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 통계의 폐기물에너지 산정 모순점
신재생에너지 통계의 폐기물에너지 산정 모순점
  • 김동찬 박사(前 에너지기술연구원 부장)
  • 승인 2016.12.12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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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찬 박사 (前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에너지환경연구부장)

[한국에너지신문] 신재생에너지의 개발 보급은 에너지의 해외 의존도 저감과 화석연료 저감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저감 그리고 에너지 사용과정에서의 미세먼지 저감 차원에서도 중요하다.

지난해 국내 총 에너지(1차 에너지) 중 신재생에너지의 공급비중은 4.3%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보급계획을 보면 1차 에너지기본계획(2008년)에서 2030년까지 11% 공급하는 것으로 계획되었던 것을 2차 에너지기본계획(2013년)에서 5년 늦춰 2035년까지 11%를 공급하는 것으로 계획이 수립되었다.

2015년 신재생에너지 보급 통계를 보면 총 1차 에너지 공급 대비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은 4.3%이고, 신재생에너지 중 폐기물에너지가 60.6%를 차지한다. 그리고 폐기물에너지 중의 폐가스는 폐기물에너지의 65.8%, 총 신재생에너지의 약 40%를 차지한다. 

이와 같이 국내 신재생에너지 통계상 신재생에너지의 공급(보급)은 폐기물이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폐기물 중에는 폐가스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신재생에너지 통계에 포함된 폐가스는 폐기물관리법상, 그리고 신재생에너지법상 폐기물도 신재생에너지도 아닌 것으로 평가된다. 폐기물에너지에서 폐가스를 제외하는 경우 총 1차 에너지 대비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은 4.3%에서 2.6%로 축소된다. 

신재생에너지의 기준 및 종류는 IEA(국제에너지기구) 및 각국의 기준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으나 폐기물에 폐가스를 포함해서 신재생에너지로 분류하는 것은 국내 신재생에너지 통계가 유일하다. 

국내 신재생에너지 통계에서 말하는 폐기물에너지 중의 폐가스란 일관제철소 공정에서 발생하는 공정가스와 석유 정제과정에서 발생하는 정제가스 등 석유화학 공정 부생가스로 알려져 있다.

일관제철소의 공정가스는 주로 석탄의 전환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으로서 고로에서 발생하는 고로가스(BFG)와 코크스 제조시 코크스로에서 발생하는 코크스 가스(COG)가 대부분이다. 

국내의 일관제철소(포항, 광양, 당진 제철소)는 가동 초기부터 거의 전량 회수해 자체의 공정 연료로 사용하고 있다. 중국, 일본, 미국, 영국 등 일관제철소를 크게 가지고 있는 나라들은 이들 가스를 신재생에너지에 포함하지 않는다. 

또한 석유화학공정의 부생가스 역시 신재생에너지에 포함될 성질이 아닌 것으로 평가된다. 그리고 이들 가스는 연소 시 화석연료와 마찬가지로 온실가스(이산화탄소)를 배출하므로 바이오가스 연소 시 발생되는 이산화탄소처럼 탄소중립(Carbon Neutral)에 해당되지 않으므로 온실가스 저감에도 기여가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가 신재생에너지 통계 작성기관에서는 일관제철소의 공정가스(주로 고로가스, 코크스로가스)와 석유화학공정의 부생가스가 신재생에너지법상 폐기물에너지에 포함됨이 적법한 것으로 언급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법 2조(정의)에서 폐기물에너지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 및 범위에 해당되는 에너지로 정의되었다. 동법 시행령 2조, 별표1(4호)은 폐기물에너지의 기준 및 범위를 「각종사업장 및 생활시설의 폐기물을 변환시켜 얻어지는 기체, 액체, 고체의 연료를 연소 또는 변환시켜 얻어지는 에너지 그리고 폐기물의 소각열을 변환시킨 에너지」로 정의하고 있다. <표> 

신재생에너지 통계에서 말하는 폐가스는 실제로 폐가스가 아니고 폐기물로부터 얻어지는 가스도 아니다. 따라서 폐가스는 법적으로나 상식적으로 신재생에너지에 포함될 수 없음이 명확하다. 그런데 신재생에너지 통계 작성 초기부터 이들 공정가스를 폐기물에너지에 포함하여 신재생에너지 통계를 작성해 신재생에너지 공급 비중을 크게 한 것이다. 

신재생에너지 중 폐기물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신재생에너지 통계 작성 초기부터 매년 60~70%로 높게 나타났고, 폐기물에너지 중 폐가스가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폐가스를 제외하는 경우 총 1차 에너지에 대한 신재생에너지 공급 비중은 30~40%(2015년 약 40%) 정도 낮아지고, 2015년 총 1차 에너지에 대한 신재생에너지 공급비율은 4.3%에서 2.6%가 된다.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 신재생에너지과, 신재생에너지 통계 작성 기관인 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그리고 국가에너지통계 작성기관인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지속되어온 신재생에너지 통계의 모순점을 바로잡는 일은 회피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통계의 허수를 없애 정상화하는데 산업통상자원부 신재생에너지과, 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에서 역할을 해야한다. 바르지 않은 통계자료를 기반으로 하는 정책추진이나 장기계획은 신뢰성이 없다.

에너지기본계획 등 정부정책의 신뢰와 올바른 신재생에너지 통계 구축을 위하여 더 늦기 전에 이 사안을 바로잡아야 할 것을 거듭 제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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