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원인’ 오명 벗자…환경설비 개선 나선 석탄화력발전소
‘미세먼지 원인’ 오명 벗자…환경설비 개선 나선 석탄화력발전소
  • 조강희 기자
  • 승인 2016.09.19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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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 탈질·탈황·집진설비 확충…맑은 공기 만들기 일조

기존시설 환경설비 개선 돌입…저감효과 올해부터 
노후시설 43기, 환경설비 교체·성능 대폭 강화
신규 건설 발전소, 최고 수준 배출 저감시설 확충

[한국에너지신문] 올 상반기 전국을 뒤덮은 미세먼지로 국민건강이 위협받으며 정부가 미세먼지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석탄화력발전소 관련 대책을 내놨다. 

정부는 석탄화력발전소 대기오염물질 배출기준을 상향하고 2030년까지 미세먼지는 2015년 대비 24%인 6600톤, 황산화물은 16%인 1만 1000톤, 질소산화물은 57%인 5만 8000톤을 감축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충남지역에 대해서는 2015년 대비 미세먼지 34%, 황산화물 20%, 질소산화물 72% 감축이 기대되고 있다.

이러한 방침에 따라 전국 5개 석탄화력 발전소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환경설비 수준을 한 단계 높이고 있다. 화력발전소들은 새로 건설하는 발전기에 친환경설비를 갖추고, 기존 발전시설의 오염물질 배출 관리도 강화하고 있다.

이미 하계피크에서 벗어난 지난달말부터 작업이 시작돼 탈질·탈황 설비와 전기집진기 등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저감하는 환경장치 기능을 배가하고 있다.

환경설비 개선은 설비를 추가하지 않으면 작업이 비교적 단기에 마무리된다. 최대 한 두달 정도가 걸리는 작업이어서 올해부터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메인터빈을 비롯한 주기기까지 모든 설비를 개선하는 성능 개선 작업은 내년에 일정을 수립해 2018년부터 본격화한다.

한편 환경설비 교체와 성능개선 대상은 기존 석탄발전소 53기 중 30년 미만의 설비로 43기에 달한다. 산자부는 지난 7월 20년 이상 30년 미만 8기는 대대적 성능개선을 시행하고 환경설비를 전면교체하기로 했다.

20년 미만 35기는 탈황·탈질설비와 집진기 등 저감시설을 먼저 확충하고 20년 이상 경과시 성능개선 작업을 하기로 했다. 터빈 등 주요부품 교체를 통해 발전기효율 향상을 위한 성능개선 작업에는 기당 1000~2500억원이 소요된다.

20년미만 발전기 35기는 2단계에 걸쳐 오염물질 감축과 효율개선을 추진하는데, 1단계로 2019년까지 약 2400억원을 우선 투자해 순환펌프 용량 증대와 촉매 추가설치 등 탈황·탈질설비, 전기집진기를 보강하기로 했다.

당진 1~8호기에는 총 720억원의 설비투자, 태안 3~8호기에는 총 590억원의 설비투자가 이뤄진다. 2단계로 향후 20년 이상 도래하는 발전기는 대대적인 성능개선을 실시할 계획이다.

충남지역은 석탄발전소가 밀집해 타지역보다 강화된 오염물질 저감목표를 제시하고 2017~18년에 집중적인 환경설비 보강을 실시한다. 당진화력 1~2호기 추진을 위해 1단계에서는 저감시설 확충을 통해 황산화물 10%, 질소산화물 47% 감축되고, 2단계에서는 수명이 20년 이상 경과되는 시점에 성능개선사업을 통해 2015년 대비 황산화물 44%, 질소산화물 88%를 감축할 수 있다.

4~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된 20기 석탄화력 발전소는 예정대로 건설하되, 초초임계압 등 최고 효율수준의 발전시스템을 도입하고 강화된 배출기준을 적용해 건설하기로 했다. 시스템별 발전효율은 아임계는 35∼39%, 초임계는 41%, 초초임계는 43%에 달한다.

공정률 90%이상의 11기는 이미 운영중인 다른 발전소와 비교해 오염물질별 2~3배 강화된 기준을 적용해 건설하고, 2030년까지 각 발전소 배출기준 대비 약 40% 오염물질 추가감축을 추진한다. 공정률 10%이하의 9기는 세계 최고 수준인 영흥화력 배출기준을 적용하고 설계변경을 통해 건설 단계부터 최고수준의 배출 저감시설을 확충하기로 했다.

