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정자의 모습
위정자의 모습
  • 한국에너지
  • 승인 2014.05.26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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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규제개혁 회의를 방송으로 시청한 많은 국민들은 속이 후련함을 느꼈으리라 생각된다. 거대한 사업을 하는 기업가는 물론이고 시골 산골짜기에 헛간 하나를 지으려 해도 뜻대로 되지 않는 농부에 이르기까지 '규제공화국'에 시달려온 수많은 사람들은 방송으로 중계되는 회의를 보고 이 나라가 얼마나 규제가 심한 것인지 탄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2년 전 미국의 라스베가스 튜닝카 전시회는 기기묘묘한 1000여 대의 차량은 필자의 넋을 빼앗을 지경이었다. 이에 비해 한국은 봉고차를 식당차(푸드카)로 구조를 변경하는 것조차 10년 넘게 묶어 왔다.

100만 명이 넘는다는 거대한 집단인 정부는 오직 규제만을 만들어 국민을 억압하고 자신들의 편익만 챙겨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에너지 분야는 발전소 건설이 제 2위로 묶여 있다. 풍력 발전기 건설을 보면 환경부는 없는 규제를 새로 만들어 내고 산림청은 도시계획상의 임도를 만들라고 요구
한다. 게다가 지자체는 주민의 동의를 받아오란다. 아무도 살지 않는 산꼭대기나 바다에도 주민의 동의서가 없으면 불가하다. 이름 그대로 허가는 하늘의 별따기다.

무언가 해 보려는 기업인들은 지치다 못해 모두가 해외로 빠져 나간다. 거대한 규제의 덫 속에서 아무리 거대한 대기업이라도 그 힘은 미약하기 이를 데 없다. 도저히 무엇을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다.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만들어 놓은 규제는 미세먼지로 뒤 덥힌 금수강산과 다름없다.

이 거대한 규제 집단에 대항해 싸울 용기있는 자, 우리는 지금까지 보지 못했다. 지난 정권들이 규제를 개혁하고 혁파 한다고 했지만 변죽만 울릴 뿐 이었다. 각 부처마다 있으나마나한 것들만 모아생
색을 내는데 그쳤다. 위정자는 규제의 심각성을 몰랐고 진정 국민을 위한 위정자가 아니었기 때문이었으리라.

20일 회의는 기업인의 참여를 확대했고 또 무엇보다 사전에 대통령이 참석 인사가 무슨 말을 하던 막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인의 장막을 걷어내고 현실을 제대로 듣겠다는 것이다.

모두가 아는 바대로 대통령이 주재하는 회의에 참석하면 사전에 발언록을 제출하고 검열을 거처야 한다. 자신들의 귀에 거슬리는 소리는 사전에 차단해 버리는 것이 관례처럼 굳어져 있다. 권좌에 앉아 있는 동안 들어서 불편한 이야기는 위정자는 들을 수 없었다. 국민의 제1의 공복자인 대통령은 추종 세력들의 이야기 밖에 들을 수 없었던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진정한 위정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그 모습은 지금으로서는 시작이나 다름없다. 임기 내내 국민의 소리를 직접 듣고 규제란 화두와 싸워 규제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벗어날 때 역사는 그를‘진정한 위정자’로 평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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