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트럼프 정책, 에너지 산업 융성의 기회로
美 트럼프 정책, 에너지 산업 융성의 기회로
  • 한국에너지
  • 승인 2017.02.20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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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용하기 따라 신재생에너지 성장 요인될 수도

[한국에너지신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집권은 미국 내만이 아닌 국제적인 일대 사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에너지 자원 산업을 진흥시키겠다는 정책을 공언했고, 이것이 어느 정도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가 말하는 에너지 자원 산업은 가스와 석유 등 화석연료 중에서도 비전통적 방법으로 채굴되는 자원이 주된 대상이다.

그러나 미국을 하나의 거대한 공장으로 여기는 사업가 기질의 트럼프에게는 국내 산업을 위해서는 태양광이든 풍력이든, 아니면 화석 연료든 미국의 국내 경제의 규모를 키우는 일만 이뤄진다면 환영한다.

‘화석연료산업에는 기회, 신재생에너지산업에는 위기’라는 색안경을 벗어버릴 필요가 있는 이유다. 국내에서 미국의 새 대통령과 그가 수행하는 정책을 유리하게 써먹을 수 있는 여건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화석 연료를 더 경제적으로 들여올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다. 화석 연료 중에서는 천연가스와 석유가스, 석유 등이 일순위로 꼽힌다. 당연히 미국으로서는 남아도는 화석 연료를 처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로서는 중동에 치우친 화석연료 도입 경로를 다양화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는 것은 물론이다.

또 하나의 가능성은 관련 설비의 수출이다. 미국은 산유국이기도 하지만, 최대의 화석연료 소비국이기도 하다. 그 때문에 석유와 가스를 대륙 내에서 이동시키는 배관 설비에는 능하지만, 바다를 건너보내기 위한 액화 설비분야 경쟁력은 다소 약하다.

미국이 국가적인 프로젝트로 관련 산업을 진행시키고 있지만, 아직은 기술 성장이 더디다. 이러한 현실이 국내에는 이미 기회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당장 가스 액화설비를 갖춘 선박들의 수주가 늘어나고 있다.

가스터미널 등의 설비도 미국 수요가 많아질 것이 틀림없다. 가스공사 등이 이러한 수요 증가를 대응할 준비를 착착 진행시키고 있다. 설비 산업을 일으킬 수 있는 기회는 이외에도 많을 것이다. 미국의 비전통 화석연료 산업 부흥과 이에 따른 수출 증대는 인근 국가인 캐나다도 자극할 수 있다.

태양광과 풍력에 대한 미국 신정부의 정책은 혼란스럽다. 신재생에너지의 장기적 전망이야 항상 장밋빛이었지만, 실제 업황을 보면 좋은 해가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트럼프가 집권했다고 더 나빠질 것도 없고, 활용하기에 따라서 기회요인도 많다.

우선 트럼프는 세계 경제 무대에서 중국을 경쟁자로 인식하고 있다. 태양광 산업에 대해 트럼프가 경계를 늦추지 않는 이유 중의 하나는 중국이 태양광 모듈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태양광 모듈도 가격 경쟁이 심해지고 있어 싼 가격을 앞세운 중국산을 차단하는 것이 기후변화대응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추측이 사실이라면 한국산 모듈이 미국에서 경쟁력을 뽐낼 가능성은 충분하다. 더구나 아직은 장기계약인 미국산 석유와 가스를  더 많이 도입하게 되면, 일방통행 없는 국제 시장에서 미국에 요구할 수 있는 ‘지분’이 늘어날 수도 있을 것이다. 관련 산업의 확장을 기대하는 또 하나의 지렛대가 이것이다.

더 나아가 국내 태양광과 풍력 산업도 전망이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다. 최근 들어 국내 정책으로도 신재생 관련 투자가 증가될 조짐이 있다. 더불어 저렴해질 가능성이 있는 액화천연가스(LNG)와 액화석유가스(LPG) 같은 연료를 신재생에너지 발전의 보조재로 활용할 수도 있다. 기후변화 대응의 ‘다리 연료(Bridge Fuel)’인 가스 연료의 장점과 기존 신재생에너지의 장점을 결합해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LPG와 LNG를 발전 연료로 사용하는 것은 비용 때문에 사치한 것으로 받아들여지지만, 전력대란이 오면 무시할 수 없는 발전원이 된다. 신재생에너지도 경제성이 있어야 하고, 저장과 송배전을 할 수 있는 수준이 안 되거나, 수준은 되어도 설비가 없어 못한다고 하는 단점이 있다. 둘의 결합 보완은 에너지산업화 측면에서 보면,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더구나 이러한 제안은 새로운 게 아니다. 신재생에너지 도입 초창기 때 이미 연구된 이야기들이다. 다만 화석연료 산업과 신재생에너지 산업 사이에 소소한 이해관계 차이는 있다. 하지만 차이를 극복해야 한다. 그래야 기회요인을 살려낼 수 있다.
트럼프의 등장이 국내외 에너지 시장에서 변수가 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활용하기에 따라서 불리할 수도 유리할 수도 있다. 그래서 ‘변수(變數)’다. 어떻게 활용하는가는 우리, 더 정확히는 관련 산업의 몫이다. 넋놓고 당해서도 안 되고, 겁부터 먹어서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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