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경주 처분장 준공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경주 처분장 준공
  • 남부섭
  • 승인 2015.09.07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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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에 대한 국민들의 깊은 성찰의 계기로 삼아야

[한국에너지]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경주 처분장을 지난 달 28일 준공하였다. 이번에 준공한 1단계 처분장은 지하 130미터에 4000미터의 동굴을 파서 6기의 원통형 사일로 시설로 200L 10만 2000개를 처분할 수 있다.


1986년 이후 숱한 우여곡절을 겪고 처분장 시설을 준공한 것은 국민적 성과라 하겠다. 지금도 굴업도 사태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이제 원자력 발전소에서 보관하던 폐기물은 물론이고 각종 방사성 폐기물의 안전한 보관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실상 방사성 폐기물은 원전에서 나오는 분량이 절대적으로 많아서 그렇지, 병원을 비롯한 수많은 곳에서 폐기물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원전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에는 우리가 모르는 방사성 폐기물이 많이 있다. 한자리에 보관할 수 있게 된 것은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서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이번 1단계 시설에 6660억 원이 들어갔고 2단계 공사는 12만 5000드럼을 저장하기 위해 2588억 원의 공사비가 들어갈 예상이다. 거의 1조 원에 가까운 금액이 투자되는 이 설비는 앞으로 수백년 관리해 나가야 한다.


중·저준위 폐기물이 큰 위험물질은 아니라하더라도 영원히 관리해 나가야 하는 물질임에는 틀림없다. 처분장을 준공한 것을 기쁘게 받아들여야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이 설비를 수많은 세월동안 관리해야 하는 부담도 적지 않다.


어느 건축물이라도 몇백년이 지나면 훌륭한 문화유산이 되지만 쓰레기에 불과한 처분장은 쓰레기 매립장에 불과하다. 말이 몇백년이라고 하지만 후손들에게 엄청난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지금 당장 처분장을 운영·관리하는 비용만 해도 한해 수백억원씩 들어갈 것이다. 이는 우리가 에너지 문제를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를 깊이 생각해야 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인류가 생존해 오면서 지구에 자연적으로 매장된 화석에너지를 불과 200년 정도 사용하면서 큰 위기를 맞고 있는것처럼 원전이 국토 면적에 비해 가장 많은 우리나라는 원전 운영에 따른 문제에 언젠가는 봉착하게 될 것이다. 오늘 이 시간 우리의 안위를 위해 우리가 에너지를 마음대로 쓰는 것은 역사적으로 큰 과오로 남게 된다.


우리는 제조업을 키우면서 생산원가의 부담을 줄이고 빈약한 에너지 자원을 극복하기 위해 원자력 발전을 국가적 과제로 삼아 추진해왔고 지금도 그러하다. 경주 처분장에 보관하는 폐기물은 사실 파쇄해서 그냥 처분하기도 한다. 그만큼 환경 피해가 크지 않다는 이야기다. 폐기물은 따지고 보면 큰 문제될 게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사용하고 난 원전 연료, 핵연료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도 사용 후 핵연료가 문제의 발단이었다. 핵연료가 관리 상태를 벗어나면서 방사능 누출로 원전이 통제 불능의 사태로 발전하였다.


핵연료는 그야말로 영구적으로 보관·관리해야 한다. 방사성 폐기물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문제이다. 한 두 해 앞을 내다보기도 어려운데 무구한 세월, 자신의 후손이 살아가는 땅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누가 알겠는가? 핵연료 처분장의 건설이 어려운 점이 바로 이 때문이다. 아마도 모를 일이지만 핵연료 처분장의 부지 확보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해결 방법이 있다면 그 길은 핵융합의 상용화밖에없다. 핵융합이 가능한 현실이 다가오면 모든 문제는 해소되고 인류는 에너지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전문가들은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한다. 언제 인류에게 꿈의 에너지 시대가 펼쳐질지 모르는 일이다. 이것을 기대치로 원전을 이야기 하는 사람도 없지 않으나 현실 정책에서 논외의 문제라고 보아야 한다.


우리는 정책이 공론화 과정이나 국민의 참여로 이루어지는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 에너지 문제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제는 에너지 문제에 대한 깊은 성찰이 있어야 한다. 우리 후손들의 안위를 우리 세대에 해쳐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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