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스 ‘원격검침’ 시대…보안성·편의성 등 ‘획기적’
도시가스 ‘원격검침’ 시대…보안성·편의성 등 ‘획기적’
  • 조성구 기자
  • 승인 2016.09.19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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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 스마트계량기·원격제어로 안전성 제고 수익성 증대

 

▲ 개인휴대기기를 통해 원격검침을 시연하고 있는 모습.

[한국에너지신문] 도시가스업계에도 사물인터넷(IOT)을 이용한 ‘원격검침 시대’가 서서히 개막되고 있다.

원격 검침은 ‘스마트미터’로 통칭되는 AMI(Advanced Metering Infrastructure)시스템에 의한 것으로 사물인터넷과 디지털 검침계기를 연결한다. 현재의 사용량을 공급자에게 보내는 방식으로 구성돼 원격계량기에 부착된 센서로 검침과 누출여부까지 확인 가능하다.

SK이앤에스, SK텔레콤과 스마트미터 시스템개발 시범사업 실시
도시가스스마트그리드사업단, 마산·창원 아파트에 시스템 보급

도시가스 보급률은 지난 1992년 21.7%에서 2015년말 현재 80.8%로 높아졌다. 외연과 부피는 크게 성장한 반면 서비스 제공 방식은 여전히 과거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하 통신구와 연결되는 ‘맨홀’이 전국에 155만여개나 된다. 도시 구획정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지역은 검침원들이 일정기간 지하로 내려가 가스 계량기를 확인해 검침결과를 보고하는 방식이다. 또한 건물을 넘어 검침을 하기도 한다.

이와 같이 기존 시스템 의존도는 계량 및 안전점검 분야가 가장 높은 편이다. 도시가스 초기 방식인 세대 방문이나 자가 검침방식을 고수하고 있어 맞벌이 및 단독세대가 많은 최근에는 점검 자체가 어려운 경우가 많아졌다.

스마트미터 보급으로 원격검침이 확대되면 단순 점검에서 나아가 고객의 시간별 부하패턴 등을 분석해 평소보다 사용량이 특이하게 많거나 적은 고객의 신변 이상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검침원을 사칭한 범죄도 원천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SK이엔에스가 주도하는 AMI 기술은 기본적으로 원격검침(AMR, Aotomatic Meter Reading) 기술에 기반을 둔다.

먼저 가스 원격계량기에서 중계기까지 테이터를 저전력 무선통신기술인 Lora(Long Range Sub-GHz Module)방식으로 전송한다. 이후 중계기에서 도시가스사 서버까지는 SK텔레콤 무선통신망을 이용해 검침값을 전송한다.

최근 저전력 장거리 통신기술(Lora)이 상용화단계에 들어서 사정이 더 좋아졌다. 이 기술은 한 번에 보낼 수 있는 데이터 양이 적고 속도가 느린 대신 전력과 비용이 적게 들면서도 정보를 장거리까지 보낼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고화질 동영상을 볼 때처럼 대용량 데이터가 아닌 소량의 단순 정보를 주고받는 것이 목적이어서 ‘소물(小物)인터넷’이라는 용어로도 불린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원격검침 비용은 획기적으로 줄어든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국내에서 사물인터넷과 관련된 사업을 시도하고 있는 곳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KT 등 통신사들인데, 가스분야 원격검침과 관련된 사업에 SK텔레콤이 앞서나가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저전력 장거리 통신기술 기반의 사물인터넷 전용망 ‘로라 네트워크’를 전국에 구축하고 사물인터넷 사업을 본격화했다.

SK텔레콤은 기존 이동통신용 LTE망의 일부를 활용한 사물인터넷 전용망(LTE-M)을 운영해 왔는데, 로라 네트워크까지 갖춰 세계 최초로 두 개의 전용망을 함께 제공하는 업체가 됐다. 2017년 말까지 로라네트워크에 400만개 이상의 기기가 연결되도록 한다는 게 SK텔레콤의 목표다.

SK텔레콤이 서비스하는 월 기본료 350~2000원(부가세 별도)의 ‘로라 IoT 요금제’ 중 매 시간 한 번씩 정보를 제공하는 가스검침기는 1회당 평균 64바이트의 데이터를 사용하므로 한 달 350원을 내는 최저 요금제를 이용하면 된다.

SK그룹 내의 국내 7개 지역에서 도시가스 소매사업을 하고 있는 SK이엔에스는 SK텔레콤과 함께 스마트미터 시스템을 개발했다. 시범사업을 거쳐 2017년 이후 산하 모든 도시가스사에 순차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해외에서는 프랑스가 오는 2022년까지 가스 미터기 1100만대를, 영국이 2100만대를 스마트미터기로 교체할 계획이다. 중국과 일본 역시 무선원격검침, 안전차단 계량기 도입을 진행하고 있다.

▲ 도시가스 스마트 계량기의 온압 보정 기능

도시가스 온압보정기와 함께 스마트미터 사업을 하고 있는 곳도 있다. 도시가스스마트그리드사업단은 경남 마산, 경북 칠곡 등지의 아파트에 스마트그리드시스템 보급을 완료했다. 이미 각 지역 관할 도시가스사에서 원격검침을 실시하고 있다.

도시가스 소매사업자로서 직접 스마트미터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SK이엔에스에 따르면 현재 가스계량기는 1980년대 중반 도시가스보급 초창기에 설치된 기계식계량기 수준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가스 사용량을 육안으로 확인하는 것만 가능할 뿐, 누출탐지·안전차단기능 등이 없다. 또한 외국과 달리 가스계량기가 대부분 실내에 설치돼 있어 사용량 검침이 불편하고, 소비자의 사생활을 침해하며, 범죄 악용 사례도 발생한다는 것이 문제다.

이에 반해 스마트미터는 전기, 수도처럼 소비자가 직접 검침하는 불편을 해소하면서 세대 내에 진입을 최소화해 사생활보호와 범죄 방지의 효과도 거두고 있다. 검침원을 사칭하는 범죄나, 실내에서 벌어질 수 있는 검침원 대상 범죄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안전점검기능을 통해 안전관리를 선제적으로 할 수 있고, 정체되고 있는 계량기 제조기술 향상으로 신규 시장, 신규 고용, 신규 투자를 창출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SK이엔에스는 도시가스 사용자의 편의성 향상과 신규시장 창출을 위해 2015년 1차 시범사업으로 강원도시가스, 부산도시가스, 코원에너지서비스 등에 1000대를 보급했다. 강원도 홍천 친환경에너지타운 50여세대에도 설치했다.

이 시범서비스를 통해 SK이엔에스는 완성도 높은 검침 신뢰도와 배터리 수명 등을 확인했다. SK이엔에스는 급저온, 급고온, 고습 등 악천후 환경에 견딜 수 있는 스마트미터를 만들기 위한 시험을 위해 주거형태별 다양한 환경에 설치하는 등 2차 시범 사업도 조만간 벌이기로 했다.

SK이엔에스 관계자는 “계량기의 자산화·선진화를 이루는 과정의 적정한 공급비용 반영, 교차보조, 고객센터 점검원 실직, 수리업체 경영난 등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지만 올해년말까지 확실한 플랜으로 2017년부터 본격 확대 추진이 가능할 것”이라 예상했다.

정부는 지난 7월 에너지신산업 종합대책에 따른 도시가스부문 발전방안으로 2022년까지 5천억을 투자해 1600만호를 스마트계량기로 교체할 계획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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