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동향과 신재생에너지 발전 방향 <7>
에너지 동향과 신재생에너지 발전 방향 <7>
  • 박창형 한국신재생에너지협회 부회장
  • 승인 2015.11.23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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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신재생에너지협회 박창형 부회장

[한국에너지]

신재생에너지 시장, 세계 성장할 때 한국은?

 

성장 탄력 받는 세계 시장

세계적으로 에너지 시장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 시장은 다른 에너지원과는 다르다. 고공 행진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2년에 신규 용량이 100GW를 돌파한 이래 2013년부터 매년 20% 가까이 성장하고 있다. 세계 시장 규모는 약 4000억 달러다. 온실가스 국제 규제가 본격화되면 각국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적극적인 대안으로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확대할 것이다. 세계 시장 성장에는 장애물이 없는 셈이다.


2014년의 경우 전세계 신재생에너지의 신규 투자 중 약 92%를 태양광 발전과 풍력 발전이 차지했다. 투자액은 2700억 달러에 이른다. 태양광 발전 48GW에 1500 달러, 풍력 발전 49GW에 990억 달러 규모다. 세계 7위의 전력 생산국인 우리나라의 전체 발전량이 90GW니까 우리나라 만한 나라가 하나 더 생긴 정도다.


그 중에서도 태양광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2014년까지 누적 설치 발전량은 태양광이 175GW다. 370GW를 차지하는 풍력의 반도 안 되지만, 역사만 짧을 뿐이지 성장세는 훨씬 가파르다.


2014년까지 풍력은 중국이 전체의 31%에 해당하는 115.4GW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이 18%인 64.8GW, 독일 11%, 39.6GW, 스페인 및 인도 각 6%, 영국 및 스페인 각 3%, 프랑스 2%, 기타 20% 등이다.


우리나라는 0.6GW로 0.15%를 차지한다. 세계 20위권에도 못 들어간다. 태양광은 독일이 전체의 21%에 해당하는 38.2GW를 보유하고 있으며, 뒤를 이어 중국 16%(23.3GW), 일본 13%(23.3GW), 미국 11%, 이태리 10%, 스페인 4%, 프랑스 3%, 영국 3%, 기타 국가 19%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3GW(1.3%)로 세계 10위권 정도여서 그나마 체면치레를 하고 있다.


국내 신재생 에너지 실태

2013년 기준 국내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3.5%로 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꼴찌다. 국제에너지기구 기준으로는 2.l%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에는 연료 전지같은 것들도 포함돼 있고, 신재생에너지 실적 중 65%를 차지하는 폐기물에너지에는 폐플라스틱과 폐가스의 연소열이 60%이상이다. 이들은 신재생에너지에서 제외된다. 우리나라는 2035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11%까지 올린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러나 이마저도 외국에 비하면 너무 낮다. 유럽연합 28개 국가는 10%를 넘고 2020년 목표치는 20%이다. 미국, 일본, 중국도 상당히 공격적인 목표치를 잡고 있다.


우리나라는 앞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폐기물 에너지의 비중이 너무 높다. 2013년 기준으로 신재생에너지의 본령이라고 할 수 있는 태양광과 풍력, 조력, 지열 같은 에너지들은 다 합쳐도 10%가 채 안 된다. 더구나 풍력은 규제에 걸려 투자도 부진하다. 다행인 것은 태양광이 다른 것보다는 시장이 성장한다는 것이다. 올해 상반기 태양광 비중은 전체 신재생에너지 중 5%대로 추정된다.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도 보완할 필요가 있다. 발전사들은 지난해 초에 세운 계획을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 이 때문에 문 과징금만 100억원이 넘는다. 의무이행계획을 맞추지 못한 것은 투자할만한 신재생에너지원과 시장 여건이 받쳐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내 신재생에너지 부진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 원인 때문이다.

첫째, 지나치게 싼 전기요금.

우리나라 전기료는 10년 이상 묶여 있다. 전기료가 싸서 서민이나 제조업체들에게는 부담이 덜하다. 하지만 100원에 발전소를 돌려 90원에 전기를 파는 식이니 아낄 것이 없다. 신재생에너지 시장에 굳이 투자할 필요가 없다.


