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원유·가스 수입 압박에 대비를”
“美 원유·가스 수입 압박에 대비를”
  • 조성구 기자
  • 승인 2017.02.09 12: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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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부, 무역적자 핑계 화석연료 수입 요구 가능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분석 리포트

일부 공기업, 美 LNG 수입 검토
에너지 수입선 다변화 기회될 수도

[한국에너지신문] 미국이 향후 우리나라에 양국간 무역수지 불균형 해소를 근거로 셰일가스 등 화석연료의 수입 압박을 가할 가능성이 높아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7일 문진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아시아태평양본부 전략연구팀장은 ‘트럼프 정부의 에너지•환경정책과 시사점’ 분석리포트를 내고 향후 미국의 에너지•환경 정책 변화를 분석했다.

트럼프는 후보 시절부터 친 화석 연료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미국 우선 에너지 계획’을 제시하고, 부임 후에는 관련부서에 친 화석연료 성향의 인사들을 배치하고 있다.

다국적 에너지기업 엑손모빌의 CEO 출신인 렉스 틸러슨을 국무장관으로 지명하고, 오바마 정부시절의 환경 정책에 반대자인 릭 페리 전 텍사스 주지사를 에너지장관으로 내정하며 화석연료 정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대표적인 에너지 생산국이자 소비국인 미국은 넓은 영토를 바탕으로 원유, 천연가스, 석탄 등 풍부한 에너지·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향후 미국은 화석연료의 최대 활용을 통해 자국의 경제적 이익을 도모할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셰일가스 생산을 본격화하며 해외에서의 에너지 의존을 줄이고 있으며 트럼프 정권의 출범으로 인해 이러한 추세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연구팀은 내다봤다.

하지만 전통적인 에너지 수입국이기도 한 미국은 캐나다 등 인근 국가로부터 부족분을 충당하고 있으며, 2007년 수입량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하락세이기는 하나 여전히 수출보다 수입이 초과된 구조이다.

이런 구조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후보 시절 제시한 미국 우선 에너지 계획 및 공화당의 대선 정강을 바탕으로 미국 내 에너지 탐사·개발·생산 및 수출 증대를 적극 추진하고, 자국 위주의 에너지·환경 정책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에너지·환경 정책의 방향을 종합하면, ▲화석연료를 비롯한 미국 내 에너지·자원의 최대 활용, ▲에너지 생산 및 수출 증대를 통한 에너지 독립 달성, ▲오바마 정부의 관련 규제 축소‧폐지이다.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를 중심으로 자국 내 에너지·자원을 적극적으로 탐사‧개발‧활용하기 위한 정부 지원책을 시행함으로써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고 에너지 수출 증가로 자국의 이익을 도모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이 우리나라에 자국산 화석연료의 수출을 통해 양국간 무역수지 불균형 해소를 요구할 가능성이 커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최근 신설된 국가무역위원회 위원장으로 내정된 피터 나바로가 공동저자로 작성한 보고서는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를 유발하는 주요 6개국 중 하나로 한국을 지목하고, 미국 내 원유 및 가스 생산 증가와 수출규제 개혁을 통해 해외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교역국가와의 무역수지를 개선할 수 있음을 명시했다. 미국의 주요 교역국인 한국에 에너지를 수출해 수지 균형을 이룬다는 방안이다.

우리나라 역시 미국의 이러한 정책에 대비해 미국산 에너지 수입을 검토하고 있으며, 일부 공기업 및 민간을 통해 미국산 액화천연가스 수입이 모색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7년 경제정책 방향’에서 경제성 및 국내수급 여건 등을 감안해 미국산 셰일가스 도입 등 대미 원자재 교역 확대를 검토하고 있으며, 이미 한국가스공사는 2017년부터 미국 사빈패스(Sabine Pass) 프로젝트에서 연간 280만 톤의 LNG를 도입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진영 아시아태평양본부 전략연구팀장은 “트럼프 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에너지 정책’은 생산과 소비가 큰 미국의 에너지 수급 상황 상, 국제적으로 에너지의 수출입이 없이는 불가능한 명제”라 설명했다.

또한 “미국의 에너지 수출입 정책 변화에 따라, 한국이 이동 비용을 고려해 미국산 천연가스와 기존의 중동산의 가격 경쟁이 가능하다면, 특정 지역에 치중된 에너지 의존도를 다변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어 우리나라에도 장기적으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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