>>각 발전사업자 노력은

서부발전 / 국내 첫 미세먼지 ‘0’ 수준 석탄가스화발전 상업 운전 

▲ 서부발전 석탄가스화복합발전소 전경

우리나라 6개 발전자회사 중 한국서부발전은 화력발전소 환경문제 해결의 선두에 서 있다.

석탄화력발전소 환경문제의 새로운 대안으로 다양한 환경설비 이외에 석탄가스화복합발전이 관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를 상업운전하는 첫 사례가 서부발전에서 나왔다.

가스화한 석탄은 오염물질 배출이 거의 없는 청정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 세계에 흔한 자원이지만, 미세먼지와 각종 오염물질을 배출해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았던 석탄이 깨끗한 미래 에너지원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달 가스화한 석탄을 발전원으로 이용하는 한국서부발전 충남 태안 300MW급 석탄가스화복합발전소가 첫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1조 3000억원을 투자해 2011년 11월 착공했고 두산중공업·제너럴일렉트릭(GE)·GS건설·신텍 등이 참여했다.

세계 일곱 번째 석탄가스화발전소인 동시에 가장 짧은 기간동안 상업운전 준비를 끝낸 석탄가스화발전소이기도 하다.

태안 석탄가스화복합발전소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높이 100m, 무게 2000톤이 넘는 석탄가스화 공정설비다. 두산중공업이 경남 창원 공장에서 제작해 배로 실어나른 이 설비는 석탄을 고온 고압에서 잘게 빻아 산소와 결합시켜 일산화탄소(CO)와 수소(H2)가 주성분인 합성가스로 바꿔준다.

이를 정제한 뒤에 가스터빈과 증기터빈을 구동하는 것이다. 기존 석탄화력발전의 효율이 38∼40%인 데 반해 석탄가스화복합발전은 42%까지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이산화탄소배출은 기존 석탄화력에 비해 10% 이상 줄어든다.

오염물질 배출은 눈에 띄게 낮아진다. 아황산가스배출은 최신탈황설비를 갖춘 석탄화력발전소의 2% 수준이다. 질소산화물은 최신탈질설비 구비 발전소의 5%에 불과하다. 1㎥당 미세먼지 배출도 ‘0’ 수준이다.

이 때문에 석탄가스화복합발전소는 효율은 비슷하면서도 오염이 적어지는 만큼 국내에서 가장 현실적인 미래형 발전소 모델로 꼽히고 있다. 10년 후에는 국내 화력발전소의 주종 모델이 될 것으로 발전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조만간 태안 이외에 경남 남해에도 석탄가스화발전소가 착공된다. 석탄의 1kWh당 평균 단가는 40원을 밑돈다. LNG와 신재생 에너지는 각각 100원, 400원 안팎에 달한다. 김동섭 서부발전 기술본부장은 “에너지안보와 환경문제를 고려하면 석탄을 청정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최선의 방안”이라고 말했다.

서부발전은 또 LNG복합발전소의 환경오염물질 저감을 위한 고효율 집진필터를 개발하는 등 ‘친환경’을 더하는 기술개발을 이어나가고 있다.

서부발전 군산복합화력은 2013년 발전소 정비 후 재가동시 굴뚝을 통해 산화철이 배출되면서 지역에 많은 피해를 끼쳤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군산발전처는 2014년에 유사 발전소에 적용된 배열회수보일러 철산화물 집진장치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전력예비율 증가에 따라 복합발전소는 가동율이 2013년 67.1%, 2014년 53.2%, 2015년 40.6% 등 매년 10% 이상씩 하락했다. 군산복합 기동정지 횟수도 2015년 287회에서 2016년 상반기에만 326회를 기록하는 등 급증하고 있다. 이에 반비례해 집진효율도 하락일로를 걷고 있다.

서부발전 군산발전처는 고효율 집진필터 개발을 위해 지난해 6월부터 1년간 문제점 파악, 개발목표 선정, 2차에 걸친 실증시험을 통해 기존 필터보다 성능이 월등한 집진필터를 개발 완료했다.

