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안전, 1차는 재발 방지 2차는 기술 연구
원자력 안전, 1차는 재발 방지 2차는 기술 연구
  • 한국에너지
  • 승인 2017.02.13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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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안전하고 경제적인 방폐물 처리 노력 필요

[한국에너지신문] 일은 저질러 봐야 되는지 안 되는지를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는 작은 일에 국한된 것이고, 작은 실수가 일파만파로 퍼지는 일에서는 안전제일주의가 ‘제일’이다. 원자력은 어쩌면 작은 실수가 가장 큰 파장을 낳을 수 있는 분야다.

에너지·의료용으로 원자력을 사용하고 있는 국내 실정상, 폐기물이 나오는 것을 막을 수 없다. 하지만 폐기물을 국민 건강에 위해를 가하지 않도록 얼마나 철저하고 안전하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더욱 광범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조건이 된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최근 원자력연구원이 적법절차 없이 방사성 폐기물을 무단 폐기한 사실을 확인하고, 이에 대해서도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한다.

연구원은 방사선관리구역 발생 콘크리트 폐기물을 외부 매립하고, 연구로 해체 콘크리트와 토양 일부를 연구원 내에 폐기했다고 한다. 작업복의 세탁수 등 액체방사성폐기물, 방사선관리구역의 장갑·비닐 등도 무단 배출하거나 소각했다고 한다.

허가도 안 받고 방사성폐기물을 용융·소각하거나, 미허가 핵종포함 폐기물을 용융했다고 한다. 소각 후에는 배기가스 감시기 측정기록을 조작까지 했다고 하니, 모르고 그랬다고 말할 수 없어졌다.

연구원이 이 정도라면 사업자의 경우는 더 큰 일이다. 물론 고준위와 중저준위의 처리에는 차별이 있어야 하겠지만 연구원의 안일한 대처 사례가 사업자에게도 일어났던 일은 아닌지 더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

우리가 이렇게 강조하는 것은 결코 원자력 산업계를 위축시키고 뒤흔들기 위한 의도가 아니다. 오히려 부조리한 행태를 고칠 것을 촉구하고, 또 그것에 자극받고 바로잡아야 원자력산업계와 연구계, 의료계, 그리고 학계도 진일보할 수 있기 때문에 강조하는 것이다. 국민이 방사능의 유출위험을 걱정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가 두고두고 반면교사가 되는 이유가 있지 않은가.

국민이 우려하고 불신하면 더 이상의 원자력 발전(發展)은 없다. 그게 없다면 원자력 발전(發電)이 없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면 당장 국민들의 전기 사용이 위협을 받는다. 그것만으로도 어마어마한 손실이다. 더욱 큰 일은 우리나라에서도 발전되지 않는 산업을 외국에서도 환영할 리가 더더욱 없다는 점이다. 작은 일인 줄 알았는데 일파만파가 되는 것은 순식간이다.

그렇다면 이미 벌어진 이러한 사태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처리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래야 무너져내린 신뢰를 다시 쌓아올릴 수 있다. 선진국인 줄 알았는데 후진국이었다고 생각하지 않도록, 일시적인 문제가 있었지만 철저하게 처리해 내는 것을 보니 역시 선진국이었다고 생각하도록 해야 한다.

우리 스스로가 만든 기준과 지침, 절차를 확실하고 분명하게 지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일어난 사태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국민도 보고 있고, 세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우리 기술이 수출됐다고 기뻐했던 것이 엊그제일이다.

본지가 한 가지만 더 제안하자면, 이 사태를 원자력 안전기술을 더욱 진흥시킬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원자력 이용 기술을 크게 향상시켜 왔다. 그래서 지금 국민들은 전기를 나름대로 마음껏 사용하면서 편리한 생활을 영위하고, 산업을 풍성하게 일으키고 있다.

기술을 수출하는 수준까지 왔지만 이제는 안전기술의 향상을 이뤄내야 할 때다. 원자력 에너지를 얻어내면서도 안전하게 이용하고, 관리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또 어떻게 해야 더 경제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지를 충분하게 연구하고 고민해야 한다.

이번의 일은 작은 실수로 넘어가서도 안 되지만, 실망하고 좌절하기 위한 핑계로 삼아서도 안 된다. 더 경제적으로 운영하고 관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냈다면, 더욱 저렴하게 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은 시간이 필요해서 그렇지 반드시 개발해 낼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의 원자력 이용 기술을 개발해 낸 연구계와 업계를 구성원들은 맨주먹으로 이 모든 일을 이뤄냈다. 본지도 그 숱한 기간동안 원자력계를 관망해오면서 어쩌면 지금은 더 이상의 발전은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하지만 고쳐야 하는 부분은 항상 존재하고, 없다가도 생긴다. 그것을 어떻게 고치는가가 또 하나의 발전의 방향을 만들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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