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과 함께” 지역사업소 연구개발 성과 빛났다
“주민과 함께” 지역사업소 연구개발 성과 빛났다
  • 조강희 기자
  • 승인 2016.10.24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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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지역 목소리 귀 기울이니 새로운 '길' 보인다

[한국에너지신문] 에너지가 생활 필수재로 자리매김하면서 사용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획기적인 개발을 하는 사례가 의외로 많다.

한국서부발전 군산발전본부는 최근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발전소 인근 주민들과의 상생을 위해 환경오염물질 저감을 위한 고효율 집진필터를 개발했다.

이 필터는 서부발전 내에서 뿐만 아니라, 다른 발전사업자나 일반 공장 등 집진설비가 필요한 곳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여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전력공사 대전충남지역본부는 농가의 양수 펌프 사용을 위한 전력설비 사용을 고민하다가, 40kg으로 경량화한 이동형 에너지저장장치를 개발했다.

이 장치는 농가용 이외에 대피소용, 푸드트럭용, 선거투개표소용 등 다양한 장소와 상황에서 비상전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 이미 일본 등 해외에 수출을 타진하고 있다.  

서부발전 군산발전처>>‘고효율 집진필터’ 개발…지역상생·환경보존 두 토끼 잡아

▲ 서부발전 군산발전본부 복합화력발전소.

미세먼지 등 오염물질 획기적 감축 
수명 5배 연장·구입비 연 2억원↓

한국서부발전 군산발전본부(본부장 김귀태) 군산발전처는 최근 세계 최초로 복합발전소 환경오염물질 저감을 위한 고효율 집진필터를 개발해 지역상생과 환경보존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복합화력은 대부분 도심에 위치하며 공해물질 배출이 적은 LNG를 연료로 사용하고 있으나, 산화철 및 먼지 등 오염물질의 배출에 따른 피해 민원이 증가하고 있다.

복합화력발전소에 사용되는 배열회수보일러(HRSG)에서는 내부 구조물인 튜브와 서포트, 월 등에서 부식에 의한 철산화물(Fe₂O₃)과 먼지 등이 많이 배출된다. 

특히 군산복합화력은 2013년 발전소 정비 후 재가동시 굴뚝을 통해 산화철이 배출되면서 지역에 많은 피해를 끼쳤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군산발전처는 2014년에 유사 발전소에 적용된 배열회수보일러 철산화물 집진장치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최근 전력 예비율 증가에 따라 복합발전소의 배열회수 보일러 가동율은 하락하고 있다. 복합발전 가동율은 2013년 67.1%에서, 2014년 53.2%, 2015년 40.6% 등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기동정지 횟수는 2015년 287회, 2016년 상반기 326회 등으로 급증했다.

▲ 서부발전의 집진장치 교체 모습.

집진설비는 대부분 발전소와 보일러의 기동정지 후에 가동되는데, 배열회수보일러 집진장치 사용빈도 증가에 따라 필터구매비가 급증하는 문제점이 있었다. 필터구매비는 2014년 1억원에서 2015년 4억 8000만원 등이 소요됐으며, 2016년에는 10억원 등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가동이 거의 되지 않음에 따라 필터 사용시간이 교체주기인 20일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고, 필요 없이 너무 자주 교체하면 운영비용이 증가할 수 있어 적기에 교체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정지 후 가동시 등 일부입자상 오염물질이 발생돼 배출되는 현상이 반복됐다. 이 때문에 계획 예방정비 직후의 시운전에만 필터를 사용해 집진을 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군산발전처는 고효율 집진필터 개발을 위해 지난해 6월부터 시작해 1년간 문제점 파악, 개발목표 선정, 2차에 걸친 실증시험을 통해 기존 필터보다 성능이 월등한 집진필터를 개발했다. 새로 개발된 필터는 사용수명이 20일에서 100일로 연장됐으며, 이에 대해서는 성능개선품 특허 출원과 복합화력 비산먼지 제거기술을 선점하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

군산발전처는 배출가스 및 입자상 오염물질 특성 분석을 통해 내열성 및 내화학성이 우수한 필터 미디어를 이용해 집진필터 개발을 추진했다. 파일럿 시험 결과 PPS필터는 내구성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현장 시험에서 인장강도 저하를 확인하고 재검토에 착수했다.

