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품질 일본산 경유 유통 ‘정부도 모른다’
저품질 일본산 경유 유통 ‘정부도 모른다’
  • 김태언
  • 승인 2015.09.1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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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너지]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정수성 의원(경북 경주)은 1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알뜰주유소, 혼합판매, 전자상거래 등 유가 안정화 대책의 하나인 전자상거래 활성화 차원에서 추진 중인 외국산 석유제품 유통 문제를 지적했다.


정수성 의원실에 따르면 최근 4년간 국내에서 유통된 일본산 자동차용 경유는 1,844만배럴로 국내 자동차 경유 시장의 3.5%를 차지하는데 이를 금액으로 환산할 경우 3조7,358억원 규모라고 밝혔다.


정수성 의원은 주유소에서 판매하고 있는 경유가 일본산인지 전혀 알지 못하고 정부는 어떤 유통경로를 거쳐 판매되는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산업부에서도 일본산 경유 판매 현황에 대한 자료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한 품질기준에는 적합하지만 국내 정유사 제품에 비해 그 품질이 떨어진다고 강조했다. 현행 석유및석유대체연료사업법에서는 경유 품질기준으로 16개 항목을 검사해 문제가 없을 경우 수입을 허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중 경유에서 제일 중요한 품질기준은 연료필터막힘점(CFPP)으로 우리나라는 그 기준을 영하 18℃ 이하로 정하고 있지만 일본산 경유는 영하 19℃짜리 제품이 주력을 이루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정유사의 경우 영하 23~24도에 기준을 두고 경유를 생산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정 의원은 문제는 비슷한 기온의 다른 나라에 비해 그 기준이 낮고 혹한기 지역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으며 실제 기준미달 제품을 적발한 사실이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혹한기인 1월의 평균 기온은 -6.1℃~1.6℃ 사이로 비슷한 온도인 체코(-5.4~0.4)의 연료필터막힘점은 -20℃이고 스웨덴(-5.0~-1)은 -35℃가 기준이라고 밝혔다.


또한 최근 4년간 철원의 1월 평균 기온은 영하 17℃이고 최저기온 평균은 영하 23.8℃로 일본산 경유가 철원 등 추운지역에서는 엔진 오작동 등 자동차 고장을 일으킬 소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2013년 ‘혹한기 경유 차량의 저온성능 영향 연구’에서 자동차 품질 모니터링 결과 60건 중 6건이 연료필터막힘점에서 불합격을 받았는데 모두 수입 경유라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수입산 경유제품에 대한 혜택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현재 부과중인 리터당 4원의 판매부과금 환급과 폐지된 할당관세(3%), 국내에서 2.5% 혼합해야 하는 바이오디젤 혼합의무 면제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소비자에게는 아무런 이득이 없이 수백억의 세금 면제 또는 감면 혜택을 결국 수입업자들만 차지하게 되고 배를 불리게 되는 꼴이라고 질타했다.


정 의원은 “시장에서 생선 한 마리에도 원산지 증명을 하는데 석유제품에 대한 원산지 표시가 없다는 것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이므로 유통단계에서 원산지 표시 의무 방안과 함께 기준에 미달하는 제품이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연료필터막힘점 기준을 상향해야 할 것”이라고 정부에 주문했다.


그는 또 “공정경쟁 환경 조성에 힘써야 할 정부가 부과금 환급 등 갖은 혜택을 주면서 불공정 경쟁환경을 조성하고 있다”라며 “관련 제도의 폐지 및 개선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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