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전기차와 솔라루프, 그리고 트럼프
[전문가 칼럼] 전기차와 솔라루프, 그리고 트럼프
  • 문상진 한국태양광발전학회장
  • 승인 2016.11.21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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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상진 한국태양광발전학회장

[한국에너지신문] 지난 11월4일, 파리 기후협정이 유엔에서 정식으로 발효가 되었다. 바야흐로 신기후체제의 서막이 열린 것이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과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기후협상에 합의한 지 2년 만이다. 

두 나라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 세계 배출량의 40% 이상을 차지하니 이들 두 나라의 참여는 필수적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세계적인 기상이변 하에서 하루라도 속히 저탄소 경제로의 이행이 유일한 해법임을 전 세계인이 인식한 결과가 더 클 것이다. 그러나 출발부터 심상치가 않다. 미국 대선이 공화당의 승리로 끝나면서 그간 오바마 대통령의 신기후체제 대응 노력이 훨씬 후퇴하거나 축소될 여지가 커진 것이다. 

실제로 민주당의 클린턴 후보는 2020년까지 재생에너지 700% 확대와 태양광 패널 5억장 설치를 공약으로 내걸었는데 이젠 물거품이 될 처지에 놓이게 됐다. 패널 5억장은 대략 태양광 발전설비 150GW에 이르는 막대한 양이다. 

이런 예견된 정책에 힘입었는지 테슬라사의 엘런 머스크는 지난달 태양전지 패널 일체형 지붕 타일인 ‘솔라루프’를 개발하여 판매에 들어간다고 대대적으로 발표했다.

뛰어난 디자인으로 태양광 패널인지 구분이 안갈 정도라니, 내년부터 본격적인 시판에 들어 갈 전기 저장장치 ‘파워월(power wall)’과 범용 전기차 ‘모델3’로 이어지는 3박자를 모두 갖추게 되었다. 즉 태양전지로 만들어진 잉여 전기에너지를 벽에 걸린 파워월에 저장하였다가 전기차를 충전하는 방식인 것이다. 스탠포드대의 ‘토니 세바’가 그의 저서 ‘에너지 혁명 2030’에서 설파한 바로 그 모델이 2년도 채 되지 않아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독일 상원이 2030년 이후 내연기관 자동차의 퇴출을 권고했다는 기사도 심상치가 않다. 또한 엊그제 일본의 도요타가 친환경차로 개발하던 수소차 대신 주된 방향을 전기차 생산으로 선회할 것이란 얘기도 들린다. 

이런 일련의 노력들이 트럼프의 당선으로 얼마나 영향을 받을지 궁금하다. 트럼프 당선자는 전통적인 미국 공화당의 오일, 가스 위주 에너지 정책에다, 일자리 확대를 위한 보호무역과 기존 굴뚝산업의 부활을 기치로 표를 모아 당선됐다. 물론 이미 발효된 파리 기후협정까지 무시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역사는 정반합이라고 했던가. 그간 인터넷과 정보화의 발달로 가속화된 세계적인 양극화 현상은 지구환경에 앞서 배고픈 인류에게 빵이 급하다고 얘기하고 있다. 일리가 있고 무시할 수 없는 다른 한편의 소리침이다.

그러나 매년 더 강력해지는 허리케인과 태풍, 기상이변은 지구환경을 돌보는 조치도 더 이상 유보될수 없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지구도 지켜내고 일자리도 지켜내야 할 지혜가 필요하다. 

전기차의 등장으로 당장은 기존 자동차의 수많은 부품업체들이 타격을 입겠지만, 단순해진 전기차의 친환경적이고도 멋진 외관, 저렴한 가격과 연비에 나부터도 사고 싶어진다. 대신에 수많은 여러 기능의 센서들과 소프트웨어가 부품업체의 새로운 수익원이 될 것이다. 테슬라의 솔라루프도 새로운 일자리다. 

새로운 기후기술과 기후산업을 개발하고 산업화하는 데에 주춤거릴 시간이 없다. 
신기후체제가 공식적으로 시작되는 2021년은 트럼프의 4년보다 뒷 얘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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