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유류인 고래가 바다로 간 까닭은”
“포유류인 고래가 바다로 간 까닭은”
  • 조강희 기자
  • 승인 2017.02.25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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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과학기술원, 고래 유전자 비밀 풀었다
▲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고래가 바다의 수중생활에 적응하는데 기여한 유전자를 최초로 발견했다.

[한국에너지신문] 한국해양과학기술원(원장 홍기훈)은 고래가 바다의 수중생활에 적응하는데 기여한 유전자를 최초로 발견해 발표했다.

원래 육상에서 생활하던 발굽있는 포유류(유제류)인 고래가 수 천만년 전 해양으로 서식처를 옮기면서 진화한 고래는 진화 과정에서 다양한 형태적·생리적 변화를 겪는데, 급격한 골밀도의 변화도 그 중 하나이다.

얕은 물가에서 생활하던 수 천만년 전의 고래는 높은 골밀도를 갖고 있어 뼈가 추의 역할을 했다. 완전히 수중생활에 적응한 현재의 고래는 매우 낮은 골밀도로 인해 부력을 얻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골밀도를 조절하는 원인 유전자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가 없었다.

이정현 해양과학기술원 책임연구원(박사) 연구팀은 섬유아세포성장인자(FGF) 유전자의 진화분석으로 고래가 바다의 수중생활에 적응하는데 기여한 유전자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 박사 이외에 정재연, 이경원, 임형순 연구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인간과 고래류와 같은 포유류는 섬유아세포성장인자(Fibroblast Growth Factors)의 유전자 22종이 있고, 이들은 혈관형성, 상처치유, 배아발생, 세포분화, 신호전달, 대사조절기능 등 다양한 생리조절작용에 관여하는 성장인자로 질병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다. 

연구진은 고래가 잠수해 저산소 상태가 되면 간에서 FGF23의 발현을 유도해 낮은 골밀도를 유지하도록 진화했다고 설명한다. 이는 인간을 포함한 모든 포유류에서 저산소증에 의해 FGF23 유전자 발현이 조절될 수 있음을 증명해, 저산소증과 관련된 인간 질병의 이해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정현 박사는 “향후 해양생물이 오랜 세월 동안 바다 속에서 진화의 과정을 거쳐 획득한 다양한 특성에 연관된 유전자를 찾아 이를 이용하면, 인간 질병의 원인과 치료제 개발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해양과기원 주요과제인 ‘해양·극한 유전자 신기능 발굴 및 활용기술개발’의 일환으로 진행됐으며, 융합과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 (Scientific Reports) 2017년 1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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