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홍창희 한전 원자력발전처장
인터뷰/ 홍창희 한전 원자력발전처장
  • 한국에너지신문
  • 승인 2000.0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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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폐기보다는 수명연장이 핵심과제"


 정부가 확정한 제5차 장기전원계획에는 고리1호기와 월성1호기를 각각 오는 2008년과 2013년에 폐기한다는 중장기계획이 포함돼 있다.
 아직까지 구체화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원전 폐기문제와 관련 홍장희 한전 원자력발전처장을 만나 한전의 입장과 원전운영에 대한 정책방향, 원전 폐로에 대한 기본계획, 해외사례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 고리 1호기와 월성 1호기의 폐기계획이 5차 장기전원계획에 포함돼 있는데 구체적인 계획이 진행되고 있는 것입니까
 ▲ 결론부터 말하자면 원전 폐기 문제는 전혀 구체적으로 검토된 바가 없습니다. 5차 전원계획상 고리1호기와 월성1호기의 원전폐기가 거론된 것은 우리가 원전사업을 처음 시행할 때 원전의 수명을 30년으로 하고 있는 일본의 관련법을 적용해 운영허가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30년이 되는 오는 2008년과 2013년 고리 1호기와 월성1호기의 폐기가 명시된 것 뿐이지 원전폐기 문제가 구체화 된 것은 전혀 없습니다. 사실상 운영허가상 30년으로만 돼 있지 설계나 설비 등은 40년이상 사용토록 돼 있습니다.
 그보다는 현재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원전의 수명연장을 위한 연구개발 사업입니다. 한전은 지난 93년 원전 수명관리 전략 및 기술개발 기본계획에 따라 전력연구원과 웨스팅하우스사와 공동으로 93년 11월부터 96년 11월까지 1단계로 고리1호기에 대한 수명관리 연구결과를 시행했고 그 결과 40년이상 연장운전을 위한 기술적, 경제적 측면에서의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돼 98년 고리1호기의 수명관리 추진방안을 심의 의결하는등 고리1호기의 수명을 30년에서 40년으로 변경하는 운영허가 변경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98년 7월부터 2001년 6월까지 2단계로 원전 수명관리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월성1호기의 경우도 올해부터 수명연장 연구가 시작될 예정입니다.
 - 그렇다면 해외에서도 원전의 수명연장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추세입니까
 ▲ 그렇습니다. 영국과 미국의 경우도 원전의 수명연장을 위한 연구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원전에 대한 설비투자가 컸던 만큼 폐기하는 것보다는 보완해 사용하는 것이 경제적이고 안정적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 우리나라의 경우 원전 폐로기술을 아직 확보하기 못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원전 폐로와 관련 국내의 기술수준은 어느정도 입니까
 ▲ 원전폐로에 특별한 기술이 요구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국내의 경우 원전 폐로의 경험이 없기 때문에 정확히 어느정도 수준이라 말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원전 폐로 문제가 결정된다면 이에 대한 구체적인 준비작업을 통해 국내 엔지니어링사들도 원전 폐로를 수행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 원전폐로의 경우 방사선을 최대한 덜 쪼이고 원전 폐기물을 적게 발생시키는 것이 핵심기술이라 할 수 있는데 이 문제는 어떻습니까.
 ▲ 그렇습니다. 원전폐로에 있어 방사선의 양을 최대한 줄이고 폐기물을 적게 발생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 문제 역시 우리에게는 경험이 없어 무엇이라 말 할 수는 없지만 만일 원전폐로가 시행된다면 경험이 있는 외국업체에게 용역을 주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우리 역시 원전 폐로와 관련, 폐로 결정후 5년∼10년간 밀폐관리나 차폐 격리후 철거를 한다는 기본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밀폐관리를 하게 되면 방사선의 양은 상당히 떨어지게 돼 있어 방사선의 양을 줄일 수 있습니다.
 - 우리의 경우 원전폐로와 관련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까
 ▲ 현재 원자력연구소에서 영국의 엔지니어링 기술용역으로 트리가마크(TRIGA MARK)Ⅱ,Ⅲ 연구용 원자로를 대상으로 폐로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외국의 경우도 원전폐로 기술은 시작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외국 원전폐로 사례 역시 대부분 연구용 원자로의 폐로에 머물고 있습니다.
 - 원전폐로에 드는 비용은 원전건설 비용에 비해 어느정도 입니까
 ▲ 현재 건설비용의 약 15%∼20%로 보고 있습니다. 국내 역시 폐로, 폐기물처리, 사용후 연료처리를 포함한 사후처리비용 충당금을 83년부터 매년 적립해 오고 있습니다.
 지난해말 현재 충당금 적립액은 2조9,284억원으로 앞으로도 계속 적립해 나가게 되고 이 적립금이 향후 원전 폐로비용에도 쓰일 것입니다.
<변국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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