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정책의 새 전환기 만들어 내야
에너지 정책의 새 전환기 만들어 내야
  • 한국에너지
  • 승인 2017.02.06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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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하고 위급한 상황…부처간 알력과 혼란, 극복해내야 한다

[한국에너지신문] 우리나라가 처한 최근의 상황은 중요하면서도 위급한 상황이다. 그것이 에너지 업계를 비롯한 다양한 산업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국제적으로 올해는 파리협정이 어떤 영향력을 행사하는지를 알아보는 ‘리트머스 시험지’와 같은 해다. 주요 산유국들은 감산 결정을 이행하면서 국제유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국제 상황의 영향으로 국내 에너지 가격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다. 물론 과거 고유가 시대를 완전히 회복할 정도는 아닌 다양한 요인들이 있지만, 이런 상황이면 업계도 국민들도 어림셈이 다소 복잡해진다. 단기가 될지 장기가 될지는 불확실하다.

정부는 정부대로 올해는 굵직굵직한 에너지 관련 계획을 제대로 수립해야 한다.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제8차 전력수급계획, 배출권거래제 기본계획, 기후변화 기본계획 등이 올해 손을 봐야 하는 사안들이다.

본지는 강산이 몇 번씩이나 변하는 세월을 에너지업계와 함께 해 왔지만, 아직도 에너지 정책은 주먹구구식으로 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정책은 확실한 기조가 있어야 하고, 그 기조가 적어도 계획의 대상 기간에만이라도 엄격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리 휘둘리고 저리 휘둘려 사실상 매번 누더기같은 정책만 반복해 왔다.

더구나 동력자원부가 산업자원부로, 산업통상자원부로 바뀌어나가면서 산업에, 통상에, 선거 임박 시점에는 정치인에 치이는 현상이 더 심화되어 왔다. 올해 세워지는 많은 계획에도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아니, 우려된다기보다는 그러한 구태의 지속을 예상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것이 아닐까한다.

올해가 이렇게 중대한 해 임에도, 정부에는 이상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고 한다. 부처간 협의가 필요한 사안은 협의가 잘 이뤄지지 않고, 일은 치밀하게 하지 않아도 된다는 풍조가 퍼지고 있다니 안 될 노릇이다. 중요한 일들에 대한 ‘실수’를 떠밀어 놓을 ‘초 특급 핑계거리’가 생겼기 때문이리라.

일이 잘 안 되는 이유가 뭐냐면서 검토하는 사람도 없고, 나중에 문제가 되더라도 핑계거리가 분명한 만큼 눈감아줄 수 있기 때문이란다. 이런 정도라면 계획의 방만하고 태만한 수립, 그리고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상황을 걱정해야 할 정도다. 당연히 이러한 걱정은 현실이 되면 안 된다.

지금 당장이라도 올바른 계획을 세워야 한다. 연초에 정부에서 발표했던 것 중에 아쉬웠던 점 몇 가지를 우리 신문의 입장에서도 지적하고자 한다.

일단 에너지시설 안전수준 강화 중에서 원전 핵심시설 내진 수준 강화가 주요 추진 과제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정도 수준으로는 안 된다. 일단 지금은 지난 번 경주지진의 여파로 지진에만 초점이 있지만, ‘이상기후’는 더욱 다양한 형태로 찾아올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국민안전처나 환경부와 함께 다른 이상기후 형태에 대한 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예를 들면 폭우에 따른 풍수해 등에 안전한 시설을 갖출 수 있어야 한다. 올해 겨울은 눈도 많이 오지 않고 지나갔지만, 당장 내년에 폭설이 오지 않으리라는 예상을 섣불리 해서는 안 된다.

기상청은 매년 예보 정확도를 높인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정확도가 점점 떨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인 만큼, 에너지업계와 산업계에서 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적 공조가 필요한 분야나, 국제적 경쟁이 필요한 부분에서 각 정부부처가 어떤 역할을 나누어 맡을 것인가에 대해 사전 조정 작업이 있어야 한다. 굳이 그 시기를 올해로 특정할 필요도 없지만, 중요한 계획과 결정이 필요한 올해가 최적기임도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다.

신재생에너지는 보급 확대 정책도 필요하지만, 수출 산업화에 더 박차를 가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현재 풍력과 태양광 등을 위시로 한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저장장치, 에너지관리시스템, 스마트그리드 등 다양한 에너지신산업 종목은 국내의 수요도 중요하지만, 해외의 수요가 더 크다.

아직 발굴되지 않은 가수요 역시 엄청나다. 이미 국내외에서 다양한 실적을 축적해 온 우리의 실력으로 해외의 실수요와 가수요를 하나하나 챙겨나간다면, 정보통신산업 등을 넘어 또 하나의 세계 1위 산업을 에너지 업계에서 일궈내지 못하리라는 법이 없다.

게을러도 된다는 생각이 몰려 올 때 정신을 다잡으면, 그 생각의 틈만큼 생긴 약간의 이완을 발판삼아 더 큰 도약을 이뤄낼 수도 있다. 아무쪼록 에너지업계가 그러한 도약을 하는 해로 2017년을 보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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