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新)'에만 몰입되는(?) 에너지정책
'신(新)'에만 몰입되는(?) 에너지정책
  • 조성구 기자
  • 승인 2016.04.08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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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성구 기자

[한국에너지신문] 2014년 개봉한 공상과학영화 '인터스텔라'에 인상적인 장면이 등장한다. 영화 초반 '태양광 드론(무인기)'이 등장한다. 몇년간 하늘을 날며 기상정보와 지형정보 등을 제공하는 이 드론은 연료 100%를 태양광만으로만 충당한다. 낮에는 드론 내부 태양광 발전기로, 밤에는 2차 전지나 연료전지로 가동되는 것이다.

영화는 영화일 뿐이었을까? 아니다. 지금 코 앞에 그런 시대가 다가왔다.

지난해 말 '신(新)'기후체제가 정식 출범한 이후 에너지업계에는 '신(新)'의 열풍이 불고 있다. 정부에서 밀고 있는 에너지 '신(新)'산업도 그렇고, 영화에서 본 '신(新)'재생에너지라는 개념도 그렇다.

'신'에너지와 재생 에너지를 합쳐 일컫는 명칭인 신재생에너지 중에서 수소와 연료전지 등 새로운 에너지원이 바로 신에너지다. 새로이 등장한 에너지 수단이어서 업계에서는 정부의 지원을 요구하고, 일반인들은 열광하고, 도시가스업계를 포함한 전통에너지 사업자들은 이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를 느끼는 분야가 바로 이 분야다.

물론 신재생에너지업계는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사정이 전체적으로 좋지 않다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 정부가 '구(舊)'에너지와 '신(新)'에너지를 놓고 정책적 지원의 우선순위를 정한다면 어떤 분야가 우위에 설까? 지금까지 상황같으면 '신(新)'자가 붙은 사업이리라. 지금도 에너지 '신'산업에 몰입하지 않는가.

하긴 '헌' 것보다야 '새' 것이 낫다. 저탄소 친환경이 대세라는 것쯤 이제 에너지업계에서 3년 기른 '개(犬)' 들도 알고 있을 법하다. 모 슬로건처럼 지속가능한 지구를 유지하고 보존하는 일은 거스를 수 없다. 그래야 미래인류가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간과해선 안될 문제가 하나 있다. 그동안 우리의 주 동력원이었던 구에너지 또는 전통(傳統) 에너지 산업은 그냥 고사하게 놔둘 것인가? 도시가스를 위시로 한 구에너지 업계는 2016년 현재 울상을 짓고 있다. 특히 도시가스업계의 사정은 과거와 비교하면 거의 '중병(重病)'상태다. 잘 되는 개별회사야 있겠지만 업계 전체는 그렇다.

앞에 말한 것처럼 신재생에너지업계도 시장상황은 녹록지 않을 것이다. 정부가 공급의무화(RPS) 제도라는 '인큐베이터'를 마련하지 않았더라면 벌써 죽었을지(?) 모른다는 얘기도 들린다. 주력에너지의 위치까지는 여전히 멀어보인다. 그래서 도시가스업계의 앓는 목소리는 '남이 큰 병이 들어 죽을 고비에 있어도 자기 손에 박힌 가시가 더 아픈 법'이라는 신재생에너지업계의 일갈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도시가스업계는 사정이 다르다. 지금 전기에 자기 자리를 내 준 것 같아도 도시민에게는 여전히 주력에너지다. 그러던 도시가스가 병에 걸렸다. '정책 지원'이라는 진찰과 처방이 필요하다. 하지만 '신(新)'자가 없어 안되겠는가? 그래서는 안 된다.

현실이 된 신기후체제에서 모두를 위한 신에너지원은 필요할 것이다. 도시가스업계가 신에너지원 발굴, 신수익원 발굴에 매진하는 것도 장려할 만하다. 하지만 '중병'을 앓는 구에너지 산업인 도시가스가 왜 아픈지, 얼마나 아픈지는 돌아볼 필요가 있다.

정책의 빛은 새로운 곳에만 비출 일이 아니다. 이제껏 많은 것을 담당해 온 분야에도 정책의 빛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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