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의 계절에 인생을 단풍처럼 멋있게
단풍의 계절에 인생을 단풍처럼 멋있게
  • 한국에너지
  • 승인 2015.11.02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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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너지] 높은 산의 단풍은 이미 벌써 지고 야트막한 산들의 단풍이 절정이다. 서울 주변의 단풍도 한창이다. 서울 주변은 삼림도 울창한데 곳곳에 많은 나무가 있어 단풍이 든 모습은 다른 어느 곳에 비해도 손색이 없다. 특히 햇빛이 쨍쨍 내리 쬐는 날이면 울긋불긋한 풍광이 장관이다. 자연의 모습이 ‘이토록 아름다울 수 있을까!’ 할 정도이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어찌 글로서 표현하리. 눈으로 보고 가슴으로 느끼면 그만이지 않겠는가?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필자의 마음속에는 단풍이라는 것이 옛날과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은 왜일까? 주변 사람들이 단풍 구경을 하겠다고 설악으로 오대산으로 가는데 따라 나서지 못했다. 운전을 하면서 마주하는 단풍을 보고 상념에 잠기는 것이 이 가을이다.


단풍이라는 것은 무엇인가? 사람들은 단풍이 구경거리고 아름답다고 하는데 실상 단풍이라는 것은 푸르던 잎이 생명을 다하는 길목에 서 있는 것이 아닌가? 인간은 그것을 보고 즐기지만 푸른 시절을 마감하고 늙어가는, 곧 떨어져야 하는 단풍잎은 인간이 생각하는 것처럼 자신을 그렇게 멋있다고 생각하고 있을까?


비록 식물이 동물과는 생명이 다르다고는 하겠지만 생명을 다하는 모습을 즐긴다는 것은 무언가 잘못되고 생각이 모자라는 게 아닌가 하는 마음을 접을 길이 없다. 나이가 들어서 마음이 심약해져 그럴까? 아니면 세월이 흘러 철이 들어서 그럴까? 떨어지는 낙엽을 보면서 길가에 뒹구는 낙엽을 밟고 걸으면서 애상은 깊어만 간다.


그래! 미물인 저 나뭇잎도 마지막 가는 길에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저렇게 애쓰고 있구나. 황혼이 붉게 물듯이 말이다. 잔설이 남아 있는 추위 속에서 어린잎을 피워 생명이 다하는 날 뜨거운 여름 햇살로부터 받은 모든 에너지를 쏟아 변신을 하는 그 모습은 아름다움을 넘어 장하다는 생각이다.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 검은 머리 흰머리 되고 그 흰 머리카락 햇살에 빛나는 그 모습. 연륜이 아름다워 보이건만. 모두가 검정색깔로 물들이니 어디 단풍의 진가를 제대로 알 리가 있으랴 싶다. 우리 사회는 어른이 없다. 모두가 젊어지고 싶고 늙고 나이 들기 싫어 가는 날까지 검은 머리를 간직하고 있다. 온갖 풍상을 겪어온 풍미가 얼굴에 묻어나지 않는다. 가는 날까지 사욕에 묻혀 단풍처럼 멋있게 마지막을 장식하는 사람이 흔하지 않다.


엊그제 90을 넘은 어른이 ‘어제 한 일이 잘못한 것 같어’ 인생은 살아도 살아도 잘못 사는 것 같다는 이야기였다. 단풍처럼 인생을 멋있게 마무리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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