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 2020년 ‘매출 50조원’ 정조준
현대오일뱅크, 2020년 ‘매출 50조원’ 정조준
  • 김태언 기자
  • 승인 2016.05.30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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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간 4700억원 고도화 설비 투자…고도화 비율 46%대로”
▲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전경

[한국에너지신문] 현대오일뱅크가 원유 정제설비 효율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 고도화 설비 투자를 진행하고 2020년까지 매출 50조원 달성 목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고도화 비율 39%…국내 정유사 중 최고 15분기 연속 영업흑자 달성 쾌거
고온스팀 수소로 교환·유종 다양화 등 공정 효율화 통한 원가 절감 노력

18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오는 2018년까지 총 4690억원을 투자해 고도화비율을 6%포인트 높여 46%대로 끌어 올릴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올해만 1310억원을 투입한다.

앞서 현대오일뱅크는 2011년 2조6000억원을 들여 고도화 설비를 준공한 이후 2012년 3분기부터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됐다. 설비가 준공되기 전만해도 이 회사의 고도화비율은 17.9%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국내 정유사 중 가장 높은 39.1%이다. GS칼텍스(34.9%), SK에너지(23.7%), S-OIL(22.1%)가 뒤를 있고 있다.

고도화비율이 높다는 것은 똑같은 양의 원유를 사용해도 부가가치가 높은 석유제품을 더 많이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오일뱅크는 벙커C와 아스팔트 같은 저부가가치 제품을 높은 성능의 고도화설비를 이용해 휘발유와 경유 같은 제품으로 다시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높은 수준의 고도화설비 덕분에 점성이 높아 가격이 낮은 초·중질원유를 도입해 원가도 낮추고 있다. 해당 원유는 정유사가 일반적으로 수입하는 경질유에 비해 배럴당 가격이 약 10달러 정도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업계 최고 수준의 고도화설비 덕분에 15분기 연속 영업흑자를 달성할 수 있었다”며 “원유 도입선 다변화 등을 통해 원가 경쟁력을 더욱 높일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최근 발표한 현대오일뱅크의 작년도 영업이익도 1928억원에서 6293억원으로 늘어나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은 유가하락으로 40% 가까이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78% 증가했다. 2014년에도 동종업계가 모두 적자를 내는 상황에서도 현대오일뱅크는 유일하게 흑자를 유지한 바 있다.
 
-모든 공정에서 묻어나는 원가절감의 노력
현대오일뱅크는 “올해도 원료를 사서 제품을 만들고 제품을 팔아 수익을 얻는 기업 활동의 본질에 집중하겠다”며 공정효율화를 강조했다.

현대오일뱅크의 원가절감 노력은 현장에서 드러난다. 원유를 가열하기 위해 운영하는 보일러에서는 고온의 스팀이 24시간 발생한다. 탱크에 저장해 판매할 수도 없는 이 스팀을 현대오일뱅크는 2006년부터 인근 회사들과 공동 배관망을 구축해 스팀을 저가로 공급해왔다.

대산석유화학단지에는 LG화학, 한화토탈, 롯데케미칼, KCC 등의 석유화학회사가 집중해있다. 대신 석유화학회사에서 나프타를 분해하며 생산된 잉여수소를 들여와 중질유 탈황공정과 고도화 공정을 운영하는데 사용한다. 석유화학사는 스팀을 현대오일뱅크는 수소를 교환하는 방식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이를 통해 수소 생산 비용으로 연간 60억원을 절감하고 있다. 원가절감과 운영효율화를 위한 노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유종 다양화를 통해 원가 절감을 실현한다. 가격이 비싼 경질유 대신 황 함유량이 높아 가격이 저렴한 중질유를 중동에서만 수입하기보다는 다양한 지역에서 원유를 수입한다.

