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vs 포스코에너지 "국내 연료전지 분야 전초전 시작"
두산 vs 포스코에너지 "국내 연료전지 분야 전초전 시작"
  • 조승범 기자
  • 승인 2016.06.20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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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연료전지 사업 계기...경쟁구도 심화
▲ 두산퓨얼셀이 생산한 400kw급 PAFC 연료전지 모습 <사진제공=두산퓨얼셀>

[한국에너지신문] 국내 연료전지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려오던 포스코에너지가 올해 4월부터 연료전지 사업을 축소하려고 시도함에 따라, 국내 연료전지 시장은 후발주자인 두산과 업계 1위인 포스코에너지간 이파전 체제가 굳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최근 두산이 인천과 평택 등 국내 발전용 연료전지 시장에 진출을 시도함으로써, 포스코에너지가 지난 10년간 점유율 90%를 차지해왔던 연료전지 시장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두산의 경우, 2014년 사업 진출 이후 2018년까지 5조원 대로 성장할 것으로 보이는 연료전지 시장에서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건물용·규제용·주택용 연료전지 사업에 주력해왔다.

최근에는 인천 송도와 평택 오성 지역에서 연료전지 사업을 추진하며 발전용 연료전지 시장에도 본격적인 진출을 노리고 있다.

반면, 포스코에너지는 그동안 출시한 연료전지 제품의 수명이 짧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늘어나면서 업계 내에서 신뢰성을 잃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업계 내에서는 포스코에너지가 지난 4월부터 연료전지 사업 분야에서 구조조정을 시행하는 등 연료전지 사업 전반에서 위기를 겪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2014~2015년까지 두산과 포스코에너지 연료전지 사업현황...쫓는 두산과 주춤하는 포스코에너지  

두산은 2000년도부터 연료전지 분야에 관심을 가져오다 2007년부터 두산중공업이 발전용 연료전지 독자개발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에는 건물용 연료전지 원천기술을 확보한 미국의 클리어앳지파워를 인수하고 국내 주택용 연료전지 시장의 80%를 점유한 퓨얼셀파워를 합병했다.

사업 진출 첫해인 2014년에는 매출 222억 원과 영업손실 166억 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매출 1700억 원을 달성하고 당기순익은 55억 원을 실현해 사업 진출 2년 만에 다섯 배 이상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올해에는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남동발전 등과 맺은 연료전지 공급계약에 힘입어 4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1위인 포스코에너지는 2003년 연료전지 사업을 국내 최초로 시작해 현재까지 전국에 20개의 연료전지 발전소를 운용 중이다.

2014년에는 연료전지 생산 시스템에 대해 100% 국산화를 추진하기 위해 미국의 퓨얼셀에너지와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그러나 두산이 2014년 국내 연료전지 시장에 진출하면서 포스코에너지의 매출은 하락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포스코에너지는 2013~2014년까지 2000억원 대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연료전지의 주요 부품인 스택의 품질 문제로 2015년에는 705억 원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기존 공급처에 대한 스택 교체비용으로 2015년 연료전지 부문의 영업적자가 800억 원으로 급증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또한, 2016년 1분기에도 254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포스코에너지의 향후 전망이 더욱 어두워졌다고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포스코에너지가 제조하는 연료전지의 핵심부품인 스택의 품질 문제가 매출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스택이란 전해질을 사이에 두고 연료극과 공기극으로 이루어진 셀을 적게는 수십 개에서 많게는 수백 개까지 쌓아올린 구조물을 가리킨다.

연료전지 스택은 발전 시 고온에 견뎌야 하는데 포스코에너지의 제품은 이러한 기능이 취약해 소비자들의 기대에 비해 수명이 짧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포스코에너지는 지난해부터 총매출이 하락세로 돌아섰고, 올해도 영업실적 면에서 부진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매출 급감의 여파로 포스코에너지는 올해 4월부터 이달 10일까지 연료전지 사업부 직원 400여 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도 했다.

15일 포스코에너지 관계자는 전화 통화에서 인원감축의 원인에 대해 “(희망퇴직 관련) 언론에 보도된 내용 외에는 더 이야기할 내용이 없다”고 말하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평택 연료전지 발전소 사업 무산...연료전지 시장 지형변화에 영향 미칠까

두산은 2014년부터 평택에서 추진해왔던 연료전지 발전소 사업이 지난 8일 철회되면서 지난해 연료전지 공급계약 2건 성사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한 차례 실패를 경험했다.

2014년 7월부터 추진된 평택 연료전지 사업은 경기도, 평택시, 두산퓨얼셀, 포스코에너지, 한국남동발전, SK건설, GK홀딩스 등 총 9개 사업자가 평택 포승읍에 세계 최대 규모인 360MW 연료전지 발전소 건설을 목표로 지난 1년간 사업 타당성 검토를 추진했다.

두산퓨얼셀은 평택 포승읍 인근 오성면 외국인투자산업단지에 80MW급 연료전지 생산공장을 지어 발전소에 연료전지를 공급할 계획이었다.

경기도와 평택시 또한 이번 사업을 통해 300억 원의 외자유치와 500명의 직접고용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보고 사업 유치를 환영하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사업은 지난 1년간 발전소에서 생산하는 열 수요처를 찾지 못해 난항을 겪다 지난 8일 사업 자체가 무산됐다.

업계에서는 연료전지 생산원료인 LNG 공급을 약속했던 한국가스공사가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를 들어 사업철회를 밝힌 점과 발전소 건설을 맡기로 했던 한국남동발전과 SK건설이 사업 참여를 고사한 것을 사업실패의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에너지 또한 사업 초기 연료전지 공급자로 참여할 의사를 밝혔지만, MOU가 맺어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사업 참여 의사를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포스코에너지는 연료전지 생산공장이 있는 포항 영일만에서 평택까지 연료전지를 납품해야하기 때문에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평택시는 이번 사업의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지난 8일 사업 추진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평택시 관계자는 “(이번 사업에서) 열 판매 문제해결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열 수요처를 확보하지 못하고 더 이상 사업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MOU건에 대한 투자 협의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13일 두산 관계자는 “이번 사업이 성사되지 못한 이유에 대해 별로 할 말이 없다”면서 “이번 사업이 성사되지 못한 이유는 다른 사업자들을 통해 알아보는 것이 나을 것 같다”고 말하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이어 향후 국내 연료전지 시장의 전망에 대해 “두산은 연료전지 분야에서 원천기술을 확보한 상태이기 때문에 다른 사업자에 대해 뭐라고 이야기할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사업을 계기로, 업계에서는 향후 발전용 연료전지 시장에서 두 기업 간 경쟁구도가 계속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동안 포스코에너지가 주도해온 발전용 연료전지 시장에서 두산의 사업 참여율이 점진적으로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두산은 지난해 6월 한국남동발전이 성남 분당에 세울 복합화력발전소에 연료전지 공급자로 선정돼 2014년 사업 진출 이후 최초로 발전용 연료전지 사업을 수주했다.

올해 4월에는 인천 송도 지역 연료전지 발전소 사업에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돼 포스코에너지가 주도하던 기존 시장에 점유율을 확대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업계에서도 2020년까지 전 세계 연료전지 시장이 40조원 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정부 또한 연료전지 분야에 4600억 원을 지원할 계획임에 따라 국내 연료전지 시장에서 두 기업 간 경쟁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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