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다시 가야하지 않을까?
해외로 다시 가야하지 않을까?
  • 조성구 기자
  • 승인 2017.02.09 18: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조성구 기자.

[한국에너지신문] 해외자원개발사업이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08년 관련 예산이 4260억원까지 편성되며 호황기를 맞았지만 이후 계속 감소하다 2016년에 전액 삭감된바 있다. 다행이 올해 해외자원개발융자특별예산이 미력하나마 1000억원이 책정됐다. 업계는 지난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 자원개발 활성화가 예상되며 국내 해외자원개발 업계의 진출 가능성이 그나마 커졌기 때문이라 전망한다.

트럼프의 ‘미국 본토에 기업 끌어들이기 정책(?)’대로라면 한국가스공사는 미국의 값싼 셰일가스 공급 배관망 사업이나 LNG액화기지 신규 건설에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노하우와 기술을 드러낼 수 있다. 키스톤엑스엘(XL) 송유관 사업을 트럼프가 허용하겠다고 밝히면서 석유공사 등 석유업계도 진출할 파이가 무궁하다. 캐나다 앨버타와 미국 텍사스를 연결하는 길이 1897㎞의 거대 송유관을 건설하는 대형사업에 석유공사나 국내 석유개발 사업자들이 진출할 자리는 많다.

해외자원개발특별융자 지원제도는 성공불 융자라는 이름으로 1980년부터 도입됐다. 민간기업이 대규모, 고위험 해외자원개발에 뛰어들 수 있도록 정부가 자금을 빌려주고 진출 회사가 자기 책임이 아닌 이유로 실패하면 융자금을 감면해주고 성공하면 원리금에 부담금을 얹어 반환하도록 한 제도이다.

물론 그동안 이전 정부에서 너무 성과와 보여주기만을 생각한 나머지 다소 방만하게 운용된 것도 사실이다. 또한 정권 교체시마다 컨트롤 타워의 부재와 일관성 없는 주먹구구식 사업으로 수십년의 역사를 가진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이기기도 어려운 처지였다.

하지만 투자가 있어야 결과가 나오고 도전이 있어야 성취를 이룰 수 있지 않을까?

다행이 지난해 전액 삭감된 예산이 올해 적게나마 책정돼 재도전의 기회는 생겼다. 이와 관련해 정부도 지난달 ‘2017년 해외자원개발특별융자사업집행계획’을 공고하고 ‘기업 책임 강화’, ‘융자 및 감면 심의강화’, ‘사업 관리·감독 강화’ 등 이른바 ‘3강(强) 관리방안’을 담은 ‘해외 자원개발 사업자금 융자 기준’을 제시했다. 감독과 기준을 강화해 미리 방만 사업을 차단하고 참여 기관과 기업이 책임감을 갖고 예산을 집행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결과가 좋음에 따라 인센티브도 따라와, 참여기업은 더욱 의지를 가지고 참여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최근 열린 관련 학회에서 한 전문가는 “인근 일본이나 중국은 고유가 시기에도 해외자원개발에 투자를 늘리며 한국이 후진하고 있는 사이에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어쩌면 한국은 아직 시작도 안 한 것일지도 모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