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일을 3월 11일과 같이 기억해야 한다
365일을 3월 11일과 같이 기억해야 한다
  • 한국에너지
  • 승인 2016.03.14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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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안전, 아무리 강조해도 또 강조해야

[한국에너지신문] 5년 전 일본은 세계 최악의 원자력 발전소 사고를 경험했다. 3월 11일이 바로 그 날이었다. 도호쿠 대지진과 쓰나미, 그리고 이에 대한 초동대처 미흡은 일본 후쿠시마를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와 동급인 7등급 사고로 기록된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몰고 온 폭발력은 컸다.

사고 후 5년이 지났지만, 원전 사고로 피난을 떠난 후쿠시마현 주민은 16만4865명이었지만, 아직 9만7320명은 고향으로 귀환하지 못하고 있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후쿠시마현의 제염 작업에 동원된 인력은 약 2만6000명, 후쿠시마 원전 해체 작업에 동원된 인력은 7000여 명에 달한다. 후쿠시마현 내 49개 지역에서는 제염 작업이 완료됐으나, 45개 지역에서는 여전히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이 작업은 사실상 언제 끝날지 기약이 없다.

폭발 및 방사능 유출 사고 수습으로 인해 현재 후쿠시마 제1원전에 보관돼 있는 방사성 물질 오염수는 76만톤에 달하며, 방사성 물질 정화 작업을 마친 오염수가 보관된 저장탱크도 1000여 개에 이른다. 또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쓰레기 등을 담은 1톤 크기의 용기는 약 1070만 개에 달한다. 2015년 후쿠시마 원전 인근 바닷물에서 검출된 방사선 세슘의 양은 200베크렐·㎥로, 사고 당시인 2011년 같은 해역의 세슘 검출량 5000만 베크렐·㎥에서 크게 감소했다는 점 정도가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원전 사고는 일본의 전력 생산 형태 중 원자력발전 비중과 작업자의 피폭 방사선량을 크게 낮추기도 했다. 원자력 비중은 사고 전 30%에서 현재 1.7%로 급격히 낮아졌다. 사고전인 2010년도에는 작업자 1인당 방사선이 0.99m㏜(밀리시버트)가 피폭됐으나 2014년 현재 작업원 1명당 평균 피폭 방사선량은 0.22m㏜로 78% 감소했다.

대한민국은 2015년도 기준으로 4곳의 원자력 발전소와 24기의 원자로를 가동중이다. 발전량 기준으로는 세계 6위이며, 세계 2위의 원자력발전회사인 한국수력원자력이 있다. 원전은 국 내 전체 전기 생산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이게 다 우리나라가 지난 40년 동안 핵발전소 건설에 매진해 온 결과다.

후쿠시마나 그보다 몇 십년 앞선 체르노빌의 예를 볼 때, 사고가 한 번 나면 사후 복구는 거의 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원자력발전시설의 안전문제는 우리의 모든 것을 걸고라고 꼭 확보해야 하는 과제다. 원전 주변의 인구밀도가 높은 우리나라에는 후쿠시마보다 훨씬 큰 재앙이 될 수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후쿠시마를 타산지석으로 삼았다. 이 사건이 계기가 돼 국내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 볼 수 있게 됐다. 한수원에서도 후쿠시마 사고의 후속 대책을 56개 도출해 그 중 50개 정도는 이미 완료를 한 상태이고, 나머지 과제에 대한 추가 조치도 2020년까지는 완료한다는 방침을 세워 착착 진행하고 있다. 기존 도출 과제 이외에 다른 문제점이 발생하는 경우에 대비한 개선계획도 세워 나가고 있다. 정부는 일본 서부의 지진이 동해에 쓰나미를 일으킬 것을 대비해 동해안 지역 원전에 방파제를 추가 건설할 계획을 세우는 한편, 2017년 6월 이후에 고리원전 1호기는 폐쇄될 예정이다.

그러나 이러한 대책 이외에 대형 원전 건설의 출구전략도 고민해 봄직하다. 소형 원자로 같은 것들을 개발하는 것도 그 일환이 될 수 있고, 풍력이나 태양광을 위시로 해서 파력이나 조력과 같은 해양에너지, 우리나라에서는 약간 미미한 감이 있지만 지열과 같은 에너지를 충분하게 활용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목질계 또는 음식물 유래 바이오매스, 그리고 이들의 원료물질인 유치(幼稚) 에너지 소재들도 적극적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

더 이상의 대형 원전을 짓는 일은 원자력발전소 추가 부지 논란이 아직도 진행중이라는 데에서 미래가 그리 밝지 않다. 사용후핵연료 문제는 수십년동안 논의만 계속됐지 구체적인 계획안조차 마련되지 않고 있다. 연구가 더 필요하지만, 추진력 있게 실행을 해 나가야 한다.

모든 논란은 차치하자. 그보다 지금 우리들의 앞에 있는 원전의 안전확보 방안을 더욱 정교하고 치밀하게 세워야 한다. 원전을 더 짓거나 덜 짓거나, 후쿠시마와 체르노빌을 굳이 대한민국에서 재현해서는 안 된다. 원전 안전에 관한 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 매년 3월 중순에만 신경을 쓸 일이 아니다.

365일을 3월 11일과 같이 기억해야 한다. 지금은 그럴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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