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로 시작해서 ‘11’로 끝난 일본 원전 ‘0’ 시대
‘11’로 시작해서 ‘11’로 끝난 일본 원전 ‘0’ 시대
  • 조강희 기자
  • 승인 2015.08.17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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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11개월만인 8월 11일 오전 11시, 다이 원전 1호기 재가동 시작
▲ 일본 센다이 원전 1호기

[한국에너지] 2011년 3월 11일 벌어졌던 후쿠시마(福島) 사태 후 일본의 원자력발전은 사양길에 접어드는 듯했다. 안전점검 등을 이유로 차례차례 가동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일본의 원자력발전소는 결국 2013년 9월 16일 후쿠이(福井) 원전 4호기가 가동을 중단함으로써 사실상 보유원전 43개가 모두 멈춘 ‘원전 제로 시대’가 됐다.


그 이후 1년 11개월만이었다. 규슈(九州) 지방 가고시마현 센다이 원전 1호기가 지난 11일 오전 11시부터 재가동을 시작했다. 이로써 일본의 ‘원전 제로 시대’는 끝나고 말았다.


해당 발전소를 운영하는 규슈전력은 이번 재가동이 단순한 재가동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전한다. 후쿠시마 다이치 원전 사태 이후 새로운 안전기준을 도입했기 때문에 비슷한 문제는 반복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원전 가동을 재개하려는 시도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다만 강화된 안전 기준을 통과하지 못했을 뿐이다. 아베 총리에 따르면 이 안전 기준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수준’이다. 현재까지 새로운 안전 기준을 통과한 원전은 5기에 불과하다. 이 중 처음으로 규슈전력의 센다이 원전 1호기가 가동을 재개한 것이다.


이날 오전 10시 30분 규슈전력은 센다이 원전 1호기에서 핵분열을 억제하는 제어봉을 뽑아냈다. 주말에는 발전이 완전히 개시되고, 점검 운전을 약 2주 이상 거친 뒤 9월 초부터 상업운전을 재개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2호기 역시 조만간 재가동될 것으로 예상된다.


후쿠시마 사태 전 원자력 발전은 일본 총 발전량의 30% 정도를 차지했다. 그러나 사태 이후 일본은 전력 수요 가운데 90%를 석탄, 액화천연가스, 석유에 의존해 왔다.


일본 내각은 수입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원전을 재가동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민들의 입장은 다르다. 여론 조사에 따르면 일본 국민 다수는 재가동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전 재가동은 아베 총리의 지지도 하락 이유 중의 하나가 되기도 했다.


재가동 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다. 쓰나미만이 아니라, 강력한 지진파가 매년 계속되고 화산 활동이 여전히 활발한 일본의 상황에서 원전은 아직도 불안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 사태가 일어나자 당시 간 나오토 내각은 일본 의 원전을 모두 폐쇄하기로 했다. 2030년까지 일본의 원전 비율을 ‘0’으로 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아베내각이 들어선 이후 안전성이 확보된 원자로를 재가동하기로 결정하면서 원전 제로 시대는 사실상 끝났다. 아베 내각은 2030년까지 원전의 비율을20-22%로 유지한다는 방침을 지난 7월 밝혔다.

원전 재가동이 시작된 11일 일본 야당과 일반 시민들은 거세게 반발하면서 시위를 벌였다. 2011년 당시 총리였던 간 나오토 전 총리도 시위대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간 전 총리는 “아베 총리는 망국의 총리”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지난 9일에도 원전 부근에서 2000여명의 시민들이 모이는 반대 시위가 잇달아 열렸다.

이에 대한 일본 국민들의 여론은 부정적인 기류가 강하다. 마이니치신문 보도에 따르면 원전의 재가동에 대한 일본 국민들의 의견은 57%가 반대, 30%가 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 센다이 1호기

이번에 가동을 재개하는 센다이 1호기는 가압수형경수로(PWR)로 89만kW급으로 연료로는 저농축 이산화우라늄 약 72톤이 소요된다. 상업운전은 1984년 7월4일에 개시됐다가 후쿠시마 사태 이후 가동이 중단됐다. 2호기 역시 가압수형경수로 89만kW급이며 연료와 소요량 역시 동일하다. 1985년 11월 28일에 상업운전을 시작해 현재는 점검중이다. 3호기는 2019년에 건설을 완료하는 것으로 예정된 상태다. 개량형 가압 수형 경수로 (APWR)로 159만kW급이다.

*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는 도쿄전력 산하의 원자력 발전소다. 1967년 9월 29일에 착공하여 1971년 3월 26일에 운영에 들어갔다. 모든 원자로는 제너럴 일렉트릭사에 의해 설계됐다. 시공은 카시마 건설이 맡았다. 총 1-6호기가 있으며 7, 8호기의 건설도 계획 중이었으나 지난 2011년 3월 11일 벌어진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방사능 누출 사고로 인해 전면 취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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