관련업무 전문가 회의를 통해 인장강도 저하의 원인인 보일러 내부 온도차에 따른 인장강도 저하를 방지하기 해 단열재와 격벽을 보강하는 등 설비개선을 추진했다.
최종 현장 시험에서는 기존 필터보다 500% 수명이 증가된 신개념의 필터를 개발하는 데에 성공했다.

기존 필터 대비 사용시간은 100시간에서 500시간으로 증가했다. 가동율 75%를 기준으로 하면 필터 구입비용은 연 2억원 정도 절감된다. 이외에도 새로 개발된 필터는 집진효율 증가에 따라 미세먼지도 획기적으로 감축돼 발전소 인근 주민들의 민원을 해결하는 데에도 한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시운전 때만 가동했던 집진 필터를 주말에 운영하다가, 마침내 상시운영체제로 바꿨기 때문이다.

필터 사용시간 확대에 따른 교체작업 감소로 설비 운영에 안전성도 확보할 수 있다. 당초 필터 교체를 위해서는 야간 및 휴일 등 수시로 발전소가 가동되지 않는 시간과 주민들의 주된 활동시간대가 겹치지 않는 시간을 선택해야 했다. 그러나 이번 필터 개발이 계기가 돼 주간이면 언제든지 발전기가 정지했을 때 교체할 수 있게 됐다. 필터 수명이 늘어나서 교체 횟수는 연간 33회에서 7회로 감소했다. 교체 투입인력도 10명에서 6명 등으로 감소했다.

군산발전처가 개발한 이 필터는 신기술 개발선정품에 채택되고, 공동특허 출원으로 중소기업과의 협업을 통한 정부3.0 기반을 마련하는 데에도 주효했다. 현재 다른 복합화력발전소와 집진설비가 필요한 다른 산업계에 전파돼 환경오염 저감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집진필터를 이송하는 방법도 개선했다. 기존 필터는 2롤을 1개의 구동모터로 이동함에 따라 풍압 등의 영향으로 회수 길이의 차이가 발생해 필터 일부분이 배열회수 보일러 내부에 남아 있었다. 이는 인력을 투입해 회수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새로운 필터는 필터와 구동 모터를 일대일로 맞출 수 있도록 구동모터를 추가로 설치했다. 모터 구동을 위한 현장 판넬을 개선하고 로직도 수정했다.
집진장치를 사용하는 빈도가 증가하자 또다른 어려움도 생겼다. 필터교체 작업량이 증가해 집진설비의 필터 탈장착시 작업시간이 적지 않게 소요됐던 것이다. 

이에 따라 군산발전처는 집진 필터 교체용 툴을 제작해 활용했다. 필터 이송용 호이스트를 설치해 이송시간을 50% 이상 단축했다. 또한 집진필터 교체시 툴 분실을 방지하고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작업방식을 바꾸고 작업환경 개선을 위해 외부 공기 순환덕트를 설치하기도 했다.

군산발전처가 이번에 개발한 필터의 가장 큰 장점은 수명이 장기라는 점이다. 
필터 사용수명을 분석한 결과 필터수명에 영향을 주는 인자를 파악해 개선해 냈기 때문이다. 필터 미디어의 선정을 위해 내구성을 향상할 수 있는 연구대상 소재를 총 15 품목 선정했다.

이 소재를 대상으로 랩테스트(Lap Test)를 시행하고, 1차 현장 노출 시험을 시행했다. 실험결과 내식성, 내열성, 압력손실을 고려한 테플론 코팅(Teflon Coating), 멜라민 폼(Melamine Form), PPS 등 3품목을 1차로 선정했다.

이들 소재를 대상으로 현장실증시험 전 신뢰성 확보를 위해 파일럿 시험을 진행한 군산발전처는 필터 내구성향상 사전검증을 시행해 최종 미디어 소재로 PPS를 선정했다. 1차로는 일부분에만 설치해 일주일 간격으로 샘플링 후 필터를 점검하고, 2차로는 전량 설치 후 실증시험을 시행했다. 특히 내구성 및 초기 차압, 포집효율을 만족하는 것을 확인했다. 내구성이 향상된 집진필터 개발을 최종 완료한 것은 올해 6월이다.

한전 대전충남지역본부>> ‘경량 이동형 에너지저장장치’ 개발…보급 박차

▲ ESS를 활용한 나노그리드 개요를 설명고 있는 모습.

