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장 성장에 배터리 시장도 ‘쑥쑥’
전기차 시장 성장에 배터리 시장도 ‘쑥쑥’
  • 조강희 기자
  • 승인 2016.10.05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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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시장은 중국…가장 진입 어려운 시장도 중국
▲ LG화학의 충북 오창 전기자동차 배터리생산 공장에서 직원들이 배터리 제품을 검수하고 있다. (사진제공=LG화학)

“중국 아니면 어때”…더 큰 그림 보는 국내 3사

[한국에너지신문] 전기자동차 시장의 성장에 따라 배터리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2025년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24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배터리 시장에서 현재는 적은 부분만을 차지하고 있는 자동차용 배터리의 점유율 확대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업계와 에너지시장 조사업체인 SNE리서치 등에 따르면 전기차 시장은 지난해 240만대에서 올해 290만대로 성장한 뒤 2018년 530만대, 2020년 860만대, 2025년 2380만대로 확대될 전망이다.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의 비중은 현재 3% 미만이지만 2020년에는 9%를 돌파해 2025년 24%까지 올라간다는 것이다.

김광주 SNE리서치 대표는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은 용량 기준으로 현재 30GWh 수준이지만 2025년에는 64배 증가한 1764GWh까지 성장할 것”이라며 “이 시장을 잡기 위해 LG화학, 삼성SDI, 중국 CATL, 일본 파나소닉 등 한·중·일 4개 기업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김 대표가 언급한 4개 배터리 기업이 전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율은 36%에 달한다. 배터리 기술, 생산공장 확충 등을 고려하면 2025년에는 55%까지 점유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보조금까지 계산해도 3000만원대 초중반에 달하는 국내 전기차 시장의 현황에서 보면 아직까지는 장밋빛 전망처럼 보이긴 하지만, 한번 충전으로도 300~400km를 주행할 수 있는 모델 테슬라 모델3, GM 볼트 등이 출시되고 전기차 가격도 2000만원대로 낮아진다면 불가능한 이야기도 아니다.

▲ 삼성SDI 울산사업장 배터리 생산라인에서 직원들이 배터리 제품의 출하 전 검사를 하고 있다.(사진제공=삼성SDI)

시장 확대 분위기에 편승해 완성차 업체들은 2020년까지 킬로와트시(KWh)당 배터리 가격을 현재 150달러에서 100달러 수준으로 내려 줄 것을 배터리 업체들에 요구하고 있다. 배터리 업체들은 전기차 가격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배터리 단가를 낮추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모듈 가격을 낮추기 위해 원자재 가격을 최대한 줄이는 전략을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현재 전 세계의 전기차 시장에서 가장 가열되는 시장은 단연 중국이다. 중국의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2015년 기준 전 세계의 53%를 차지하고 있다. 전기버스 10만대를 공급하면서 배터리 출하량도 급증했다.

하지만 전기차 배터리 시장 중 진입장벽이 가장 강고한 시장도 중국이다. 중국이 현재 자국 배터리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 조치가 장기화될 가능성은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우리 배터리 업체들로서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격으로 느껴질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배터리 기업들은 자국 정부의 지원 덕분에 우리나라나 다른 외국 기업들보다는 수익률이 대체로 높은 편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중국에서의 배터리 판매량 목표를 설정하지 않는 한편, 중국이 아닌 다른 시장을 조사하는 방향의 대책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관련된 물량이 적어진다고 해서 세계 전기자동차 배터리 시장이 위축되는 것은 아니라는 판단하에 국내 관련 대기업들은 국내외에 공장 증설 등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 시장 이외에도 세계적으로 친환경자동차나 전기자동차의 점유율이 높아진다는 판단 하에 다양한 지역에 접근할 수 있는 생산거점을 마련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 SK이노베이션 충남 서산공장 생산라인에서 직원들이 제품과 생산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가장 민첩하게 움직이는 국내 기업은 LG화학이다. LG화학은 연내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을 착공할 계획이다. LG화학은 한국과 미국, 중국에 이어 유럽에 생산거점을 신설함으로써 주요 시장인 유럽 공략에 힘을 실을 수 있게 됐다. 아울러 GS에너지의 자회사인 GS이엠으로부터 배터리 핵심원재료인 양극재사업을 인수해 배터리 제조 전과정에 대한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삼성SDI도 유럽 자동차업체들의 생산기지가 몰려있는 헝가리 괴드시(市)에 순수전기차(EV) 기준 연간 5만대 분량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라인을 건설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공장을 건설하면 삼성SDI는 한국, 중국에 이어 글로벌 3각 생산체제를 갖추게 된다.

SK이노베이션은 국내외 전기차 배터리 수주량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3월 공사에 들어갔던 전기차 배터리 서산 공장 3호 라인 증설을 9월 초 완료해 생산용량을 1GWh로 끌어올렸다. 생산 대수로는 4만대에 해당하는 양이다. 이외에도 SK이노베이션은 현재 중국에 배터리 제조 합작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투자를 늘려 나가는 배경에는 중국과 일본의 배터리 기업들도 투자를 늘리고 있는 상황이 있다. 중국 전기차 배터리 2위 업체 CATL은 지난해 3GWh였던 생산능력을 올해 8GWh로 2배 이상 끌어올렸다. 2018년 24GWh, 2020년 50GWh, 2025년 85GWh로 빠르게 설비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일본 파나소닉 역시 지난해 10GWh에서 2025년 74GWh로 생산능력을 늘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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