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지배당한 신재생에너지 산업
중국에 지배당한 신재생에너지 산업
  • 한국에너지
  • 승인 2015.06.30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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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너지] 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우리 경제의 탈출구는 중국 시장이었다.
이 시기를 전후해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 산업도 중국에 진출하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오고 갔다.
중국에 태양광을 처음 설치한 것은 이 시기 우리나라였다. 국내 풍력산업의 선두주자였던 모 기업의 회장도 열심히 중국을 왕래 했다.
2000년 이전에는 재생에너지 모든 산업 분야가 비록 우리도 별로 하는 것은 없었지만 중국보다 앞서 있었다.
그러나 이 시기가 지나면서 중국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 수 아래로만 여겨왔던 중국이 곧 우리를 따라잡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2005년경을 지나면서 중국의 바람은 불기 시작했다. 한 수를 지도한다는 생각에서 열심히 중국을 왕래했던 인사들은 과거의 스승 정도의 예우를 받는 반열(?)에 올랐다.
그리고 2010년 정도 되자 옛날 스승이 잘나가는 제자를 찾아가 초라한 모습으로 부탁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오늘의 실상은 어떠할까?
중국 방문 스케줄을 잡기도 쉽지 않다. 이미 중국은 글로벌 수준으로 올라 한국 사람을 만나야 할 필요성은 옛 정이 생각날 때뿐이다.
우리의 모습은 떠나간 여인을 생각하며 추억에 젖어 오솔길이나 걷고 있다고나 할까?
이에 비해 일본은 보따리를 싸들고 중국으로 가지 않았다.
기껏해야 지사나 두고 운영했다. 중국이 자신들의 위치를 넘겨보지 못하도록 철저한 관리를 했다. 관리의 대상은 한국도 포함 되었다. 기술적 우위를 지키기 위해 철저히 견제해 왔다.
그 기조는 지금도 그대로이다. 결국 일본은 중국과 한국에 대해 기술적 우위를 지키면서 잘 관리하고 있다.
우리가 말하는 신재생에너지 가운데 유일하게 중국보다 우위를 지키고 있는 분야는 연료전지 산업이다.
국내 대기업이 하고 있는 이 아이템은 중국에 발을 들여 놓지 않아 우위를 지키고 있다. 중국은 이 아이템을 자국으로 가져가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지원하겠다고 유혹했지만 결국 가져가지 못했다. 중국 땅만 밟으면 모든 것을 빼앗기고 마는 비즈니스의 실상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에 어려운 여건에서도 넘어가지 않았다. 모든 분야에서 1위 자리를 확보하겠다는 중국. 지금도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산업은 이제 완전히 역전을 넘어서 중국에 모든 시장을 넘겨주고 말았다. 애써 어려운 가문을 일으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돌아온 것은 본처의 자리를 빼앗긴 여인의 신세다.
도박을 즐기는 중국 사람들이 설 연휴 보름만에 주인과 종업원의 지위가 바뀌는 일이 허다하다는 옛 이야기를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산업이 스승과 제자의 위치가 뒤바뀌고 주인과 하인의 위치가 바뀌었다.
중국의 제 1위의 부호는 재생에너지 사업을 하는 한넝 그룹이다. 엊그제 불란서 렌은 중국이 세계 풍력시장을 지배하고 있다고 했다.
세계 시장이 중국의 지배하에 들어가는데 우리가 무슨 뾰족한 수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할 수 있다.
재생에너지 산업 가운데 중국 시장으로 완전히 전락한 분야는 태양열 시장과 거의 붕괴직전의 태양광 시장이다. 풍력 시장은 시장 자체가 없으니 중국 바람을 체감하지 못하는 형편이다.
태양열 온수기는 한 해 4~5만대나 중국에서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나 국내 기업은 모두 몰락한 상태이다.
4~50만원짜리 제품이 4~5백만원에 팔리고 있다. 태양광은 셀 시장의 90%를 중국에 내주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그리고 중국 기업은 세계 시장의 점유율을 높여나가는데 우리는 겨우 명맥을 유지하는 몇 개의 기업이 있을 뿐이다.
왜 우리는 중국에 재생에너지 시장을 내 주게 되었을까?
2005년부터 야심차게 시작한 신재생에너지 육성정책을 중도 포기했기 때문이다. 정책이 추진되는 5년간 짧은 시간 안에 상당한 성과를 이루었지만 후속 정책이 단절되면서 모든 것이 일장춘몽으로 끝나버렸다. 한 해 1조원에 가까이 투자한 예산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전 정권까지 그나마 녹색산업이라 해서 명맥이라도 유지하던 것이 이제는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전락 했다. “경제성 없는 사업을 왜 하느냐?” 하는 장관의 말 한 마디에 모든 것이 얼어붙었다. 화석에너지 소비는 줄고 재생에너지 소비는 늘어나는 것이 이 시대의 에너지 산업의 흐름이다. 시대의 변화를 읽지 못하는 정책 당국자들로 인해 우리 재생에너지 산업은 죽었다.
중국이 우리나라가 추진하는 동북아 오일허브 사업에 투자하겠다고 나섰다.
중국이 투자하지 않고서는 이 사업이 제대로 될 수 없는 것은 불문가지이다. 하지만 중국의 투자는 석유 에너지 분야마저 주도권을 내주는 형국으로 정세가 바뀌게 될 것이다. 중국과 손을 잡으면 잡을수록 중국의 지배하에 들어가게 된다. 이러한 사실을 정책 당국자들이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고구려의 역사를 제외하면 덩치 큰 나라 옆에서 조공국으로 역사를 이어왔다. 우리의 유전자는 힘 있는 자의 옆에 붙어 삶을 도모하는 데 익숙해져 있다.
비단 신재생에너지 분야만 중국의 지배하에 들어갔겠는가. 모든 분야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과거의 역사를 되풀이 하지 않으려면 아무리 힘센 자와도 싸워서 이길 수 있다는 정신자세를 가져야 역사의 주인이 될 수 있다 할 것이다.
민족의 자존감을 걸고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경쟁력을 키웠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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