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자원개발사업의 운영권
해외자원개발사업의 운영권
  • 김재동 강원대 교수
  • 승인 2014.09.29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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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동 강원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불과 10여 일 전 멕시코에 있는 우리 동광산에서 책임자급 한국인 두 명이 불의의 사고를 당해 실종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실종된 두 사람은 일생을 자원개발사업에 투신한 우리나라 자원산업의 실증적인 표상이었다. 사고 당일 현장은 허리케인의 발생으로 수일간 폭우가 내린 상태였고 이들은 야간임에도 불구하고 무리한 현장 점검을 강행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지 근로자들조차 강제 대피시킨 상황에서 무엇이 이들을 진흙으로 엉망이 된 현장으로 향하게 했는가?

멕시코 동광산은 많은 논란과 우여곡절 끝에 우리가 운영권을 갖게 된 전 세계에서 몇 안 되는 우리의 광산이다. 일생을 자원개발 사업에 종사해 온 사람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 해외자원개발 사업의 운영권이란 이렇게도 중요한 것일까?

1990년대 후반부터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해외자원개발 사업은 주로 축적된 거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오랜 경험과 기술을 가진 외국의 광업회사가 운영권을 가지고 추진하는 사업에 지분을 확보하여 참여하는 투자의 형태를 띠고 있었다. 물론 이러한 참여 형태도 생산된 자원을 국내로 도입하는데 있어서 우선권을 확보할 수 있는 이점이 있기에 나름대로의 의미와 필요성은 있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필요로 하는 에너지 자원의 종류나 양을 고려할 때 이러한 지분투자의 형태로 장기 안정적이고 경제적인 공급 루트를 확보하는 것은 상당한 무리가 있다. 이는 지분 투자 방식이 지니는 문제점과 운영권의 확보가 지니는 영향력을 비교해봄으로써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해외자원개발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그리고 해외에 투자하고 있는 자금이나 인력의 규모도 상대적으로 큰 것은 아니다. 치열한 에너지자원 확보의 전쟁터에서 높은 수익성이 예상되고 개발 환경이 양호한 사업들의 대다수는 거대한 외국의 광업회사들이 운영권을 확보하여 진행하고 있고 운영권자들은 서로 지분을 공유하며 배타적으로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시키기 위하여 사업을 추진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우리에게 돌아오는 것은 물론 여건이 다소 불리한 사업들에 대한 참여 기회일 뿐이다.

해외 자원개발사업의 운영권을 확보한다는 것은 광산에 대한 탐사와 개발, 생산된 자원의 처리, 판매에 이르기까지 우리 스스로 책임지고 진행해 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운영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많은 자본의 투입도 필요하지만 개발과 생산에 필요한 기술과 판매 능력, 수익에 대한 책임 등이 따른다. 우리의 현실에서 볼 때 많은 난관이 예상되기는 하지만 운영권을 확보해야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는가?

자원개발사업의 운영권자는 먼저 사업에 대한 투자자와 사업과 관련된 많은 계약자들-법률, 회계, 건설, 플랜트, 장비, 운송, 전력, 용수, 인력 등-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 기업들의 동반 진출도 물론 용이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자원보유국의 지역적 특이성에 부합하는 사업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다. 에너지자원의 자국화 추세가 드세어지는 과정에서 관습적, 문화적, 경제적, 법률적 환경이 상이한 지역별 특이성에 적응하고 문제를 해결하며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능력은 해외자원개발 사업의 지속적인 확대 추진에 필수적인 경험이며 운영권자의 입장에서만 습득할 수 있는 노하우인 것이다.

또한 타 운영권자들과 대등한 입장에서 추가 사업의 참여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우리가 필요로 하는 모든 종류와 양에 대한 자원개발사업을 우리의 운영권 하에서 추진 개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성공적인 운영 경험을 보유한 입장에서 추가 사업에 대한 운영권의 확보나 양질의 자원개발사업에 대한 참여, 지분 교환에 의한 자원 확보의 기회도 늘어날 수 있다.

운영권의 확보가 먼저냐 운영권 확보를 위한 자본의 축적과 기술, 인력의 양성이 먼저냐 하는 문제는 매우 어려운 문제이지만 상호 보완적으로 증진될 필요가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현재 우리는 해외자원개발 사업에 필요한 여러 면에서 부족함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에너지자원 확보가 피할 수 없는 과제라고 한다면 해결을 위한 방향과 방법은 명확해져야 할 필요가 있으며 해외자원개발사업의 운영권을 확보해야하는 의미도 여기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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