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와 공무원
지방자치와 공무원
  • 한국에너지
  • 승인 2014.11.17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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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단체의 인사가 한창인 모양이다. 지난 6월 지자체장 선거가 실시된 이후 단체장이 바뀐 곳에서는 이런저런 이유를 대면서 산하기관장 물갈이를 하더니 이제는 공무원 인사를 본격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모양이다. 어느 곳에서는 자기 사람들을 절대로 쓰지 않겠다고 공언을 해놓고서는 실제 인사에 있어서는 공신들을 내려 보내고 있어 지역언론의 여론이 들끓고 있다.

기관장 인사는 아무리 선거 공신을 쓰지 않는다고 해서 그 말을 믿을 사람도 없고 그렇다 해서 그것이 100% 잘못됐다고 말하기에는 선거제도의 본질상 어렵다. 하지만 공무원 인사는 여론의 관심 대상이 되지도 못하는 모양이다. 실제 기관장 한 사람의 인사보다는 공무원 인사가 국민들에게 끼치는 영향이 더 크다. 인사는 해당 분야에 업무가 원활히 돌아가는데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민원인들의 불편이 없는데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100% 가까이 사람을 교체하는 곳이 비일비재한 모양이다.

공무원 사회는 무엇보다 안정성이 우선되어야 한다. 소관업무가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하고 업무 미숙으로 단절되면 국민들만 고통을 안게 된다. 기관장이야 누가 됐던 조직의 안정성만 유지된다면 민원인들이 직접적 피해는 별로 없다. 특히 에너지와 관련된 업무는 지방공무원으로서는 쉽지 않은 분야여서 주변에 애로사항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상당기간 업무를 가르쳐 겨우 이야기가 좀 될 만했는데 또 다시 벽창호와 부딪치게 됐다고 한다.

지자체장 선거 이후 지방공무원들의 정치적 편승 현상은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모양이다. 어느 지역을 막론하고 선거 때만 되면 공무원들은 공공연히 줄을 서야 하는 형편이다. 줄을 잘 서면 실세로 등극하고 잘못 서면 단체장이 재직하는 기간에는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는 정도의 이야기는 이미 고전적이다. 실세가 된 패거리들은 단체장과 모든 것을 독식하고 상대를 왕따시키는 정도가 말이 아닌 모양이다.

중앙정부는 중앙정부 대로 공무원 조직을 흔들어 대고, 지방정부는 또 그들 나름대로 흔들어 댄다. 공무원 사회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안정성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 이러한 이유로 국가를 유지, 발전시켜야 하는 공무원 조직은 지금 아무런 일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돼 버렸다. 실세가 되어 좋은 보직을 찾아가는 것만이 공무원 사회의 유일한 희망이 되고 있다. 김영삼 정부에서 시작한 지방자치는 공무원 조직을 흔들고, 제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경제침체를 불러온 핵심요인으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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