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혁신처가 할 일
인사혁신처가 할 일
  • 한국에너지
  • 승인 2014.11.24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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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이다. 유럽 경제의 엔진이라는 국가의 가스 기업을 들러 사장 방을 들렀더니 사장이 둘이었다. 사장 옆에 앉아 있는 또 한 사람의 사장은 예비 사장으로 3년 째 사장 수업을 받고 있었다. 기업의 인사 풍토가가 우리와는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다른 경험은 이 국가의 공무원으로서 같은 자리에서 10여년을 필자와 교류했다. 이 사람은 국장으로서 5개 과를 거느리고 있는데 자신이 그 자리에서 물러나면 5개 과장 가운데 한 사람이 국장의 자리를 이어 받는다고 했다. 이 역시 우리와는 사뭇 다른 인사 체계다.

정부의 인사혁신처가 출범했다. 필자는 우리 공무원의 인사체계가 기회가 있을 때마다 후진성을 갖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공무원 집단은 국가 운영의 주체이기도 하지만 발전의 선도적 역할도 하고 있다. 때문에 공무원의 전문성을 확보하지 못하고서는 이 시대에 국가 발전을 이끌어 내기가 대단히 어렵다는 생각이다.

어느 언론에 초대 인사혁신처장의 인터뷰가 실린 것을 보고 크게 실망했다. 글을 다 읽어 보아도 공무원의 전문성에 관한 이야기는 없었다. 지금 우리는 고도의 산업사회로 발전하면서 전문성이 결여된 공무원 집단은 국가 발전의 저해요소로까지 취급받고 있다.

반도체 업무를 맡은 공무원이 “반도체가 무엇이냐?” 묻는 것이 우리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공무원 집단에 무엇을 기대하겠는가? 모든 정책의 입안은 하급 기관이나 연구원에서 만들어 올리는 것을 포장해서 내놓는 역할이 유일한 중앙부처 공무원의 역할이다. 창조 경제를 이 정권이 부르짖고 있지만 기본 실력도 갖추고 있지 못한 사람에게 무얼 기대할 수 있으랴!

사실 우리는 관피아 낙하산 인사에 대해서만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이는 결국 정치적 이해관계를 두고 벌이는 정치적 싸움일 뿐이다. 정권을 획득한 세력이 선거제도를 갖고 있는 나라에서 자신들의 집권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생각을 같이 하는 사람들을 국가운영에 투입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우리는 정치적 이해관계가 걸린 일에 대해서는 관심을 보여 왔지만 정작 공무원 사회를 발전시키려는 노력은 하지 않았다. 필자는 선진국의 인사제도에 대해서 자세히 알지는 못한다. 하지만 앞에서 서술한 바와 같이 공무원이나 기업 모두가 고도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이와는 달리 우리 사회는 아마추어 집단이 사회를 이끌어 나가고 있다.

돌이켜 보자. 현재의 공무원 인사제도는 1970년대 서정쇄신을 시작하면서 한자리에 있으면 ‘고인 물은 썩는다’는 논리에 따라 정착된 순환보직제가 근간이다. 인사혁신처는 선진 인사제도를 연구, 검토해 우리 공무원사회가 실질적인 국가발전의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재구성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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