금년 3월 블룸버그는 신재생에너지 시장을 위축시키는 가장 큰 요인이 저유가가 아닌 값싼 전기료라고 예리하게 지적했다. 전기요금이 낮으면 낮을수록 신재생에너지 투자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 계통한계가격이 계속 떨어지는 것도 문제다. 계통한계가격은 2012년 1월 제도 도입 당시 킬로와트시당 150원이었으나 80원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한 보완책이 시급하다.


전기료가 싼 것은 신재생에너지에만 손실을 주는 것이 아니다. LNG복합화력과 열병합발전소에도 보통 문제가 아니다. 에너지 낭비가 심화되고 수요관리 산업은 퇴조를 보인다. 석유와 가스 관련 업종도 침체를 겪기는 마찬가지다. 석유곤로나 건물의 석유 가스 냉난방 시스템은 사라지고 있다. 개인주택이나 펜션에는 보일러나 취사용 화기가 전기로 대체되고 있다. 농가의 비닐하우스마저 연탄이나 석유 석탄보다는 2차 에너지인 전기를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둘째, 환경부의 과도한 규제.

환경부는 풍력과 조력 등 신재생에너지 주력 분야의 투자에 너무 과도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신재생에너지가 온실가스 감축에 가장 강력한 무기인 점을 누구나 인정하는데도 그렇다.


풍력 업계는 현재 고사직전이나 마찬가지다. 그나마 다른 에너지 설비에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은 조금 나은 편이지만, 대체적인 분위기는 연명해 나가고 있는 것이 신기할 정도다. 에너지 중 온실가스 감축효과가 가장 크고 세계 신재생에너지 시장을 주도하는 청정 에너지산업이 환경부의 규제에 걸렸다는 것은 너무 큰 모순이다.


바람이 좋은 풍력발전의 입지는 대부분 생태자연도 1급이다. 희귀동식물에 피해는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유럽을 여행하다 보면 산과 들에 놓인 풍력발전기가 많다. 오히려 풍력발전기를 관광자원으로 내세운다. 그러고 보면 풍력발전 설비의 건설을 고민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규제로 인한 손실은 심각하다. 투자손실 10조원, 수십억에서 수백억씩 하는 과징금, 임직원 해고, 수출액 감소 등 경제에 끼친 영향은 상상초월이다. 2007년부터 뛰어든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두산중공업, 대우조선해양, STX중공업 등 13개 업체 중 현재 사업을 계속하고 있는 업체는 두산중공업 등 3개 정도에 불과하다. 지금 연명해 가고 있는 기업들도 사실상 사업을 유지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
 
셋째,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잘못된 인식.

신재생에너지는 고갈되지 않는 친환경에너지다. 물론 연구개발비용이 비싼 탓에 아직까지는 다른 에너지보다 비싸다. 국내 전문가들은 이 점 때문에 신재생에너지를 비싸다고 인식하고 있다. 에너지 이용율이 떨어진다는 점, 국토면적이 좁다는 점도 약점이긴 하다. 하지만 선진국이나 중국, 인도 등 세계적으로 주요 국가들이 앞다투어 키우는 이유가 무엇일까를 곱씹어 봐야 한다.


송배전선로 과포화상태인 우리나라에는 이제 대형발전소보다는 분산전원을 개발해야 한다.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 역시 신재생에너지일 수밖에 없다. 일반 국민들도 신재생에너지 시장이 성장해야 한다는 데에는 이의를 다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비싸다는 점에만 무게를 둬서 일반인식도 그 수준에 머무른다. 먼나라이지만 독일의 경우를 보면 신재생에너지 원별 구성이 고르다. 그들의 태양에너지와 바람에너지가 우리보다 질과 양이 좋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들은 이를 추진했고, 성공적으로 정착시켰다.


현재 가치로 값싼 에너지만 선호하면 신재생에너지는 설 자리가 없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는 현재의 부가가치를 후손들에게 전수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원전을 비롯한 전기에너지가 현재의 비용을 후손에게 전가시키는 것과는 대조된다. 신재생에너지 시장 확대는 현 세대에게나 미래 세대에게나 이제는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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