현대오일뱅크 안전생산본부측은 “80% 정도는 중동에서 20~25일 걸려 수입하지만, 원가 절감을 위해 동남아와 중남미 등으로 다각화하고 있다”며 “세계 각국의 유종을 대상으로 실험해 공정에만 적합하다면 가치가 낮은 벙커C유가 많이 나오더라도 들여온다”고 설명했다.
 
“미래 위한 투자는 확실하게 추진”
 황 함유량이 높고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량이 적은 중질유를 사용하는 대산공장 특성상 정제된 원유 중 50%는 벙커C유가 된다. 하지만 2011년 2조6000억원을 들여 마련한 제2고도화시설 등 중질유 탈황공정시설(ARDS), 유동층 접촉분해공정시설(RFCC)과 같은 감압 재처리 과정을 거치면 휘발유와 경유 등 정제유가 다시 생산된다.

대산공장의 고도화율은 이미 40%에 달해 공장에서 생산되는 벙커C유를 가장 효율적으로 재처리할 수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말 개조(리뱀핑)과정을 통해 고도화율을 39.1%까지 올렸다.

원유 수송 방법도 독특하다. 현대오일뱅크측은 “크기가 작은(8000톤급 이하) 배들은 부두까지 들어올 수도 있지만 수심이 얕은 서해안 특성상 대형 유조선은 5㎞가량 떨어진 해상 계류시설에 정박하고 배에서 공장까지 이어진 파이프로 원유를 운송한다”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측은 “배가 들여오는 200만 배럴의 원유를 공장 내 탱크로 옮기는데 5일 정도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대산공장에서는 혼합자일렌(MX) 공장 건설이 끝나가는 가운데 보일러 증설 공사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MX는 BTX(벤젠, 톨루엔, 자일렌)의 원료로 현대오일뱅크는 롯데케미칼과 함께 공장을 짓고, 그간 양사가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것을 직접 생산하기로 했다.

1조2000억원이 투자된 이 공장은 올해 하반기부터 연간 100만톤의 혼합자일렌을 생산할 예정이다. 공장 한편에는 2017년 완공을 목표로 매립지 조성도 진행되고 있다.
 
-급여 1% 모아 저소득 노인·어린이 후원
 현대오일뱅크는 사회공헌에도 힘쓰고 있다.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기업 최초로 매월 임직원 급여 1%를 재원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는 활동을 2011년부터 이어오고 있다.

기금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운영하기 위해 설립한 ‘현대오일뱅크 1% 나눔재단’은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어르신들에게 매일 따뜻한 점심을 제공하는 나눔 진지방, 저소득층 어린이들의 생활비를 후원하는 사랑의 어부바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1% 나눔 진지방은 하루 평균 300명 이상의 65세 이상 어르신들이 이용하는 복지관을 선정해 연간 5000만원의 식비를 제공하고 있다. 사랑의 어부바 캠페인은 2013년부터는 전국 초등학생 가운데 저소득층·결손가정 아동 100명을 선정해 연간 2억40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멘토링, 문화활동 등을 후원하고 있다.

또 저개발 국가 대상 해외 학교 지원사업, 예기치 못한 사고로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돕기 위한 SOS 기금 등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을 찾아 활발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1% 나눔재단은 해외 오지 교육 인프라 개선에도 나서고 있다. 2013년과 2014년 베트남에서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건립했고, 네팔 낙후지역에 초등학교 건립을 준비 중이다.

현대오일뱅크는 급여 1% 나눔 외에도 본사(공장)가 있는 충남 대산에서 매년 10억원 규모의 지역 쌀을 사들여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하고 있으며, 지역 어촌을 살리기 위해 삼길포 일대에 매년 2억원 상당의 우럭 중간 성어를 10년 넘게 방류해 오고 있다.

이 밖에도 현대오일뱅크는 현대중공업 관계사 공동으로 사회공헌 기금을 조성해 사회복지 공동모금회를 후원하고 있으며, 2007년부터 매년 전국 사업장 1000여 명의 직원들이 인근 사회복지기관을 찾아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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