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우리를 알아야 성공한다.
나와 우리를 알아야 성공한다.
  • 한국에너지
  • 승인 2015.11.16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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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너지] 지난주에는 대구에서 세계 태양에너지학회가 열렸다. 이 학회가 옛날같지는 않지만 세계 60여개 나라에서 500여명 가까이 개막식에 참석했다. 조그만 인종 전시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세계 각지에서 모여들었다.


그러나 한국 사람들은 불과 10%도 되지 않았다. 12시간 넘게 비행기를 타고 시간과 비용을 들여 힘들게 행사장을 찾아오는데 불과 등록비 몇 십만 원과 한 두 시간이면 갈 수 있는 여건에 있는 국내 인사들은 정작 발길을 하지 않았다.


세계 학회는 웬만해서는 다 나름대로의 수준을 갖추고 있다. 해서 이런 학회에 참가하게 되면 그 분야의 세계적 흐름이나 동향은 물론이고 어느 나라 누가 그 분야를 주도하고 있는지 알 수 있으며 세계적인 교류의 기반을 닦을 수 있다. 적은 비용으로 산지식과 개인적인 기반을 넓힐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기회다.


국제 행사를 굳이 국내에 유치하는 목적의 하나는 국내 인사들이 적은 비용으로 가까이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데 있기도 하다. 국제 행사를 국내에 유치하면 참가하는 사람들로 인한 관광 경제적 수입 못지않게 국제기구에 지불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국내에서 하는 국제 행사에 내국인의 참여가 저조할까? 비단 이번 행사뿐만 아니라 많은 국제 행사가 외국인의 참여로 성황을 이루는 예는 있어도 국내 사람들의 참여로 성황을 이루는 사례는 드물다. 외국에서 하는 국제행사는 그렇지 않다. 외국인보다 내국인의 참여가 훨씬 많다.


왜 그럴까? 이유는 많겠지만 근본적으로 ‘나’와 ‘우리’라는 자아의식의 빈곤이 아닐까 싶다. 다시 말해 주인의식의 결여라 할 수 있다. 내가 잘해야 우리가 잘될 수 있다. 나만 잘되고 우리는 잘되던 못되던 상관없는 나와 우리의 주인 의식의 결여다. 외국에서 국제회의를 하면 돈들이고 시간 내 가지만 정작 국내에서 하면 가지 않는게 우리의 풍토다.


고향을 떠나 성공한 사람이 잘나갈 때는 고향 한번 가보지 않다가 죽어서 고향이라고 묻히러 가면 고향 사람들이 ‘살아생전 한 게 뭐냐’고 막아서는 게 우리네 사고방식이다. 고향은 나요 마을은 우리다. 그러할진데 외국 유학만 다녀오면 행세하던 버릇이 남아 있어서일까? 학문은 배웠지만 사람의 도리를 배우지 못해 그럴까?


국내 회의는 더 눈 뜨고 못본다. 어느 행사를 막론하고 개막행사를 치르고 나면 8~90% 사람들이 사라진다. 알맹이는 정작 그 다음 프로그램에 있지만 ‘컨텐츠’라는 것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비행기 타고 외국에 가서 회의는 참석 안하고 구경만 하고 오는 것이나 개막 행사만 참여하고 떠나는 것이나 진배가 없다.


한국에서는 산업 전시회가 안 된다는 말이 있다. 국내 기업이 외국 전시는 나가도 국내 전시는 무시하기 때문이다. 유명 전시회 참가 자체를 브랜드로 여기는 사고방식 때문이다. ‘나’와 ‘우리’라는 자아의식, 주인의식이 없이 성공할 수 있을까? 성공한 것처럼 보일 뿐. 자신이 태어난 고향에 묻힐 자격도 없는 어리석은 인생으로 막을 내린다.


옛날 만석꾼은 100리 안에 굶는 사람이 없도록 했다고 한다. 이 시대에 이 정신을 실천하는 사람이 있다. 누구인지 굳이 이름을 밝히지 않아도 한국 최대의 재벌가문이라면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 것이다. 이 가문은 고향을 떠나온 지 수십 년이 되었지만 고향 100리 안의 고을 경조사를 챙기고 있다. 새 생명이 태어나면 기저귀까지 보내준다. 돈이 있어서일까? 우리나라를 이끌어가는 2대 재벌은 그렇게 해서 수많은 재벌이 부침하였지만 오늘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인간의 도리는 어디라고 다르지 않다. 나만 똑똑하고 잘났다고 해서 알아줄 사람 아무도 없다. 내 이웃과 주변에 잘하지 않고서는 나는 물론 우리도 없다. 몇 해 전 미국의 시민의식 조사에서 한국 사람들이 이웃에 가장 무관심하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다. 우리 조상들은 그렇지 않았다. 조상들의 훌륭한 얼을 오늘에 되살리자는 국민교육헌장은 요즈음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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