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연, 저급석탄 경제성↑ '건식선탄기술' 개발
지자연, 저급석탄 경제성↑ '건식선탄기술' 개발
  • 김정희 기자
  • 승인 2015.03.12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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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mm↓ 작은 입자·시간당 10톤 이상 처리 가능
▲ 김병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박사가 건식선탄기술로 분리된 석탄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한국에너지] 작은 입자의 저급 석탄까지도 대량으로 연속해서 고급 석탄으로 만들 수 있는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상용화 기술 수준에 한걸음 다가간 것이어서 주목된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원장 김규한)은 11일 경동 상덕광업소의 연구용 파일럿 플랜트에서 건식 방법으로 저급석탄(해외 유연탄, 국내 무연탄)을 고급석탄화하는 건식선탄 실증시험에 성공했다.

이날 시연회는 개발된 기술의 상용화에 대비해 시간당 10톤 이상으로 규모를 확대한 파일럿 플랜트 운영시험이다. 이를 위해 개발된 시스템이 시간당 10톤 이상의 속도로 연속처리가 가능한지 여부와 세계적으로 상용 건식선탄 기술의 한계로 알려져 있는 10mm 이하의 작은 석탄입자까지 처리가 가능한지를 확인했다.

시연 결과 10mm 이하의 몽골산 저급유연탄(회분 52%, 열량 약 3500kcal/kg)을 시간당 10톤으로 연속 처리해 회수율 85%, 회분 제거율 86%을 달성했고, 맥석 함량 14.6%, 열량 6900kcal/kg의 고급석탄을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또한 건식선탄이 가장 어려운 1~5mm의 국내 저급 무연탄에 대해서도 회수율 67%, 회분 제거율 80%로 맥석 함량 25.6%, 열량 5500kcal/kg의 발전용 석탄으로 사용이 가능한 수준으로 선별해 보였다.

지질자원연구원 김병곤 박사 연구팀은 2011년부터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을 받아 ‘석탄자원의 안정적 확보를 위한 저급석탄의 선탄기술 개발’ 연구를 수행해 왔다.

저급석탄은 석탄 내에 암석, 점토 등의 이물질이 많이 포함돼 있어 단위 열량이 낮은 석탄이다. 전 세계 석탄 매장량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지만 낮은 열량과 경제성으로 인해 아직까지 활발한 개발과 이용이 이뤄지고 있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단위 열량 당 운송비용이 매우 높고 사용 후 폐기물(석탄재)이 많이 발생하는 것이다. 동일한 5000kcal/kg의 석탄을 운송하는데 고급석탄이 1kg의 운송비만 든다면, 저급석탄은 2kg의 운송비가 소요된다. 또한, 사용 후에는 고급석탄에서는 0.2kg, 저급석탄에서는 0.5kg의 석탄재가 발생한다. 저급석탄의 단위 열량을 높이고 운송비를 줄이면 경제성이 매우 높아지게 된다.

건식선탄기술은 물을 사용하지 않는 건식 환경에서 저급석탄 안에 존재하는 이물질을 제거함으로써 단위 열량을 높이고, 열량 당 운송비용을 감소시킬 수 있는 경제성 향상 기술이다.

특히 폐수 발생 등 환경문제가 적고 물을 확보하기 어려운 몽골이나 오지의 석탄광산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습식 방법에 비해 설비나 공정비용이 절반 수준으로 경제성도 우수한 것이 장점이다.

이번에 사용된 설비는 김병곤 박사팀이 주도적으로 개발한 ‘KAT-Table’을 중심으로 한 건식 선탄 시스템으로 순수한 탄소로 이뤄진 가벼운 석탄 덩어리와 이물질이 많이 섞여 무거운 맥석 덩어리를 물을 사용하지 않고 비중의 차이를 이용해 분리하는 기술이 핵심이다.

KIGAM(지질자원연구원) 개발 및 특허를 받은 ‘KAT-Table’ 건식선탄기술은 광산 현장에서 석탄과 맥석의 비중차이를 이용해 저급석탄을 선별 가능하다. 광산 현장에서 즉시 선탄이 가능해 선탄장으로 이동하는 운송비용이 들지 않는다. 게다가 선탄 후 제거되는 맥석은 광산을 복구하는데 사용할 수 있어 광해 방지에도 도움이 된다.

건식선탄기술을 세계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기술로 완성하고, 저렴한 저급석탄을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시간 당 50톤 이상의 상용화 기술이 필요하다는 게 연구원 측 설명이다.

김규한 지질자원연구원 원장은 “건식선탄기술이 성공적으로 상용화될 경우 석탄 자원 확보 및 잠재 공급능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산업 필수자원의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인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연회에 이어 지질자원연구원과 광해관리공단은 ‘국내외 석탄산업 실수요자 협력 네트워킹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국내외 석탄산업계 관계자와 인도네시아, 인도, 말레이시아, 미얀마, 베트남 등 아시아 주요 석탄국 정부 관계자 약 20여 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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