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일가스 삼킬 정부의 4가지 전략은?
셰일가스 삼킬 정부의 4가지 전략은?
  • 최종희 기자
  • 승인 2014.09.23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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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개발사업 진출·전문인력 양성·민관 협력’ 방점

셰일가스 열풍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수명을 다해가는 석유와 석탄 등 전통적 화석연료를 대신할 미래 에너지원으로 셰일가스가 가장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 역시 이 같은 세계적 흐름에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셰일가스 개발과 도입 촉진을 위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정부의 셰일가스 정책은 크게 4개 틀에서 움직인다.

첫 번째 정책 방향은 ‘해외 셰일가스전 개발사업 진출 및 도입 연계’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셰일가스 최대 생산국인 미국에서 사업 운영권 확보로 축적한 경험과 기술을 무기로 중국이나 캐나다 등 미국 외 제3국으로 셰일가스 사업 확장을 노려왔다. 여기서 운영권이란 광구 운영과 관련한 주요 사항을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이미 석유공사는 미국 텍사스주 이글포드에, SK이노베이션은 오클라호마주, 가스공사는 비씨주 등의 셰일가스전 운영권을 확보한 상태다. SK E&S도 2019년부터 20년간 미국에서 연간 220만톤의 LNG를 도입할 목적으로 ‘셰일가스 신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정부 또한 한국석유공사가 탐사·개발로 확보한 광구에 한국가스공사와 민간기업의 공동 지분 투자를 유도해 생산광구로 전환하는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정부의 두 번째 정책은 ‘셰일가스 개발기술 확보 및 전문인력 양성’에 맞춰져 있다. 셰일가스 광구에 대한 탐사·개발 활동을 통해 개발기술을 확보하고, 현지 연구소에 우리 인력을 파견해 이들로부터 선진 기술을 습득하게 한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단기적으로는 미국 내 석유공사 자회사 등이 진행하고 있는 셰일가스 광구개발 현장에 우리 인력을 보내 기술을 배워오게 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중소 셰일가스 운영사나 중국·UAE 등에 위치한 국영석유회사들과 합작투자를 진행해 개발기술을 얻을 방침이다.

이와 함께 셰일가스 개발기술을 보유한 미국의 텍사스 A&M 대학, 캘거리대학, 퀸즈랜드 대학 등과도 협력체계를 구축해 원천 기술을 배울 학습장으로 삼을 목표다. 세계 정상급 셰일가스 회사들과의 인력교류 프로그램도 추진할 예정이다.

세 번째 정책은 ‘북미산 셰일가스’를 겨냥하고 있다. 공공기관 중심으로 저렴한 북미 셰일가스를 들여오기 위한 통로를 대폭 늘리겠다는 것이 정부의 생각이다.

현재는 민간에서의 움직임이 좀 더 빠른 모양새다. SK E&S는 미국 셰일가스 도입을 위해 프리포트사와 LNG터미널 사용계약을 지난해 9월 맺었다. 2038년까지 해마다 220만톤의 LNG가 이 터널을 통과한다.

GS EPS도 일본 미쓰이사가 확보한 카머론 프로젝트 물량을 2019~2019년까지 해마다 60만톤씩 가져올 예정이다. GS에너지도 미국 LNG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놓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셰일가스 사업 확대를 위한 정부의 마지막 퍼즐은 ‘민관 공동협력 체제 구축’이다.

이 퍼즐은 셰일가스의 개발과 도입을 위한 ‘민관협의회’ 운영에 방점이 찍혀 있다.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을 중심으로 공기업과 민간기업이 협력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정보를 공유하게 하는 창구 역할을 협의회가 맡는다.

협의회는 또 셰일가스를 보유하거나 필요로 하는 국가들과의 협력채널을 개통하는 한편, 관련 주제의 포럼도 수시로 개최해 기술과 정보 교류의 장으로서 자리매김한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이러한 연장선에서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 23일(현지시각) 캐나다 천연자원부와 에너지·자원 기술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캐나다 방문을 계기로 이뤄진 이날 양해각서 체결을 통해 이들은 앞으로 ▲이산화탄소 포집·저장기술 ▲신재생에너지 ▲스마트그리드 ▲천연자원(셰일가스, 오일샌드) 기술 등 8가지 분야에서 상호 협력키로 했다.

이를 위해 ▲상호이익 분야 특정 ▲공동연구 프로젝트 촉진 ▲공동학술활동 개최 ▲공공·민간 부문 네트워크 강화 등 세부 협력방안도 마련했다.

양해각서 체결 내용 중에서 정부가 가장 눈독들이고 있는 부분은 단연 ‘셰일가스’다. 셰일가스는 현재까지 확인된 가채 매장량이 1512억톤(LNG 환산기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 세계가 약 60년간 사용 가능한 규모다.

캐나다의 셰일가스 가채 매장량은 세계 4위 수준이다. 119억톤이 묻혀 있을 미국보다도 1억톤이 더 많다. 그럼에도 캐나다 대부분의 셰일가스전은 아직 미개발 상태에 머물러 있다. 역설적으로 셰일가스 개발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셈이다.

정부의 4가지 정책과 맞물려 캐나다를 중심으로 한 셰일가스 개발이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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