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업계는 내년을 어떻게 준비하는가
에너지업계는 내년을 어떻게 준비하는가
  • 한국에너지
  • 승인 2016.12.19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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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쟁점된 ‘에너지’ 효율적 관리 방안 고민해야

[한국에너지신문] 여름부터 겨울에 이르기까지 올해의 거의 반 이상을 뜨겁게 달군 에너지 업계의 뉴스는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와 관련된 것이었다. 

3배수 3단계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으로 그 뉴스는 이제 약간은 힘을 잃으려 한다. 하지만 시행이 본격적으로 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쉽게 관심을 놓을 수는 없다. 이번 개편은 여전히 ‘양극화’ 논란을 피하지 못할 것 같다.

기존에 전기 사용량이 적은 구간은 특별인하 형식을 취하고, 평균 사용 구간은 거의 인하효과가 없고, 다소비 구간에 인하효과가 몰려 있다는 비판이 계속 나오고 있다. 개편안이 워낙 급박하게 만들어진 미봉책이어서도 그렇지만, 아마도 장기적으로는 추가 개편에 대한 논의가 나올 것이 거의 분명하다.

더구나 개편안으로 태양광 설비를 시공하였거나 할 예정인 가구들, 또한 자기 비용을 들여 설치할 형편이 안 돼 대여를 이용할 생각이었던 가구들도 재고할 여지가 생겨 버렸다. ‘태양광 역차별’ 논란 때문이다.

시공업체를 비롯한 관련 사업체는 이번 개편으로 약간 남아 있던 불씨도 꺼졌다며 한숨이 깊어졌다. 전기요금을 줄이기 위해 태양광 설비를 달았는데, 이 설비를 사용해야 할 이유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물론 태양광 설비를 통해서 얻는 전기의 양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절감 효과 측면에서는 차이가 나게 되어 있다. 이 때문에 기존 시공을 한 곳은 어쩔 수 없지만, 사업을 이제 계획하고 있는 곳을 설득하기 위한 논리는 빈약해진다.

정부도 기존 요금정책 아래에서 태양광 설비를 대여하거나 설치한 가구에 대해서는 보호 대책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이고, 지원은 해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누진제 정도가 아닌 더 큰 쟁점에 귀를 기울이고, 그러한 고려 가운데 정책을 세워야 할 일이 에너지 업계와 관련 정책입안자, 담당자들에게 많이 생길 것이다.

국내의 다양한 선수들을 보호하고 에너지와 산업, 통상 정도의 균형을 맞추는 일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면, 철저하게 반성해야 한다. 왜냐하면 나라와 나라, 대륙과 대륙을 상대해야 하는 거대한 거중조정을 위해 ‘큰 그림’을 그려야 할 일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에너지는 이제 계속해서 국제적이며 세계적인 쟁점이 될 것이다.

이러한 예상을 하는 이유는 최근 들어 에너지와 관련된 다양한 국제적 협력 방안이 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은 논의단계에 불과하지만, 미국의 셰일가스를 발전용으로 도입하는 방안이나 러시아의 파이프라인 가스를 중국과 북한을 통해서, 혹은 해저 파이프를 이용해서 도입하는 방안도 제안되고 있다.

여기에 덧붙여 태양광과 천연가스 등 부존에너지 자원을 이용해 대량의 발전소를 가동하는 국가와 그렇지 않은 국가들의 전력망 연계방안 등의 아이디어도 속출한다. 

이러한 논의들은 2~3년 내에 실행하는 것은 불가능할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보면 매우 건설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이다. 사실은 유럽과 같은 다른 지역에서는 이미 실행되고 있는 일이다.

남북 분단으로 가로막혀 있지만 않다면, 그리고 현재와 같은 군사적 대치 상황과 더불어 양측의 정치적 긴장 상태가 심각하지만 않다면 충분히 가능하고 바람직한 시나리오가 넘쳐나고 있다.

상황은 언제 변할지 모른다. 돌발변수는 항상 존재한다. 굳이 통일이 전제가 아닐 수도 있다. 에너지인프라 문제와 관련해서는 자원부국인 러시아에서 해상으로 가장 근접하게 국경을 마주접한 일본을 통해 우리나라로 도입하는 방안도 아이디어 제안 차원에서 전문가들의 입에 오르내린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당장 우리나라가 직접 얻는 이익은 조금 줄어들지 몰라도 이전보다는 훨씬 수월하고 경제적으로 에너지 자원 확보가 가능할 것이다.

국제유가의 흐름도 최근에는 중동 국가들만을 변수로 삼아 오르내리지 않는다. 석유수출국기구의 회원국과 비회원국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역학관계와 이들의 생산 증감에 따른 다양한 이해관계가 장기적 흐름이 이어지는 것을 막고 있다. 국내 석유제품 소비는 줄어들고 있고, 중국의 석유제품도 이제 국내로 들어올 채비를 하고 있다.

올해의 상황을 통해 예측할 수 있는 것만도 벌써 이 정도가 된다. 내년의, 후년의 상황에서 어떤 일이 있을지 우리는 예상할 수 있지만, 예상할 수 없기도 하다. 그럴수록 더 장기적인 안목을 갖출 수 있도록 정책입안자와 담당자, 그리고 산업계와 연구계가 머리를 싸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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