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에너지산업 정책 구조 전환 계기돼야
국감, 에너지산업 정책 구조 전환 계기돼야
  • 한국에너지
  • 승인 2016.09.26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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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핥기’식 아닌 환부 도려내고 새로운 길 여는 기회로

[한국에너지신문] 에너지산업 정책이 다시 한번 국정감사의 ‘수술대’ 위에 오를 예정이다.

지난 여름 폭염과 9월 경주 지진은 에너지 관련 정책의 근본적인 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사람의 입이 아닌 하늘과 땅을 통해 나온 것으로 우리는 본다. 그래서 이번 국감을 ‘전기료 국감’, ‘지진 국감’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는 사람들이 많다.

전기료에 대해서는 새누리당이 당정 태스크포스까지 꾸려 여러 모로 ‘마사지’를 해 놓았지만, 여전히 불씨가 꺼지지는 않고 있다. 여기에 저소득층의 여름철 에너지 복지 문제까지 겹치면 그 문제 한 가지만 가지고 국정감사를 진행해도 모자랄 판이긴 하다.

지진 문제는 또 어떤가. 이제 아마도 에너지공기업 및 민간기업과 관련 사업소 및 기지 등의 내진 안전 문제가 도마에 오를 것이다. 대피소 문제도 쟁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지난해에도 관련 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를 것이 예견됐지만, 실제로 일어난 사건이 없어 가라앉았다. 이번에는 구체적인 사건이 있는 만큼 중요한 쟁점이 될 것이다.

하지만 매년의 국감이 그러하듯이 이번에도 수박의 겉만 핥아 보고, 껍데기만 살짝 까서 맛만 보고 뱉어버리는 국감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는 국회의원들이 공부를 안 하는 탓도 있고, 언론에 오르내리기 위해서는 표피적인 쟁점을 물고 늘어져야 하는 감사위원들의 성향적 한계 탓도 있다.

국감에서 경주 지진은 확실히 쟁점으로 떠오를 것이다. 지진은 다른 분야에도 안전 문제를 일으키지만, 특히 원자력의 안전에 대한 근본적 질문이다. 내진 기준은 이미 지어진 발전소는 보강하고, 계획된 발전소는 기준을 높이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아무리 하고 있어도 또 보강해야 한다. 안전은 더욱 면밀하게, 더욱 꼼꼼하게 챙겨야 하기에 더욱 강력한 대책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사실은 그보다 더 심층적으로 논의해야 할 주제들이 있다. 원자력이나 석탄을 대체할 태양광과 풍력을 위시로 한 신재생에너지의 이용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논의가 그런 것이다.

태양광 패널 등 신재생에너지 수단을 적용한 주택은 올해 폭염에도 전기료 ‘폭탄’은 맞지 않았다는 소식도 있고, 매번 에너지 공급체계 관련 쟁점이 나올 때마다 본지는 그에 대한 해결책으로 신재생에너지를 내놓고 있기도 하다.

우리는 다만 기존 석탄화력이나 원자력과 같은 대규모의 송변전설비를 통해 계통연결이 필요한 방식이 아닌 개별 가정 단위, 소규모 마을 단위 등의 사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망에 접속이 안 되니 더 개발이 안된다는 핑계를 이제 더 이상 대지 못하도록 근본적인 수술이 필요한 것이다.

에너지산업의 구조를 바꾸기 위해 국감에서 필요한 심층 논의는 이 뿐만이 아니다. ‘에너지 자립’이라는 중요한 소재를 굳이 ‘섬’에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는 점도 그 한 가지다.

에너지 자립 가구, 에너지 자립 마을, 에너지 자립 읍면동, 에너지 자립 시군구의 사례가 풍성하게 나와야 에너지산업의 구조가 바뀌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논의는 그저 업계나 전문 언론에서나 주장할 뿐, 국회의원들이 이러한 문제를 짚어 주기는 어려울 것이 뻔하다.

자원개발 공기업의 부실 해소 문제는 지난 해에 이미 많이 ‘바람’이 빠져 주요 쟁점으로 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지난 해에 흐지부지했다면 이번에는 확실하게 해결의 맥을 짚고 가야 할 것이다.

사실 근래에 내놓은 공기업 기능조정 방안은 해결의 임기응변도 되지 않는 수준이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해외자원개발을 할 것인지, 한다면 어떤 전략으로 해야 하는지를 따져야 한다. 그래야 다음에라도 비슷한 정책을 추진할 때 좀 더 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국정감사만으로 에너지 산업 전반의 구조가 바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더 챙겨본다면 바뀔 수 있는 계기 정도는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아무쪼록 이번 감사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를 위시로 에너지 관련 부처가 1년간 정책을 펴는 살림살이를 잘 해 왔는지 제대로 평가하고 논의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구조전환의 작은 불씨 하나라도 만들어 내기를 바란다. 심부름꾼이라도 자기 일을 잘 하면 주인으로부터 감사(感謝)의 표시를 받게 된다.

국회의원들은 감사(監査)를 올바르게 해야 국민들의 심부름꾼 노릇을 제대로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올바른 감사가 에너지정책을 비롯한 모든 정책의 제대로 된 씨앗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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