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너지공사를 떠나면서
제주에너지공사를 떠나면서
  • 이성구 전 제주에너지공사 사장
  • 승인 2016.11.28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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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민에게 바람 가치 알린 3년 보람 느껴
▲ 이성구 전 제주에너지공사 사장

[한국에너지신문] 2014년 10월 29일 제주에너지공사 사장으로 부임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햇수로 3년, 근무기간으로 25개월이 지나는 것 같다. 

‘탄소 없는 섬, 제주’를 선도하는 최고의 공기업으로서의 비전을 정하고 창조 경영의 기반을 다지는데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먼저 대내적으로는 사장실 벽을 허물어 직원과 사장간의 격의 없는 소통이 이루어지도록 했고, 불합리한 사규를 정비, 공정한 관리 체제를 마련해 창조경영의 기반이 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 

풍력자원개발 사업의 공공 주도화로 바람의 주인이 제주도민들이 될 수 있도록 한 점도 뜻깊다. 이를 위해 수차례의 주민 설명회, 토론회 등을 거쳐 풍력자원의 가치를 도민들에게 충분히 이해시켰다.

이로써 2022년까지 육·해상풍력발전사업 853㎿(육상:151, 해상:702) 개발사업에 대해 제주에너지공사가 개발주체가 될 수 있도록 했다. 만일 공사가 자금력이 부족한 경우에는 후보지 선정과 행정절차를 이행한 후 민간투자 유치를 통하여 사업을 추진하고 투자자금 회수 후에는 제주에너지공사가 운영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제도화함으로써 사실상 사업주체는 투자자가 아닌 제주에너지공사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후보지 선정방법의 차별화를 통해 민원해소와 사업기간 단축에 기여했다는 점도 높이 평가해 주면 좋겠다. 이는 2030년까지 ‘탄소 없는 섬 제주 실현’을 위한 탄탄한 기반을 조성한 것이다. 

국내에서나 해상풍력이 발달한 유럽지역에서도 지역 민원해소는 풍력개발사업이 갖는 최우선 과제다. 도내에서 추진하고 있는 한림해상풍력발전사업이나 대정해상풍력발전사업만 보더라도 시작한지 5년이 지나고 있지만 민원해소 문제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원천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개발사업 지역에 일정 규모의 인센티브를 제시하고 지역주민들에게 후보지 공모에 참여하도록 해서 육·해상 풍력발전개발 사업을 원활히 추진해 왔다. 

2015년 10월 후보지 공모를 통해 3개월 만에 육상 1개소(21㎿), 해상에 3개소(350㎿)의 후보지를 선정해 지구지정 등을 위한 행정절차를 이행하고 있다. 이것은 세계적으로도 처음 있는 사례로 발상의 전환을 통한 성공적 사례다. 

이러한 창조경영의 기반을 바탕으로 2016년은 6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이러한 실적은 제주에너지공사에 대한 도민들의 우려를 말끔히 씻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필자가 제주에너지공사 사장 공모에 참여하게 된 것도 바람자원의 가치를 제대로 도민들에게 알리고, 바람의 주인이 제주도민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었음을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이제 풍력사업의 공공주도화를 통해 바람의 주인은 제도적으로든 실제적으로든 제주도민이다. 그 동안 긍지를 갖고 근무했던 제주에너지공사 사장의 소임을 마치면서 나름 보람있고 자랑스럽다. 

마지막으로 제주에너지공사에 한때는 성원, 한때는 질책으로 관심을 표해 주신 도민 여러분들과 그 동안 미약한 사람에게 과분한 중책을 맡기고 보람 있게 일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원희룡 지사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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