기존 필터보다 사용시간이 500% 증가된 스팬당 500시간을 사용할 수 있는 신개념 필터를 개발하는 데 성공해 필터사용수명은 20일에서 100일로 연장되고, 성능개선품은 특허 출원됐다.

이를 통해 서부발전 군산발전처는 필터 구입비용 절감으로 가동율이 75%인 경우 연간 2억원의 수익을 창출하는 효과를 내게 됐다. 이는 집진효율 증가에 따른 미세먼지 감축과 더불어, 필터 사용시간 확대에 따른 교체작업 감소로 설비 운영에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중요한 기술이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다른 복합화력발전소와 산업계에 전파돼 환경오염 저감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서부발전 측은 보고 있다.

이외에 서부발전은 올해 정비기간에 태안화력 2·4·7호기에 탈황 흡수탑, 전기집진기 설비를 개선한다. 태안지역 굴 양식장에서 발생하는 굴 패각을 석회석을 대체할 발전소 탈황 재료로 재활용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중부발전 / ‘대기오염물질 감축’ 선언…8천억 투입 환경설비 보강

▲ 중부발전 미세먼지 저감 서명식

한국중부발전도 환경 설비 강화에 대한 장기적 목표와 단기 대책을 모두 사용하고 있다. 중부발전은 2025년까지 대기환경설비 보강에 약 8000억원을 투자한다. 기존 석탄화력을 세계 최고수준의 환경설비로 교체해 대기오염물질을 88% 감축하기 위한 것이다.

건설중인 신보령, 신서천화력은 수도권 최적 오염방지시설 수준으로 설계변경과 개선을 이뤄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기존 설계보다 약 67%를 추가 감축할 계획이다.

중부발전은 이달 5일 본사 회의실에서 경영진 및 본사 처·실장, 전 사업소장이 참석한 가운데,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대기오염물질 감축 대책을 발표하고, 이를 이행하기 위한 ‘대기오염물질 감축 선언문’ 서명식도 열었다.

선언문은 세계 최고수준의 환경설비를 구축하고 대기오염물질을 획기적으로 감축하기 위해 회사의 인력·예산·물자를 최우선으로 지원하는 등 전사 역량을 집중해 미세먼지로 인한 국민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임을 선언하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중부발전은 이외에도 보령1호기부터 탈질설비 촉매를 교체해 질소산화물 배출을 줄이고 있다. 일부 노후설비는 내년부터 신형으로 교체된다.

중부발전은 내년 6월 준공되는 1000MW 급 초초임계압 화력발전소인 신보령 1·2호기 총건설비의 30%를 환경설비에 투자했다. 44.14%의 발전효율과 세계 최고 압력 265㎏/㎠을 자랑한다. 발전효율 향상을 통해 연료는 연간 26만톤 절감하고, 이산화탄소배출도 40만톤 감소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현재 중부발전 보령화력은 고효율 환경설비인 탈질설비와 탈황설비, 전기 집진기를 운영하며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 및 먼지를 대기환경보전법의 배출 허용기준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까지 줄이고, 이를 한국환경공단에 실시간 전송해 감시를 받고 있다.

동서발전 / 건설비 20% 환경설비 투자
남동발전 / 삼천포화력 전기집진기 개선
남부발전 / 발전소 종합개선계획 수립

동서발전 당진화력발전소는 당진화력 9호기와 10호기에 연료로 사용되는 석탄을 쌓아 두는 저탄장을 옥내형으로 건설하는 한편, 신발전기술을 도입해 당진 1∼4호기에 비해 연간 46만톤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하도록 설계했다.

동서발전은 설계 당시부터 총 건설비의 20%인 4500억원을 환경설비에 투자했고, 고효율의 배연 탈황설비, 전기 집진기, 배연 탈질설비, 폐수처리 설비를 설치해 오염을 최소화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남동발전은 삼천포화력 대기오염물질 저감에 집중한다. 하반기에는 삼천포 5호기 전기집진기 설비 개선에 103억원을 투입한다. 남동발전 영흥화력은 수도권 대기환경 기준을 충족시키고 있고, 석탄화력 미세먼지 저감의 모범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외에 남부발전은 전체 발전소에 대한 종합개선계획을 수립해 환경설비 추가 작업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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