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자원 확보의 시작
에너지자원 확보의 시작
  • 김재동 강원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 승인 2014.07.28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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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동 강원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자원전쟁이라는 말은 지금은 생소하지도 않은 말이 되었다.

1970년대 초반부터 나타난 1, 2차 오일 쇼크와 걸프전, 이라크전, 아프가니스탄 분쟁 등 셀 수도 없는 국제적 위기와 분쟁의 저변에는 국가적 차원에서 추구되어 온 에너지원과 원자재 광물자원의 확보가 깔려 있다는 사실은 꼭 자원전문가가 아니라 하더라도 웬만큼은 다 수긍하는 사실인 것이다.

특히, 2000년대에 들어 중국이 국가 개발을 본격화하고 세계의 공장임을 자처하며 막대한 양의 에너지자원을 블랙홀처럼 흡수해가기 시작하면서부터 에너지자원의 확보는 미래 국가 발전을 결정적으로 좌우할 요소라는 시각이 급박하게 대두하였다.

그 결과 에너지자원을 확보해야 한다는 강박적인 위기감 하에서 세계 각국의 정책과 기업의 경쟁적인 움직임은 에너지자원 가격의 폭등을 불렀으며 세계 경제의 부침에 따라 에너지 자원가격의 변동성은 평균적으로 1970년대 2~3배에서 2000년대 7~8배에 이를 정도로 커졌다.

경제발전을 위한 국제 경쟁 속에서 에너지 자원의 확보는 필수적인 요소이나 이를 위한 우리의 준비와 노력은 어떠했는가? 자원 보유국의 입김이 지대한 지금의 국제 상황에서 빈약한 국내 자원 개발을 위주로 영세하게 운영되어 온 국내 광업의 실력은 국제 경쟁력을 지니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또 해외 자원개발에 필요한 노하우와 해외사업 파트너의 확보는 일천한 개발 경험을 감안할 때 여전히 초기 단계라고 할 수 있다.

국산 에너지자원이 극히 빈약하여 필요한 양을 대부분 해외에 의존해야만 하는 우리나라는 지난 15년간 에너지자원 확보를 위한 극심한 경쟁 과정에서 많은 부작용과 오류를 경험하였다. 에너지자원의 확보를 위해서는 시장변화의 파악, 소요자금의 수급, 개발기술과 대외 사업 파트너의 확보 등 필요한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며 어느 하나도 간과할 수 없는 중요성을 지니고 있다.

해외 자원개발 사업에는 소위 수업료가 필요하다고들 한다. 지금까지 우리가 겪은 많은 부작용과 오류들, 수반된 경제적인 손실들과 시간들은 우리가 지불한 수업료라고 할 것이다. 그러면 앞으로 언제까지 계속 수업료를 지불해야만 할까?

혹자는 소요되는 막대한 자금의 규모에 비해 우리 경제 규모가 턱없이 부족하다거나 해외 전문 인력의 유입이 절실하다는 등의 애로를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어려움의 실상들을 좀 더 들추어 보면 자원 개발을 결정하고 추진할 수 있는 지식과 경험을 가진 전문가의 절대적인 부족이라는 문제가 가장 중심에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세계 각국의 국익이 충돌하고 기업의 성패가 좌우되는 에너지자원 확보 문제는 우리 스스로 해결하여야 하고 누구도 우리를 대신할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도 명확하다. 정부는 2009년부터 자원개발 전문 인력의 양성을 위해 대학의 관련 학과들을 대상으로 자원개발특성화대학 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볼 때 매우 중요한 인식의 전환이다.

그러나 자원개발을 위한 전문가의 육성에는 대학에서의 전문적인 기술 교육과 함께 현장에서의 경험, 자원이 부존된 세계 각국의 법제, 관습, 환경 등을 망라한 지역적 전문성, 경제 동향에 대한 식견 등 다방면에서의 지식과 경험이 필요하다.

여기에 최소한 십여 년 이상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할 때 자원개발을 위한 인력양성은 체계적이고도 구체화된 대학과 기업의 연계도 중요하다. 기업의 입장에서도 완성된 전문가들만을 찾을 것이 아니라 전문가의 육성에도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해외자원개발에는 많은 난관이 놓여 있다. 과거와 같이 단순하게 에너지자원을 수입해서 조달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나갔으며 우리의 힘으로 우리의 미래에 놓인 난관을 해결해야 한다면 그 시작은 사람에 대한 투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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