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우리가 이렇게 되었나
어쩌다 우리가 이렇게 되었나
  • 한국에너지
  • 승인 2015.10.19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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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너지] 한국해상풍력이 서남해에 풍력사업을 시작한 것이 3년이 넘는다. 이제 겨우 사업 참여자와 계약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포스코 에너지가 삼척에 석탄 화력발전소 건설에 착수한지도 3년 정도 된다. 아직 착공을 못하고 있다. 서남해에 풍력사업을 하고 삼척에 발전소가 세워지면 이 지역 경제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처럼 공사 진행이 더딘 이유는 다른 사안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지역의 민원때문이다.


해상풍력 사업은 20여개에 이르는 지역단체의 민원을 해결해야했다. 해안에서 20km나 떨어진 바다에 무슨 민원이 있을까 싶겠지만 사업자로서는 이 지역 단체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고서는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갈 수 없었다. 그 뿐이 아니다. 어업에 종사하지 않는 이 지역 주민들마저 반대 깃발을 들고 가세하고 있다.


삼척은 어떤가? 인근 육상에 짓다보니 이 지역 단체라는 단체는 모두 달려들어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무려 50여개나 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민원이라는 게 무엇인가? 자신의 권리가 침해되었을 때 구제나 보상을 요구하는 게 민원이다. 20km 떨어진 바다에 어업권을 주장하는 것도 이해하기 어려운데 ‘우리 앞 바다는 안 돼’ 한다면 이건 민원의 수준이 아니다. 삼척 시내는 인구 5만도 안 되는 도시이다. 50여개 단체라면 계모임까지 달려들고 있는 형국이다.


월성원전이 있는 경북은 한해 원전에서 나오는 세수가 300억 원이 넘는다. 이 돈으로 도내 전체 재생에너지 사업을 하고 있다. 큰 사업체가 하나 들어서면 법적으로 내는 세금만 해도 그 지역 경제에 엄청난 효과가 있다. 지역의 발전을 원한다면 도시락 싸들고 유치하는 게 기본이다. 단체장은 그렇게 하는데 주민들은 들어오는 사업체에 뜯어먹으려고 달려드는 게 우리 사회의 맨 얼굴이다.


삼척의 번영회라는 단체는 20여명의 회원으로 구성되어 별로 힘이 없는 지역 단체인 모양이다. 사업자와 직접 협상을 하는 과정에서 배제되었는지 산자부·환경부 등을 찾아다니면서 부지를 이전하라는 요구를 하고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다. 기가 막힐 일이다. 해상풍력은 한전과 그 자회사가 만든 법인이고 포스코에너지는 포스코의 자회사이다. 모두 ‘내로라’ 하는 기업이다. 그러기에 이 정도의 민원을 해결해나가지 그렇지 않고서야  떼로 달려드는 민원을 해결하고 사업을 할 수 있을까?


좀 더 정확히 말하면 해상풍력은 부안군 단체장이 지역 단체 이외에 반대하는 지역 주민의 동의까지 요구한다고 한다. 비누장이라도 들고 집집마다 찾아다니면서 도장을 받아오라는 말과 무엇이 다른가? 요즈음은 돈 가치가 없어서 그런지 지방도 살만큼 살아서 그런지 요구하는 금액이 기본이 억 단위가 넘는다. 민원 해결 비용은 거의 드러낼 수 없는 것이라서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민원의 실상은 어디라고 다르지 않다. 사업 인가 절차를 밟는 것이 어렵다고 하지만 민원 해결은 끝이 없다. 해결하고 나면 또 나오고 또 나온다. 어디가 끝인지 보이지 않는다는 게 경험자들의 이야기다.


대한민국이 어쩌다 이러한 사회가 되었을까? 국내 기업이니까 숙명이거니 하면서 하는 것이지 외국 기업이면 누가 그런 고생 하면서 이 땅에 와서 사업을 할 사람이 있을까? 국가와 지방 정부를 이끌어 가는 많은 지도자들이 해외에 다니면서 투자유치를 하고 끌어와도 국민들이 벌떼처럼 달려들어 뜯어먹으려고 달려드는 이 나라에 바보가 아닌 이상 돈 싸들고 고생하러 올 사람이 있을까? 경제가 어렵다고 갖가지 처방을 내놓고 있지만 기업을 하기가 이렇게 어려운 환경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우리 국민의 장래가 있을까?


우리 사회는 언제부터인가 극단적인 이기적 사회로 변해 버렸다. 이 사회 병을 치유하려면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우리 국민의 진정한 발전은 정신문화 창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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