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황 여행
돈황 여행
  • 한국에너지
  • 승인 2015.08.31 09: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에너지] 돈황이라고 하면 신라시대 혜초 스님이 쓴 왕오천축국전이 발견된 돈황석굴이 있다는 학창시절의 기억만 갖고 22일 바쁘게 떠났다.
물론 업무 차 떠나는 여행이다. 여행은 출발부터 순조롭지 않았다.
중국 비행편을 예약했더니 2시간 지연이다. 시안에서 갈아타는 비행기를 놓치고 하루 뒤에 돈황에 도착했다.


오후 2시 도착. 호텔에 짐을 풀고 세미나에 앞서 태양열 발전소 건설 현장을 찾았다. 돈황 시내에서 30분 정도의 외곽에 있는 건설 현장은 사막이었다.
사막에 산업단지를 건설하고 있었고 건설 현장은 단지의 일부로 보였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끝이 없었다.
모래땅 위에 태양열 발전소 10MW 2기를 건설하고 있었다.


방식은 플레이트형 엘에프이형으로 안내판에 씌여져 있었다.
적도를 중심으로 한 사막 지역에 태양열 발전소를 건설한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북위 40도가 넘는 지역에 사막이 있다는 것도 햇살이 그처럼 좋다는 것도 처음 경험이다.
10메가를 건설하는데 반사경 거울이 자그마치 1800개라고 한다.
이제 겨우 2개의 거울과 플레이트 기둥이 세워져 있는 정도였다.
기둥을 세우고 축열조 기초공사를 하고 있었다.
부지는 어디서 어디까지 인지 경계도 없고 끝도 없었다.


돈황은 실크로드의 경유지로서 사막 한가운데 도시였다.
시안에서 돈황까지 돈황에서 서부 카자흐스탄 국경지대까지가 사막이었다.
돈황은 서부개발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는 도시로서 돈황 시내를 벗어나면 풀 한포기 보기 힘들 정도로 사막 한가운데 인위적으로 건설된 도시였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고압전선이 어디서 오는지 모를 정도로 사막을 가로 지르고 있었다.
돈황 시내에는 발전소가 없단다.
시안에서 기차로 24시간이나 걸릴 정도이니 석탄이나 석유를 공급하기가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외부 공급이 이처럼 악조건인 상황에서 기술의 발전으로 하늘에서 쏟아지는 에너지를 이용하기 위해 뙤약볕 아래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태양열 발전 잠재량이 자그마치 1500기가라고 한다.
비교해서 말할 무엇이 없다.
특히 축열조를 세워 24시간 발전이 가능하도록 설계 했다고 한다.
재생에너지에 대한 인식이 확 달라지는 순간이었다.


태양열 발전소는 17년을 준공 목표로 삼고 있었는데 성공하면 지속적으로 건설해 나가는 것은 물론이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막도시 라스베가스를 능가할 것이라는 꿈을 꾸고 있었다.


중국은 돈황 이외에도 티벳지역에 300메가 정도의 태양열 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돈황 북서부 우루무치는 역시 사막지역으로 세계 최대의 풍력단지가 이미 건설 되어 있다.
티벳자치구 신장위구르 지역은 거대한 사막 지역으로 태양열 발전이 서부개발의 선봉에 서고 있다.


멀지 않은 곳, 양관이라는 지역에는 유적지 봉화대가 있는 곳으로 야트막한 사막 언덕에 올랐다.
모래 지평선이 눈을 멀게 했다.
끝이 없었다.
이 사막이 언젠가는 에너지의 보고가 되겠구나!
수천년 쓸모없던 땅으로 버려져 왔던 사막이 에너지 기술의 발전으로 푸른 숲으로 변화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니.
백문이불여일견이라. 사막을 대하는 생각이 달라졌다.


돈황 시내에 인접한 곳에는 월아천이라는 사막의 오아시스가 있다.
말로만 듣던 오아시스에는 물고기가 살고 있었다.
어떻게 물고기가 그곳에 있을 수 있을까? 참으로 신기했다.


그 유명한 돈황석굴은 가보지 못했다.
사전예약이 아니면 관람이 안 된다고 한다.
하루 6000여 명 정도를 제한적으로 받고 있어 사전예약이 필수적이었다. 아쉬웠다. 그보다 아쉬운 점은 중국이 재생에너지 산업을 거침없이 밀고 나가는 현장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필자의 가슴이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