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대통령은 가장 불쌍한 사람
대한민국에서 대통령은 가장 불쌍한 사람
  • 한국에너지
  • 승인 2015.09.21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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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너지] 지난주에는 대구시의 전 현직 경제 부시장을 만나는 기회가 있었다. 시계를 거꾸로 돌려 대구시는 낙동강 하천 부지에 재생에너지 사업을 하기 위해 이명박 정권 수개월을 앞두고 국토부로부터 사용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현 정권으로 바뀌자 국토부가 이를 취소하였다.


이른바 국가하천이라는 4대강은 국토부가 직접관리권을 갖고 있는 것으로  4대강 유역에 무엇이건 사용 승인을 받아내기는 ‘하늘의 별을 따기’보다 어렵다는 것은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을 정도로 어려운 작업이다. 실명을 쓰는 것은 삼가기로 하고 전 정권의 숨은 실세들을 모두 동원하다시피하여 청와대를 움직여 국토부의 허가를 받아냈다. 여기까지의 이야기는 한 시간이 모자랐으니 그 과정은 미루어 짐작해 주었으면 좋겠다.


광역시도의 경제 부시장, 정무 부시장 정도라면 누가 보기에도 상당한 위치의 자리라 아니할 사람이 있으랴마는 그 자리의 가장 중요한 업무는 중앙 정부와 걸려 있는 모든 문제를 책임지고 해결해야 하는, 겉과 속이 다른 자리다. 정권의 실세, 각 부처의 실세들을 찾아 부탁을 해야 하는 을이 아니라 병,정도 못되는 힘든 자리다.


최근 모 철학 잡지에서 전직 고위 관료 출신들을 불러 좌담회를 했는데 핵심은 ‘주권재민’이 아니라 ‘주권재관’이었다. 정치학적으로 입법·사법·행정은 모두 권력 기관이다. 하지만 민주정권 시대에 이들 정부조직은 국가발전과 국민의 편익을 위해 존재한다는 개념이 강하다.


하지만 우리는 민주화는 되었다고 하나 정부의 조직과 기능은 왕정 시대나 군사 정권 시대와 다를 바 아니라는 뜻이다. 정부 조직의 모든 기관은 자신들의 영역과 이익을 사수하는 이익집단으로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국민들의 권리는 온데간데없고 정부의 기관들 끼리 서로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혈투를 벌이는 것이 이시대의 상황이다. 여기에 나약한 시민단체들이 길거리에서 항거하는 모습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행정조직의 골격인 각 부처는 보이지 않는 벽이 설치되어 부처 간의 업무 협의는 이익집단들 간의 결투의 장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울타리를 넘어서면 아무런 일도 하지 못한다. 공직자들끼리 서로가 욕하며 싸운다. ‘국민의 공복’,그것은 법전이나 행정학 교과서에나 나오는 말이지 우리 사회에서 사라진지 오래다.


생각을 해보자. 아무리 정권이 바뀌었기로서니 국토부라는 부처가 자신들이 한 행위를 뒤엎는다는 게 말이나 될까? 그것도 지방 정부와의 관계일진데. 권력 기관의 만용이 옆에 있던 공직자가 거들었다.  ‘일반 국민들은 법을 고쳐 가면서 사업을 해야 하니 정말 힘들겠어요’


한번 따져보자. 대통령도 장관도 공직자도 대기업의 총수도 이 시대에는 한 사람의 국민에 불과하다. 퇴근하면 각자 주민세 내고 운전하다 위반하면 벌금내야 하고 이웃과 더불어 살아야 한다. 왜 직장에 출근만 하면 이익집단의 논리에 매몰되어 자신의 영역만을 지키기 위해 목숨 바쳐 싸우는 것인가. 내가 국토부에 근무하면 내 친구·동창·친인척이 대구에 근무도 하고, 살고 있기도 할 텐데 말이다.


하지만 내가 살고 내 친구와 친인척이 사는 이 땅, 국토부 직원들의 가슴 속에는 이 땅은 ‘국토부 꺼야’ ‘누구도 손 못대’ 하는 마음이 자리 잡고 있다.궤변이라 할지 모르지만 우리는 이러한 시대에 살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아무리 유능한 지도자가 이 나라를 이끌어도 ‘발전’이란 없다. 모두가 옆 사람을 배려하지 않고 싸움만 하려는 이 사회집단의 앞날은 없다.


이러한 현실 속 대한민국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은 누구일까? 아귀다툼을 벌이는 집단들의 싸움을 말려, 폭풍 속 좌초 위기에 놓인 대한민국 호를 구하려는 대통령이라고 하면 동의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이 시대를 이끌어 가는 존경받아야 할 많은 사람들, 그들은 가장 불쌍한 존재들이기도 하다.


타산지석, 역지사지 우리는 좋은 말 많이 배웠다. 우리가 몸으로 마음으로 실천하면 대통령은 가장 행복한 국민의 한 사람이 될 것이고 나도 행복한 국민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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