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동향과 신재생에너지 발전 방향 <2>
에너지 동향과 신재생에너지 발전 방향 <2>
  • 박창형 한국신재생에너지협회 부회장
  • 승인 2015.10.19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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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형 한국신재생에너지협회 부회장

[한국에너지]

저유가,  그리고  셰일가스의 파장
 

세계 에너지 시장의 흐름을 짚어보자. 최근 2~3년 내에 새롭게 부각되어 향후 에너지 시장에 어떻게 작용할 것인지? 


첫째, 장기간의 고유가 시대를 마감하고 올해부터 저유가 시대로 전환한 것이다.
세계 유수 전문기관들의 분석에 따르면 이번 유가 하락은 근본적으로 공급이 수요를 초과한데 기인하고 있고 그 현상이 누적적으로 반영되었기 때문에 과거와 같이 등락을 거듭하며 반등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어 저유가 시대는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적어도 향후 2년은 저유가 시대를 유지할 것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세계 경제의 둔화로 에너지 소비가 정체된 가운데 그간 원유 감산을 통해 가격을 조정해왔으나, 북해 유전 등 새로운 유전 개발 등으로 OPEC의 영향력이 감소되고 OPEC내 회원국들의 이견으로 감산에 실패한 것을 들 수 있다. 이에 더해 미국은 세일가스 생산으로 석유 소비의 감소, 그간 미개발된 유전 개발, 원유 수출 증가 가능성 등이 작용한 것이다.


또 다른 요인으로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서방 여객기 격추, 테러국에 무기 조달 등 서방과 마찰을 빚어온 러시아에 대해 경제(러시아 경제는 반 이상을 에너지 수출에 의존)를 압박하기 위한 고도의 정치·경제적 계산이라는 설과 2013년부터 세계 에너지 공급 시장에 지축을 흔들 정도로 갑자기 나타난 셰일가스의 생산 기반을 초기에 제압하려는 의도가 담겨있다는 설도 제기되고 있으나 전혀 근거없는 얘기가 아닐 성 싶다.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금년 봄 핵 협상이 타결되어 검증 절차가 남아있는 이란이 세계 최대의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매장량을 능가한다고 추정되고 있어, 그간 경제 제재로 인해 묶여 있던 원유 수출이 본격적으로 재개된다면 유가는 배럴당 20달러를 밑돌 것이라는 공격적인 예상도 내놓고 있다.


경제 구조가 에너지 다소비형 구조인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석유에 대한 막대한 수입액을 감축시킬 뿐 아니라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기대 효과가 있어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가장 혜택을 받는 국가이다. 유가 하락으로 인해 에너지를 쓰는 거의 모든 업종이 원가 부담을 덜 수 있어 채산성을 높이며 경제성장률 상승에도 이어지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유가가 배럴당 50달러로 떨어지면 다른 변수가 작용하지 않는다는 전제로 경제 성장률이 0.3% 높아진다는 분석도 있다).


업종 가운데에는 석유 뿐 아니라 연관 제품이나 다른 원자재 가격도 동반 하락하고 국제 경쟁이 심화되므로 석유화학산업, 석유정제산업, 철강산업 등은 오히려 손해를 볼 수가 있다.


이보다 더 심각한 분야는 심해저 석유개발이 주춤해지면서 해양플랜트 업계다. 그리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유가가 하락하면 가장 피해를 입는 업종으로 전기 자동차와 신재생에너지를 대표적으로 거론해 왔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들 분야는 투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아마 아직도 화석연료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취약한 신재생에너지를 석유의 경쟁재로 보고 유가가 떨어지면 신재생에너지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논리다. 우리의 경우, 실제로 벙커-C유 등 석유제품을 원료로 하여 발전하는 비중은 2%대로 극히 미미하여 큰 영향은 없고 다만 난방용 부문에 다소 영향이 있다 하겠다.


다만 국내 재생에너지 시장은 정책적 요인이 크다. 세계적으로는 유가가 떨어졌던 작년 말부터 신재생에너지 시장은 전년도보다 더 늘어났고 전기 자동차의 경우도 오히려 미국, 유럽, 일본 등이 투자를 확대하거나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다.


둘째, 2013년부터 미국에서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등장한 셰일 가스이다. LNG(액화천연가스)가 주성분인 천연가스와 성분이 비슷한 셰일 가스(Shale Gas)는 개발 기술을 확보한 미국만이 생산하고 있지만, 그 매장량은 천연가스의 매장량을 추월한다는 평가에 따라 기존의 에너지 공급 시장에 판도를 바꿀 수 있어 그 파괴력은 대단할 수밖에 없다. 어느 전문가는 에너지 시장의 지축을 흔드는 공룡이라고 까지도 서슴치 않고 표현할 정도이다.


일반적으로 전통에너지를 일컫는 원유나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는 지하 500m 내외에 한데 모여 있어 마치 컵에 담긴 것을 빨대로 빨아올리는 수직시추법을 이용하는데 반해, 새롭게 출현한 비전통에너지인 셰일 가스는 지하 2~4km 깊이에 있을 뿐 아니라 수압파쇄법, 수평시추법 등 꽤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러한 기술적 한계로 예전부터 그 존재가 알려져 왔음에도 상용화에 어려움이 있었으나 유일하게 기술을 보유한 미국이 2013년부터 생산을 개시하고 있다. 국가적으로는 러시아, 중국, 폴란드 등도 미국에 버금가는 매장량이 알려져 있는 가운데 미국 이외의 국가들은 아직 기술력이 부족해 생산을 못하고 있지만, 그 시추 기술이 고도의 기술집약적 기술이 아닌 관계로 수 년 내에 개발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앞서 유가 하락의 요인에 대해서 언급하였듯이 어느 전문가는 미국의 셰일가스 생산량 증대가 유가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석유 공급 과잉의 주적을 미국산 셰일가스로 꼽고 있을 정도이며, 유가가 떨어져 셰일가스 생산 비용에 근접하게 되면 셰일 가스 개발업체들이 마진을 남기지 못해 생산을 포기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셰일 가스의 국제가격은 천연가스 국제가격의 70% 내외로 형성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지만 일부 전문가는 셰일 가스를 수출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탱크 등 부대 시설과 액화시킨 특수 선박의 원거리 수송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하므로 천연가스보다 크게 낮아 지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우리는 미국으로부터 2018년 도입할 예정이다. ​셰일가스가 국내에 들어오면 가스 가격의 하향 안정화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 된다. 그리고 세계 에너지  가격의 주요 변수로 상당 기간 작용하리라는 예상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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