은 공기업과 민간기업들이 따로 행사를 하는데, 작은 전시회나 콘퍼런스는 동반성장 관련 행사의 일종이라고 생각하면 어떨까. 민간에서 주최하는 국제 콘퍼런스와 전시회는 크든 작든 참가 여부 결정만 하면 된다.

최근에 열렸던 전기자동차 관련 행사도 마찬가지의 경우다. 전기자동차와 관련된 다양한 관계자들이 모이고, 여기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들까지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누릴 수 있도록 권장해야 맞다. 만약 이번에 규모가 조금 작았다고 하더라도, 그 존재만으로도, 사람이 모였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크고 작은 행사가 각자의 색깔을 가지고 경쟁하면서 또한 동반성장을 해 나가는 것이다.

크게 하지 않을 것이라면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업계 유력 인사나 대기업이 오지 않는다고 행사를 취소하거나 아예 시작조차 하지 않으려고 한다면 관련 산업은 이제 더 이상의 성장 가능성이 없다고 보는 편이 맞지 않나 싶다. 더구나 국내 대기업들이 참석을 아예 안 한 것도 아니고 세계적으로 관심이 집중되는 몇몇 기업들이 오지 않았을 뿐이다. 또 기업은 자사의 마케팅 방향과 맞지 않아서, 사람은 먼저 조정된 일정이 있어 못 오는 경우도 있다. 

행사는 규모만 크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 실제로 거래가 오고 가는 행사, 그리고 무엇인가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행사가 이뤄져야 한다. 작은 행사에서도 내실만 기한다면 그러한 일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내실이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지만, 규모만 키웠다고 해서 실제적인 거래가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국내에서 작은 행사의 경험을 축적해서 해외에서 다양한 행사를 개발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에서 진행한 신재생에너지 행사를 동남아시아나, 중앙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지에서 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에너지와 자원은 열대기후 국가에 더 많다. 신재생에너지 자원도 역시 마찬가지다. 그런 면에서 전시회 역시 해외에 개발할 여지가 더 많다는 것이다. 작든 크든 개최와 주최, 주관 등의 경력을 쌓아야 한다. 실력은 그렇게 쌓이는 것이다.

어떤 일이든지 미숙하다고 다그치면 될 일도 안 된다. 안 되는 일에 지나친 자신감만으로 돌진해 보려고 하는 일도 잘못이긴 하지만, 올해의 경우에는 국내외적인 상황이 그렇게 좋지만은 않았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다들 죽겠다고 아우성인데, 그 전시회만 좋을 수도 없지 않겠는가.

또한 행사 관계자들도 처음에는 정부나 지자체를 의지하는 게 맞지만, 차츰차츰 그 범위를 작게 만들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몇 년 안 된 작은 행사에서는 조그만 성과라도 내기 위해 노력을 하고 머리를 써야 한다. 세계적인 행사가 처음부터 컸던 것은 아니지만, 성장시키기 위한 명민함은 필요하다.

앞으로 9개월이나 남은 올해 예정된 에너지 관련 행사가 많다. 우리는 그 행사 규모가 작든 크든 어느 정도는 다 잘 되기를, 어느 면에서라도 성과가 있기를 바란다. 행사는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낫다. 지금 있는 수준의, 아니 그보다 더 작은 행사라도 우리가 환영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