무게 40㎏ 불과…장소 제약 없어
농사·캠핑·비상시 등 활용도 높아

한국전력공사 대전충남지역본부(본부장 최익수)가 이동형 에너지저장장치를 개발하고 보급하는 데에 앞장서고 있다. 당초 농가의 양수용 전력 이용을 위해 개발된 이 장치는 다양한 비상전원용으로 활용할 수 있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 P-ESS를 이용 양수모터를 사용하는 모습.

무겁고 습도에 취약해 실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던 기존 에너지저장장치의 단점을 개선하기 위해 한전 대전충남지역본부에서 이동형 에너지저장장치(Portable ESS)를 자체 개발했다.

한전 대전충남지역본부와 코캄이 협력해 개발한 이 장비는 ‘경량화’가 핵심이다. 
전체 무게가 40㎏에 불과해 수백㎏에 육박하는 기존 에너지 저장장치와 비교하면 운반이 용이하다. 인버터와 배터리를 분리할 수도 있어 10~20kg 내외 정도로 이동이 더욱 용이해진다. 각각 별도의 캐리어로 이동할 수도 있다.

배터리는 교체형으로, 병렬로 연결하면 4∼5시간가량 사용할 수 있다. 방진 방수 기능을 갖춰 외부 영향은 거의 없다. 인체 감전 위험을 없애기 위해 인버터 부위에 누전차단기와 접지 등 안전장치를 달았다.

저장 용량은 2㎾가량으로, 어둠 속에서 이틀 이상 불을 밝히거나 휴대전화를 장시간 충전하는 등 급박한 상황에서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는 만큼의 전력은 확보할 수 있다.

이번에 대전충남본부의 에너지저장장치 개발로 한전은 연간 이용빈도가 낮지만 전력공급에 많은 비용이 드는 관개양수용 전기사용신청 건에 대해 고객의 공사비 부담 없이 희망하는 시기에 신속하게 전력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 불필요한 배전설비 신설공사를 줄이게 됨으로써 투자비를 절감하는 이점도 있다.

이동형 에너지저장장치는 휴농기에는 횟집이나 양어장 등 정전 시 큰 피해가 예상되는 정전민감 고객에 대한 긴급 전원으로 활용하거나 민방공 훈련 대피소 및 투·개표장 전력 확보 등 다양한 공공 목적을 위해 활용될 수 있다.

▲ P-ESS를 이용한 푸드트럭.

지하 굴착공사 현장이나 주택가 푸드트럭 등에서 사용되고 있는 소형발전기를 대체해 배출가스 및 소음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이외에 캠핑장 등에서 텐트와 캐러밴의 전력공급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다.

대전충남본부는 해외에 수출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타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국내 배터리기업인 코캄, 일본의 가가전자 등과 일본 내 판매 및 운영에 관한 협약을 맺기도 했다. 코캄은 이번 대전충남본부의 동반성장 파트너로서 기술 및 서비스모델 개발에 함께 힘써 왔다.

대전충남본부의 이동형 에너지저장장치는 먼지와 습도가 높은 열악한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높은 방진·방수등급을 적용했다. 혼자서도 쉽게 운반할 수 있도록 경량화한 가운데 인체감전 위험으로부터 안전성이 확보되도록 한전 대전충남지역본부와 코캄이 협력해 개발했다.

지진 등 자연재해가 많은 일본에서 비상전력 공급을 위한 에너지저장장치는 매우 중요하다. 가가전자는 이동형 에너지저장장치를 수입해 각종 재난재해의 발생으로 파손된 전력공급설비의 복구기간에 통신시설 등과 각 가정의 비상용 필수품으로 보급할 계획이다.

한전 대전충남지역본부는 지난달 초 기술개발 및 서비스 모델 발굴 시연회 후 고객 문의가 쇄도하는 만큼 관련 서비스 범위를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일본 이외에 다른 나라의 비상전원용 수요에 대해서도 계속해서 모니터링하고 있다.

최익수 한전 대전충남지역본부장은 “이동형 에너지저장장치 기술개발을 계기로 보급을 촉진하는 한편, 이용 편리성을 높여 사용자의 소득증대 및 고객만족 제고를 도모하고 있다”며 “지역 유망 중소기업과 손잡고 태양광발전과 연계한 나노그리드 상품을 개발해 오지나 도서벽지의 전력 자립을 기하는 등 해외시장 진출 가능성도 계속해서 타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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