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화탄소 자연 흡수량 감소 상황 경계해야
이산화탄소 자연 흡수량 감소 상황 경계해야
  • 한국에너지
  • 승인 2016.12.05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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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 감소 수치에 일희일비 말고 전체 시스템 바라봐야

[한국에너지신문] 최근 정부가 관계기관 합동으로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 통계를 발표했다. 정부가 이를 발표하면서 그나마 내세운 것은 발전 부분에서 석유와 천연가스를 사용하는 화력발전이 줄어들고, 그 대신에 원자력발전과 집단에너지의 실적이 다소 높아졌다는 점이었다.

발전분야를 포함한 에너지연소 분야는 특히 분야별 배출 현황상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보니, 발전분야의 실적에도 주목해야 한다.

하지만 구체적인 수치를 들여다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최근 5년간 분야별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보면 발전 분야가 지속적으로 배출량을 늘려 왔다. 2010년 2억 3400만톤, 2011년 2억 4080만톤, 2012년 2억 4440만톤, 2013년 2억 4960만톤 등으로 계속해서 증가세를 이어왔다.

그러던 것이 2014년 2억 3660만톤을 기록한 것이다. 이 수치는 2010년과 2011년 사이의 중간 배출량 정도다. 직전 해의 실적에 비하면 무려 1300만톤이나 줄어든 것이지만, 이제껏 증가해 온 것에 비해서는 조금 줄어든 것이다.

더욱이 불행한 것은 이 수치가 더 낮아질 수 있는지 아직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다. 전기를 사용해야 하는 사용처가 자꾸 늘어나면 발전 부문에서 더 이상의 감축을 해 낼 수 없는 지경에 빠질 수도 있다.

더구나 이 기간동안 석탄발전량은 20만 1119GWh에서 20만 3765GWh로 오히려 늘어났다. 내년 이맘때에 발표될 온실가스 통계에서 발전 부문에 다시 한 번 주목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실질적인 발전 부문 감축 기여분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전에는 그 어떤 배출원에 대한 섣부른 추측도 판단도 금물이어야 한다.

한편 최근 발간된 통계에서 토지 이용을 통해 탄소를 흡수하는 분야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점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이 분야는 대부분 산림지나, 농경지, 초지, 습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른바 자연상태에서의 탄소흡수량이다.

최근 5년간의 통계만 봐도 이 분야의 감소는 급격하다. 2010년만 해도 제조업을 제외한 광물, 화학, 철강합금, 할로카본, 육불화황 생산 및 소비에 들어가는 산업공정 배출분을 이러한 탄소흡수 분야가 상쇄할 수 있었다. 2010년 관련 통계에 따르면 산업공정 분야가 5400만톤을 배출하면, 탄소흡수 분야가 5430만톤을 흡수했다.

그러던 상황에서 이제는 그 분야에서의 상쇄도 깨지기 시작했다. 2011년에는 산업공정에서 5170만톤을 배출해 배출량 자체는 줄어들었지만, 자연상태의 탄소흡수량은 더욱 줄어들어 4850만톤을 흡수했을 뿐이다.

2012년에는 산업공정 배출량이 직전 해와 변함이 없을 때, 탄소흡수는 4470만톤을 기록했다. 2013년에는 산업공정 배출량이 5200만톤으로 늘어났을 때 4280만톤으로 줄어들었다. 자연상태의 탄소흡수는 전년에 비하면 0.7% 감소로 미미한 수준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5년 전에 비하면 무려 22%나 감소했다.

자연흡수량은 1999년 5920만톤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로 감소세는 완만했지만 계속됐고, 최근에는 2008~2009년 사이부터 급감세를 보이면서 이제까지 쭉 내리막을 걷는 중이다.

이렇게 된 이유는 모두 다 아는 것처럼 산림을 너무 많이 깎아냈기 때문이다. 최근 발간된 산림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산림면적은 지난 2011년 634만 7783㏊에서 2013년 633만 9368㏊, 지난해에는 633만 4615㏊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지금도 당장 교외로 나가 보면 우리나라의 산림마다 너무 많은 절개지가 생기고 있고, 그 절개지마다 다양한 시설이 들어서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서울의 뉴타운과 같은 곳은 대표적이고, 다른 지방에서도 유사한 사업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아무리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점유율을 빠르게 늘려나간다고 하더라도 흡수량이 줄어드니, 온실가스 증가를 늦추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흡수량이 매년 줄어드는 만큼, 이를 상쇄할만큼의 가로수라도 심고, 공원이라도 늘려야 한다. 그런 노력을 통해 자연상태에서의 이산화탄소 흡수량을 늘려야 한다.

그런 노력이 과연 온실가스 자연 흡수량을 늘릴 수 있겠느냐는 의문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가능하다고 본다. 가능하기 때문에 1999년 이후에도 계속해서 5000만톤 후반대의 흡수량을 유지해 온 것이다.

이산화탄소 자연 흡수량은 2009년 5000만톤 초반대로 떨어지더니 이제는 4000만톤 초반대로 내려 앉았다. 더 나빠지면 안 되는 바로 지금 이 시점이 산림을 비롯한 자연 흡수량의 증대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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