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국산 비율 ‘98대 2’… 남의 나라 배불리는 ‘가스검지기’
수입·국산 비율 ‘98대 2’… 남의 나라 배불리는 ‘가스검지기’
  • 최종희 기자
  • 승인 2014.09.30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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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조업체 기술력 낮다’ 하소연 언제까지 해야 하나” 지적

‘98대 2’. 한국가스안전공사가 사용하는 ‘가스누출검지기’의 수입산과 국산 비율이다.

가스안전을 점검하는 장비의 국산화율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본지가 부좌현 의원실로부터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가스안전공사는 모두 5억3493만원에 달하는 가스누출검지기를 해외로부터 들여왔다. 같은 기간 동안 국내산 검지기 구입비용은 1476만원이었다. 무려 33배 넘게 차이가 벌이진 셈이다.

한국가스기술공사 역시 수입산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84대 16. 그나마 가스안전공사에 비해선 상황이 나은 편이다. 가스기술공사가 최근 5년간 가스누출검지기를 수입하기 위해 쓴 돈은 2억5721만원이었다.

이처럼 수입산 비율이 높은 이유는 가스누출검지기를 제작하는 국내 기업의 기술력이 외국 기업에 비해 크게 낮기 때문이다.

가스안전공사 관계자는 “현재 시중에 판매되는 국내산 가스누출검지기보단 수입산의 성능이 월등히 좋다”면서 “수입산 가격이 더 비싼 건 사실이지만 어쩔 수 없이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제조기업이 만든 가스누출검지의 경우 가격대가 80~100만원인 반면, 수입산은 보통 100~150만원 사이에서 형성된다. 

이 관계자는 또 “공사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국내산을 써야 한다는 말도 맞긴 하지만 안전점검 대상 기업 대부분이 수입산을 쓰고 있는 마당에 공사가 민간기업보다 낮은 수준의 장비로 점검을 나갈 순 없는 것 아니냐”고 하소연했다.

국내산을 쓰고 싶어도 성능이 떨어져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돈을 더 들여 수입산을 쓴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같은 입장은 도시가스업계 역시 마찬가지다.

도시가스업계 한 관계자는 “가스누출검지기 국내 제조업체의 수준은 외국 기업 제품을 벤치마킹하는 정도다”면서 “값싼 국내 기업 제품을 놔두고 비싼 수입산을 쓰는 까닭도 기술력 차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언제까지 외국 기술에 의존하면서 남의 나라 기업의 부(富)를 늘려줘야 한단 말인가. 가스안전공사를 비롯해 관련 업계와 협회 등 모두가 가스누출검지기에 대한 국산화율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두고 고민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부좌현 의원은 “가스누출검지기를 사용하는 모든 기관들이 지혜를 모아 외국 기술을 뛰어넘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면서 “그렇게 되면 우리 제조업체를 살리는 동시에 가스 안전장비를 역으로 수출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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