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국영 석유기업 로스네프티 올 하반기 민영화 추진한다"
러시아, "국영 석유기업 로스네프티 올 하반기 민영화 추진한다"
  • 김태언 기자
  • 승인 2016.05.30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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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지분 매각 계획 거듭 확인…심각한 재정적자 타개 고육책

[한국에너지신문] 러시아가 서방제재와 국제 저유가로 인한 경제난과 재정 적자 타개를 위해 알짜 국영기업 '로스네프티'를 민영화하는 계획을 예정대로 추진하고 있다고 러시아 재무장관이 26일(현지시간) 밝혔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안톤 실루아노프 재무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올해 하반기에 로스네프티의 정부 지분 19.5%를 매각하려는 계획이 예정대로 추진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실루아노프 장관은 "민영화를 주관할 (법률) 회사들이 선정됐으며 계획이 차질없이 이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최대 국영 석유회사 로스네프티는 올해 안에 민영화될 국영기업 가운데 가장 매력 있는 자산으로 평가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심복으로 통하는 이고리 세친이 회장으로 있다.

러시아 정부는 현재 로스네프티 지분 69.5%를 보유하고 있으며 영국 석유회사 BP가 19.75%를 갖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자체 보유 지분 19.5%를 매각해 최소 5천500억 루블(약 10조원)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도 지난 4월 중순 TV로 생중계된 연례 '국민과의 대화'에서 국영기업 민영화 계획의 하나로 로스네프티 지분 19% 정도를 매입할 전략적 투자자를 물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이 지난 2012년 3기 집권 이후 계속 연기해 오던 민영화 계획에 속도를 내기 시작한 것은 국가 경제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정부 예산에 큰 결손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는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해 11월 초의 국제유가 평균인 배럴당 50달러를 근거로 올해 예산을 편성했지만 이후 유가가 더 하락함에 따라 심각한 재정 적자 압박을 받고 있다.

최근 들어 국제유가가 소폭의 상승세를 타고 있으나 배럴당 50달러 이상의 유가가 오랜 기간 유지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경제위기 이전까지 재정 수입의 50% 이상을 석유·가스 수출 소득에 의존해오던 러시아 정부로선 몹시 고민스러운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최대한 높은 매각 수익을 챙기기 위해 시점을 늦춰오던 국영기업 민영화를 서두르는 이유도 이 같은 절박함 때문으로 분석된다.

러시아 정부는 올해 로스네프티 외에 또 다른 국영석유기업 '바슈네프티', VTB 은행, 러시아 최대 조선사 '소프콤플로트', 다이아몬드 광산회사 '알로사' 등을 우선 민영화 대상 목록에 올려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영기업 민형화는 러시아 정부가 추진 중인 경제 자유화 정책의 일환이기도 하다.

푸틴 대통령이 전날 주재한 '경제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10년 이내에 경제에서 국가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을 현재 50% 이상에서 35% 수준까지 낮춰야 한다는 데 견해를 같이했다.

경제위원회는 정부의 사회·경제정책과 실행 방안을 수립하고 권고하는 대통령 자문기관으로 푸틴 대통령이 위원장 알렉세이 쿠드린 전(前) 재무장관이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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