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근차근 올려놓으면 또 급락…‘쳇바퀴 국제유가’
차근차근 올려놓으면 또 급락…‘쳇바퀴 국제유가’
  • 조강희 기자
  • 승인 2017.03.20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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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셰일유 증산·전기차 증가·연료 효율향상 등 휘발유 수요감소가 원인

[한국에너지신문] 유가가 휘발유 수요 감소와 미국의 셰일유 증산으로 다시 급락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 내에서도 감산합의와 관계 없이 증산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더구나 이제껏 수요를 떠받치고 있던 미국의 휘발유 수요 감소가 급속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러한 전망이 점점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에너지투자업체 워릭에너지를 이끌고 있는 케이트 리차드 사장은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셰일유 기업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효과적으로 생산 비용을 낮추고 있지만 석유수출국기구 국가들은 유가가 40~50달러선에 머물 경우 버틸 여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세계 석유개발 및 투자업계에서는 감산 합의로 유가가 어느 정도 오르면 셰일유 기업은 생산확대에 나설 여력이 생겨 생산을 늘리지만, 기존 원유 생산 국가와 기업들은 이러한 상황에 대한 대안이 없다고 보고 있다. 그러면 또다시 유가가 급락하고, 급락한 유가를 다시 올려 놓으면 셰일유 투자가 활기를 얻는 상황이 계속 반복된다. 

지난 15일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가격은 7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타며 지난해 11월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서 거래를 마쳤다.

리차드 회장은 미국 셰일오일 기업들은 셰일을 추출하는 데 비용이 높지만 2년간 생산비용을 효과적으로 줄였기 때문에 유가가 40~50달러 선에 머물더라도 생산을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레오나르도 마우게리 미국 하버드대 교수도 유가의 재급락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마우게리 교수는 지난 2012년 공급 과잉과 이에 따른 유가 급락을 정확하게 예측했다. 이탈리아 에너지기업 ENI에서 전략담담 수석부회장을 지냈다.

미국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마우게리 교수는 새로운 연구보고서에서 원유시장이 다시 ‘거대한 붕괴’로 향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기존 산유국들의 감산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글로벌 공급 증가세가 수요를 앞서고 있다는 것이다.

마우게리 교수는 “올해 수요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반등하지 않으면 유가는 또 다른 급락으로 향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유가는 최근 일주일 동안 8% 넘게 밀렸다. 마우게리 교수는 미국 셰일오일 산업의 성장 회복이 공급 과잉의 주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의 셰일유가 ‘감산 합의의 최대 수혜자’”라고 평가했다. 다만 마우게리 교수는 휘발유 수요가 줄어드는 점은 셰일유에도 악재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마우게리 교수의 의견은 미국 에너지정보청의 의견과도 일맥상통한다. 미국의 휘발유 소비는 효율화 기술 개발과 전기차의 점유율 확대로 위기에 와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 등 미국 현지언론은 미국 에너지정보청을 인용해 올해 휘발유 소비가 지난해에 비해 1.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고, 미국 휘발유 재고는 지난달 초를 기준으로 2억 5900만 배럴을 나타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미국 환경보호청은 2015년 모델을 기준으로 자동차 및 소형 트럭의 1갤런(약 3.78ℓ)당 주행 연비는 24.8마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014년 모델에 비해 0.5마일 가량 향상됐다. 2016년 모델 연비가 25.6마일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휘발유를 아예 쓰지 않는 전기자동차 역시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토요타자동차, 제너럴모터스, 테슬라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전기자동차 개발에 힘을 쓰고 있고, 폴크스바겐도 앞으로 10년안에 300만대의 전기자동차를 생산할 예정이어서 앞으로 휘발유 수요가 다시 예전처럼 살아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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