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분야 종사자에 대한 국민의 칭찬 ‘의리(義理)’가 필요하다
에너지 분야 종사자에 대한 국민의 칭찬 ‘의리(義理)’가 필요하다
  • 김종용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승인 2014.07.14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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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용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요즘 우리 국민들 최고의 인기 단어는 ‘의리(義理)’이고, 한마디로 핵심 말머리가 되고 있다. 이번에 한국을 방문한 시진핑 주석은 서울대학교 특별강연에서 작년에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서 ‘선의후리(先義後理) : 친구가 된 뒤에 장사를 하자’ 라고 말했다고 하면서, 국제관계에서도 의리가 먼저라고 주장했다. 

‘의리’로 일약 광고계의 블루칩으로 떠오른 김보성 이라는 배우는 첫 등장 후 거의 30년 동안 어떠한 어려움이 있어도 ‘의리’를 강조해서, 세월호 참사를 겪은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의리’하면 필자도 고등학교 교훈이 ‘의리·지성·친애’ 대학교 교훈이 ‘의(義)에 죽고 참에 살자’라는 학교를 졸업하고, 40년 동안을 ‘의리’와 더불어 살아왔는데 하여간 ‘의리’가 떠서 기분은 좋다.

지난주 ‘태풍 너구리’가 일본에 상륙했는데, 태풍의 간접 영향권에 있는 우리나라는 전 매스컴이 태풍의 동향에 대하여 매시간 뉴스에서 생방송으로 보도를 했다. 지난주는 ‘라면 너구리’가 아닌 ‘태풍 너구리’가 인기검색어 1위가 되었다.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는 ‘태풍’ 못지않은 것이 ‘에너지’이며, 대표적으로 쓰고 있는 것이 석유·가스·석탄·전력이다. 2013년 우리나라 원유 수입 추정량은 약 9억 1507만 5000배럴인데 이는 약 38만배럴로 추정되는 장충체육관 2408개에 해당하며, 하루 평균 장충체육관 약 6.6개나 되는 분량을 외국에서 일 년 365일 쉼 없이 배로 수입해야 한다.

2013년 우리나라 가스 수입 추정량은 약 3987만 6000톤 인데 이는 약 3만톤으로 추정되는 장충체육관 1329개에 해당하며, 하루 평균 장충체육관 약 3.6개나 되는 분량을 -162℃ 극저온 상태에서 외국에서 일 년 365일 쉼 없이 배로 수입해야 한다.

2013년 우리나라 석탄 소비 추정량은 약 1072만4000톤인데 이는 24톤 덤프트럭 44만6833대에 해당하며, 하루 평균 덤프트럭 약 1224대나 되는 분량을 국내 생산 혹은 외국에서 일 년 365일 쉼 없이 배로 수입해야 한다. 길이 약 10미터인 24톤 덤프트럭 44만 6833대는 왕복 약 835㎞인 경부고속도로를 5.4회에 해당하는 ‘으리으리’한 양이다.

석유·가스·석탄·전력이 단 한 시간만 공급이 안 된다면, 대한민국 자체는 바로 마비가 된다. 일례로 한여름에 전력 공급이 중단되면 아파트 엘리베이터가 멈추고, 건물에 냉방이 안 되고, 사무실 모든 기기가 작동이 중지된다. 즉,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공황상태가 오는 것이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1979년 제2차 석유파동 이후, 2014년 현재까지 35년간 그리 심각하게 에너지 소비에 대해서 고민해 본적이 없다. 다만 2011년 ‘9.15 정전 사태’에 전 언론이 난리가 났고,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다음날 직접 한전 본사를 방문해서 책임을 물었다.

‘9.15 정전 사태’는 관련 기관의 잘 못된 대응이 원인이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전기가 잠시 동안이라도 끊기면 바로 국가가 마비되는 사태에 직면한다는 것을 보여준 ‘반면교사(反面敎師)’와 같은 사례이다.

지금은 나라를 지키는 국인들 못지않게 일 년 365일, 단 1초의 중단도 없이 에너지를 공급하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에너지 분야 종사자에 대한 국민들의 칭찬 ‘의리(義理)’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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