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공기업 수장, 신속하게 선택해야 한다
에너지공기업 수장, 신속하게 선택해야 한다
  • 한국에너지신문
  • 승인 2015.12.21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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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 업무 공백 메꾸고 지체된 사업 빨리 추진해야

[한국에너지신문] 에너지공기업들이 사장 공모 절차에 돌입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다. 이달 2일에 남부발전, 동서발전, 중부발전 등이 사장 공모를 낸 것을 시작으로 석유공사는 10일부터 30일까지 공모가 진행된다. 한전도 조만간 조환익 사장의 임기가 끝나면 공모 절차를 밟게 된다.

한전은 아직 조 사장의 임기가 남아 있기 때문에 논외로 하겠지만, 다른 공기업의 수장들을 이렇게 오랫동안 공백 상태로 두는 것은 사실 말이 안 된다.

발전사는 그냥 회사가 아니라 국민의 에너지 생활을 책임지고 있는 공기업이고, 각 회사마다 일정한 사업을 영위하여야 한다. 그 사업들이 모두 사장의 결재를 받아 움직여야 하는 일인데, 길게는 6개월이나 공백을 뒀다는 자체가 당치 않은 일이다. 더구나 석유업계의 국제적 상황은 또 얼마나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가. 이런 상황에 석유공사 사장이 기본 직무만 처리하고 있었던 것은 말이 되지 않는 것이다.

이 시점에 기관장 공모를 하는 속은 알다가도 모르고 모르다가도 알 일이다. 이미 에너지공기업 안팎에서는 새 기관장 선임 공모에 대하여 정부가 지침을 하달하였다는 이야기들이 들리고 있는 모양이다.

이 때문에 공천 탈락자가 낙하산으로 내려오는 상황이 연출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공천 탈락자, 심지어는 총선 낙선자까지 챙겨주다가는 공백이 길게는 1년이 갈지도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에너지공기업이 국민의 생활과 직결돼 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아찔한 일이다.

에너지 공기업의 직무는 더구나 전문적인 영역이다. 그러니만큼 각 회사의 중점 사업에 적격인 사람들이 사장으로 와서 그에 대한 자신의 실력을 검증받는 자리여야 할 것이다. 에너지강국으로 가는 첫 단추는 바로 그런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에너지공기업 사장은 시험을 잘 봐서 공무원으로 승승장구하다가 더 이상 올라설 곳이 없는 사람들에게 내려지거나, 줄을 잘 서서 정치인 노릇을 하다가 인기가 사그러든 인사에게 주어지는 자리인 경우가 많았다.

아무리 그래도 그 때 그 때 어떤 이유로 사장이 유고시에는 신속하게 공모를 해서 그 회사의 사업을 영위하여 가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 사실은 지금도 그리하여야 한다.

이제야 사장 공모를 하는 것에 대하여 지금 시점에 설왕설래가 일어나고 있는 줄 알고 있다면 오산이다. 임시 직무대행 체제가 오래 가는 것에 대하여서는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거의 모두가 이상하게 생각하여 왔다.

일찍이 사장 공모를 냈던 기업들조차 ‘적격자가 없다’는 석연찮은 이유로 새 사장이 선임되지 않는가 하면, 법률 규정에 의하여서라지만 임기가 만료된 사장들이 임시로 직무를 이어가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에너지공기업 사장을 공모한다면 올라오는 인물들은 총선이나 개각과는 관계없이 상당한 실력을 갖춘 사람들일 것이다. 그런데도 그 자리를 계속 비워두고, 임기가 다 차버린 사람들이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은 누구를 어떤 자리에 앉힐지조차 아직 결정이 되지 않았던 때문이 아닐까. 무수히 많은 추측은 있을 수 있지만, 그건 다 호사가들의 만담에 맡기자.

이럴 때일수록 현명한 방법은 빠른 선택이다. 기다리던 김에 더 기다리자 하지 말고, 쉬는 김에 눕자고 하지 말고 최대한 신속하게 선택하여서 일하게 하여야 할 것이다. 사장이라는 자리를 비워 둬서도, 임기가 끝난 사장에게 그 자리를 계속 하게 하여서도 안 되는 일이었다. 이제 더 이상 그러지 말자는 것이다.

에너지공기업 수장은 7-80년대 시절 무임소 장관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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