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갈등, 연구·발전의 계기로 만들어야
에너지 갈등, 연구·발전의 계기로 만들어야
  • 한국에너지
  • 승인 2016.12.12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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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생활 필수재 더 안전하게 완전하게 안정되게

[한국에너지신문] 에너지는 생활 필수재이기 때문에 국가의 정책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또한 에너지는 시설이 필요하기 때문에 각 지자체, 지역주민들 각각의 입장과 역할이 중요하다.

그러나 획일적으로 모두 찬성, 혹은 모두 반대할 수는 없는 일이다. 추진하자고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더 신중하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는 사람이 반드시 있다. 아예 안 된다고 하는 사람도 어딜 가나 꼭 있다.

왕정시대나 단 몇 십년전 같은 독재 국가에서는 그냥 눌러 버리면 되는 일이었다. 또 지역에 뭔가가 들어오면 새로운 문명세계가 되는가보다 하는 마음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러한 세상이 아니다. 에너지시설이 기본적으로 환경을 오염시키거나 적어도 위험한 시설일 수 있다는 생각이 퍼져 있다.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인식도 강해졌다.

화력발전소는 그 연료가 석유이든 석탄이든 폐기물을 뭉친 고형연료이든 간에 대기오염을 걱정하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그 영향이 더 미치는 사람이 있고, 조금 덜 미치는 사람이 있다. 이들간에도 입장차이가 생긴다.

수력발전소는 어떠한가. 이것 역시 똑같다. 발전용 혹은 다목적 댐을 지으면 주변의 환경과 경관이 변화한다. 이 때문에 관광자원을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당장 수몰예정지구에 사는 사람들은 삶의 변화가 커지기 때문에 무작정 환영할 수만은 없다. 손실 보상이 된다고는 하지만, 이주는 어려운 결정이다. 가스기지나 석유기지, 원자력발전소와 같은 시설은 안전에 대한 고려 정도, 시설과 자기 주거지와의 거리에 따라 입장이 갈리게 된다.

신재생에너지는 건강이나 경관, 생계수단 등에 대한 고려가 가장 큰 것 같다. 해상풍력은 어업과 양식업 등에 대한 고려 때문에 찬성과 반대의 양론이 아직 팽팽하게 갈리고 있다.

신재생에너지가 ‘정책’의 범위에 들어온 이후 이는 단순히 사업자와 주민만의 문제를 벗어나, 지자체와 국가, 기초지자체와 광역지자체, 지역주민과 지자체의 문제로 비화됐다. 사실상 다른 여타의 에너지원 관련 시설과 차이점이 없어졌다.

분명히 친환경이고 청정한 에너지원이지만, 환영받는 시설이기보다는 배척받는 위치에 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산업적 측면에서는 당연히 육성을 하는 것이 옳은 일이다. 하지만 산업은 서비스든 재화든 구매하고자 하는 사람이 없으면 판매할 수 없다. 아무리 좋은 것도 강매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에너지를 산업화한다는 것은 에너지를 강매한다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사람들이 필요한 만큼 쓸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다. 강매가 나타나는 가장 큰 이유는 필요한 만큼보다 더 생산했기 때문이다.

최근에 전기로 수렴하고 있는 에너지의 특성상 에너지는 서비스와 재화의 중간 영역에 있다. 에너지저장장치를 통해서 중간 영역에서 점차 재화 쪽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아직은 휘발성을 조금 늦추는 것 정도다.

또 시설 없이 생산도 판매도 할 수 없는 것이 에너지이다 보니 판매도 아무렇게나 할 수 없는 노릇이다. 에너지는 그 시설의 입지에서부터 실제 매매가 이루어지기까지 갈등이 없을 수 없다.

이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갈등 당사자들의 입장 차이도 분명히 중요하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더욱 안전성과 안정성, 완전성을 지향하는 기술의 연구다.

더 청정하게, 더 안전하고 안정성 있게, 건강에 해롭지 않게 만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런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을 아주 작은 범위에서 먼저 보여 주어야 한다.

여전히 어렵다고 하지만, 그래도 우리나라의 원자력발전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가동률이 세계에서 최고·최대이다. 왜 이 정도가 되었는가를 보면, 입장의 차이, 그리고 이로 인한 갈등, 갈등에 이은 분쟁이 좋은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갈등이 심화되니, 조금 더 안전하게, 조금 더 안정되게, 조금 더 완전하게 만들려는 노력을 했고, 그 노력이 빛을 발해 여기까지 온 것이다. 이제 원자로 시공을 수출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운영기술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수력발전이나 화력발전기술 역시 많이 수출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그리고 그 이외에 다양한 에너지원 및 그 시설과 관련된 갈등이 우리나라 방방곡곡에서 벌어지고 있다. 그 갈등을 다른 방향에서 해소하는 데에 치중할 일이 아니다. 연구를 통해 발전(發展)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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